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금잔디' 서희원(쉬시위안), 구준엽과의 영화 같은 사랑을 뒤로 한 채 폐렴으로 일본 가족여행 중 사망

'대S' 서희원, 일본 가족여행 중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

갑작스러운 소식에 약간 당황스럽네요. 대만의 유명 배우이자 그룹 클론 출신 구준엽(DJ KOO)의 아내인 쉬시위안(서희원, 영어명 Barbie Hsu)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쉬시위안이 사망한 곳은 대만이 아닌 일본. 어찌된 영문인지 살펴보니 가족여행으로 일본을 방문했다가 인플루엔자에 따른 폐렴 합병증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고 합니다.

 

쉬시위안의 여동생이자 '소S'라고 불리던 방송인 쉬시디(서희제)는 에이전트를 통해 "설 명절 동안 우리 가족은 일본으로 여행을 갔다. 나의 가장 사랑하는 언니 희원이 독감으로 인한 폐렴 합병증으로 안타깝게도 우리 곁을 떠났다. 이번 생에 그녀의 동생으로 함께하며 서로 돌보고 의지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큰 축복이었다. 영원히 감사하며 깊이 그리워할 것이다. 부디 평안히 쉬길 바란다"라며 애도를 표했습니다.

 

쉬시위안은 1994년 여동생인 쉬시디와 함께 그룹 'SOS'로 데뷔한 이후 2001년 대만판 '꽃보다 남자'인 '유성화원' 시즌1·2에서 한국판 '꽃보다 남자'의 금잔디인 여주인공 산차이 역을 맡아 대만의 방송문화제인 골든벨 어워즈(금종장)에서 최우수 여주인공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된 것을 비롯해 아시아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후 '천녀유혼' 드라마판에서 섭소천을 연기했고, 양자경, 정우성 주연의 영화 '검우강호'에서 살수인 옥(엽탄청) 역을 맡기도 했죠. 

 

중국 요식업계 거물 왕샤오페이와의 결혼과 이혼

쉬시위안은 2011년 중국인 사업가 왕샤오페이(왕소비)와 결혼해 1남 1녀를 두었습니다. 왕샤오페이가 중국 요식업계 거물인 장란의 외아들인지라 '베이징의 F4'라고 불리면서 두 사람의 결혼은 중국-대만 양안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결혼 초 여러 예능에 출연하며 셀럽 부부의 면모를 과시했죠.

 

하지만 2010년대 중후반 이후 양안관계가 악화되며 두 사람의 관계도 틀어졌습니다. 대만 사업이 어려워지자 왕샤오페이가 종종 대만을 모욕해 부부간 싸움이 빈번해진 것을 비롯해 왕샤오페이가 중국 여배우 장잉잉과 불륜설이 도는 등 불화가 끊이질 않았죠. 끝내 두 사람은 2021년 11월 21일 이혼을 발표합니다. 

 

20년이라는 세월도, 코로나19도 막지 못한 구준엽과 서희원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쉬시위안은 2022년 재혼을 발표했습니다. 상대는 바로 한국의 그룹 클론 출신의 구준엽. 그런데 두 사람의 이야기가 영화보다 더 영화같아 양국의 언론 및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정말 반응이 뜨거웠죠. 특히나 대만에서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사연인즉슨 쉬시위안은 7살 연상인 구준엽과 1998년 1년여간 교제를 한 바 있습니다. 당시 클론은 대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 서희원 서희제 자매가 진행하던 대만 예능 프로에 나갔다가 구준엽이 첫 눈에 반해 썸을 탄 끝에 사귀게 되었죠. 하지만 클론이 국내 활동에 다시 주력하게 되면서 장거리 연애의 어려움과 당시만해도 연예인들의 연애를 보수적으로 생각하던 시절인지라 소속사의 반대 등으로 인해 구준엽이 이별을 통보했다고 합니다.

 

이별 통보를 받은 쉬시위안은 친구로 남을 순 없냐고 물었지만 구준엽이 남남으로 지내는 게 서로에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하죠. 후에 구준엽은 한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감정을 숨기고 멋있는 척을 했지만 후회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서희원이 자길 미워할 거라 생각해 연락도 못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서희원은 이별 후유증으로 인해 방송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등 심적으로 꽤나 고생을 했다고 하죠.

 

이렇게 끝난 줄 알았던 두 사람의 인연은 시간이 흘러 2021년 서희원이 왕샤오페이와 이혼한 이후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쉬시위안의 이혼 소식을 들은 구준엽이 20년 전 서희원의 전화번호로 연락했는데, 여전히 번호를 바꾸지 않고 있었던 서희원이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후에 구준엽이 '유퀴즈'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긴장한 구준엽이 "Hi, 워 쓰 광토우(나 대머리 구준엽이야)"라고 하자, 서희원도 한국어로 "나야 희원이..."라고 했다고 하죠.

