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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강승호의 리버스 사이클 힘입어 기아 타이거즈 격파.. 근데 리버스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는 뭐야?

자발적한량 2023.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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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야구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우리 두산 베어스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서 무척 기쁘네요. 두산 베어스가 기아 타이거즈와의 이른바 '단군매치'에서 먼저 승리를 챙겼습니다. 게다가 두산의 강승호가 KBO 사상 최초로 리버스 사이클(홈런-3루타-2루타-안타 순으로 달성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는 진귀한 장면도 나왔습니다.

 

하위권에서 하나씩 하나씩 순위를 오리며 어느새 4위를 달리고 있던 기아 타이거즈와, 최근 4연승을 달리며 가을야구를 꿈꾸는 두산 베어스. 불과 1경기 차이로 순위가 갈려 있는 두 팀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났습니다. 이번 3연전의 결과에 따라 한 팀은 포스트시즌 티켓을 손에 넣고, 다른 한 팀은 가을야구의 꿈을 접어야 할 수도 있기에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팽팽했죠. 운좋게도 두산의 선발진은 브랜든 와델-라울 알칸타라-곽빈으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아의 선발진도 윤영철, 황동하 등 영건들이 패기있게 준비 중인 상황.

 

경기 초반 두산이 흐름을 잡았지만, 아쉽게도 1회 1점만 뽑는데 그친 두산은 2회초에서도 득점권 찬스를 놓쳤습니다. 그마저도 2회말 허경민의 송구가 빠지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죠. 그러던 와중에 기아의 이우성이 나광남 1루심과 충돌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3회초 강승호가 윤영철로부터 홈런을 뽑아냈지만, 경기는 호락호락하게 두산 쪽으로 넘어오지 않았습니다. 4회말 이우성이 브랜든의 슬라이더를 쳐내 역전 만루홈런을 때려낸 것. 이렇게 승리의 여신은 기아의 손을 들어주나 싶었죠. 하지만 이날 기아에 이우성이 있었다면, 두산에는 강승호가 있었습니다. 5회초 윤영철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재열에게서 3루타를 때려내며 4-5를 만든 데 이어, 전날 끝내기 안타를 친 허경민까지 동점 적시타를 날려 5-5 동점을 만들어낸 것.

5회말 강승호의 포구 실책으로 2사 3루 찬스를 얻은 기아의 김선빈이 적시타를 때려내며 5-6으로 다시 앞서나가는가 했습니다. 6회초 강승호가 2루타를 때려내긴 했지만, 득점으로까진 연결되지 못했었는데요. 8회초 대타 박준영이 솔로홈런을 날려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두산은 9회초 강승호가 내야안타를 때려 1루에 안착한 데 이어 김인태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점을 뽑은 뒤, 또다시 박준영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쐐기점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2점을 앞서나가는 데 성공한 두산은 9회말 정철원을 투입해 방어에 성공, 8-6으로 5연승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죠.

 

이날 강승호는 안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기록하며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는데요. 이 사이클링 히트는 특별히 순서를 홈런에서부터 시작해 3루타-2루타-안타 순으로 기록하는 '리버스 사이클'였습니다. 이는 KBO 리그 역사상 최초의 진기록. 메이저리그 전체 역사로는 5번, 일본 프로야구 전체에선 2번 밖에 나오지 못한 기록이죠. 이날 경기를 관람한 분들은 야구의 꽃인 '만루홈런'과 대한민국에서 처음 등장한 '리버스 사이클'을 동시에 보는 경험을 하게 된 것.

 

경기 후 강승호는 "리버스 내추럴 히트 포 더 사이클이 최초 기록이라는 건 (몰랐지만) 기쁜 일"이라고 웃으면서도 "내 실책 때문에 실점해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팀도 이겼고, 좋은 기록을 세웠지만 마음 한구석에 불편함이 있다"며 책임감있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경기하면서 질 것 같다는 생각은 안했다. 충분히 역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강승호의 마지막 말은 '미라클 두산'이 지금부터 보여줄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이로써 기아와의 승차는 지워졌고, 4위 SSG와는 0.5경기 차입니다. 

 

웃긴 이야기 하나. 언론에서 '리버스 내추럴 히트 포 더 사이클'이니 뭐니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냈는데, 원래 한 경기에서 안타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치는 것을 사이클링 히트라고 부르구요. 이걸 안타-2루타-3루타-홈런 순서대로 쳐내는 것을 내추럴 사이클(Natural cycles)이라고 부릅니다. KBO에서는 1996년 롯데 김응국이, KBO 퓨처스리그에서는 2019년 고양 김은성이 기록했고, 메이저리그에서도 2013년 기준으로 단 14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하죠. 그리고 오늘 강승호가 기록한 것처럼 홈런-3루타-2루타-안타 순으로, 즉 내추럴 사이클을 역순으로 쳐내는 것을 리버스 사이클(Reverse cycles)이라고 부릅니다. '리버스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는..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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