 

이렇게 다시 연락을 시작한 두 사람은 몇 차례의 통화로 마음이 가까워진 끝에 다시 사귀기로 결정했는데,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은 대만인의 가족이 아니면 대만 방문이 불가능했던 터라 영상통화로는 아쉬움이 컸던 구준엽이 혼인신고를 하자며 청혼했고, 서희원이 이를 받아들여 결혼을 하게 됩니다. 

 

두 사람의 결혼이 전격 발표되자 한국과 중화권 연예계는 모두 놀라워했죠. 결혼이 발표된 2022년 3월 8일 오후 TVBS 일간 힛트 기사 1위부터 5위까지가 전부 '大S'(서희원) 재혼 관련 기사일 정도였습니다. 구준엽의 대만 입국 이후 자가격리 기간이 끝나는 날 케이블 방송국들이 전날 밤부터 격리 숙소 앞에 포토라인을 치고 생방송을 진행하기도 했죠.

 

20년 동안 전 여자친구의 전화번호를 간직하고 있었던 구준엽, 유명 연예인임에도 불구하고 20년 동안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은 것은 물론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를 받은 서희원, 이 모든 것이 정말 신기한 이야기였습니다. 후에 쉬시위안은 "오빠가 전화로 '결혼하자, 가족이 될 수 있냐고 물었다'"며 "나는 '왜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 말하냐. 20년 전에 나에게 이걸 물었어야 했어'라고 답했다고 밝혔죠. 두 사람은 결혼식 대신 양가 상견례를, 결혼반지 대신 반지 타투를 새기고, 이에 더불어 구준엽은 타이페이의 위도와 경도를 새긴 타투를 하며 "서희원이 있는 곳이 내가 닻을 내릴 곳"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구준엽과의 결혼 이후 쉬시위안과 전 남편인 왕샤오페이 일가와는 관계가 험악해졌습니다. 한 언론이 과거 서희원이 지인에게 보낸 "왕샤오페이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고 결혼 생활이 감옥 같다" "스타 연예인이 되는 게 제일 힘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장 힘든 건 아내가 되는 것이었다" "남편이 한식을 즐기는 자기에게 '돼지같다'며 비난을 한다" "두 자녀가 평소 아빠가 집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등의 문자 메시지를 공개한 것. 이후 분노한 왕샤오페이는 "결혼 기간 서희원이 오랫동안 남의 처방전으로 불법 약물을 복용했다"고 주장했으며, 그의 어머니 장란은 서희원 모친과의 통화에서 양육비 문제로 갈등하다 서희원이 이미 이전부터 구준엽과 결혼할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마약을 한 과거를 공개하겠다고 주장하며 협박하기도 했죠.

 

하지만 서희원 측은 불륜이나 마약을 한 적이 없고, 불법 약물이라 주장하는 것은 간질이 재발해 장기간 복용하고 있는 치료제이며, 생활비도 자녀의 양육 목적으로 이혼 과정에서 이미 합의된 것일 뿐인데 서로 상처주지 않기 위해 협의 이혼해놓고 왜 이제 와서 이러냐는 등 분쟁을 멈출 것을 호소합니다. 구준엽 역시 가짜뉴스에 불편한 입장을 보이며 "아내가 맘이 상해있고 내가 위로해주는 입장이다. 평생 지켜주겠다고 약속한 만큼 앞으로도 곁에서 그녀를 지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죠.

 

서희원 사망 소식에 대만 매체 일제히 집중 보도, 화장은 일본에서

쉬시위안의 사망원인인 폐렴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의 병원체가 폐의 공기 주머니(폐포)에 감염을 일으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꽤나 흔한 호흡기 질환입니다만,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폐렴은 전 세계적으로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이며, 특히 노인, 영유아,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죠. 서희원은 원래부터 몸이 약한데다가 우울증, 거식증, 뇌전증 등으로 고생하며 연예계 활동을 은퇴한 바 있구요.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대만 유력 매체들은 일제히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특보를 편성했으며, 대만 야후와 중국 본토 바이두 등 중화권 포털에서도 해당 소식을 톱 헤드라인으로 보도했습니다. 뉴스 전문채널인 TVBS는 오후 1시경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접속자가 폭증했죠. 서희원의 전 남편인 왕샤오페이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프로필 사진을 흑백으로 변경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쉬시위안의 화장은 일본 현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발인은 대만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돌고 돌아 맺어진 구준엽과 서희원의 사랑을 생각하니 너무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