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마지막날인 11일 향한 곳은 포천 이동면. 당일치기 포천·철원여행 중에 점심으로 포천의 명물인 이동갈비를 먹으려고 갔더랬죠. 넓직한 주차공간 베리굿. 배고파 죽겠습니다. 들어가야죠.
점심시간이 살짝 지나서 도착한지라 별관은 아직 열어두질 않고, 본관으로 향합니다. 본관을 가기 위해선 이렇게 구름다리를 건너야 되는데, 창가쪽에 앉아서 계속 이 다리를 봤더니 들어오는 애들마다 이 다리에서 안떠나려고 하더군요. 재밌나봐요...ㅎㅎ
자, 빨리빨리 배고픕니다. 참숯 깔아주시네요. 고기 먹을 땐 역시 숯불이 좋습니다..게다가 참숯이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돼지갈비도 있지만, 역시 포천에 왔으면 이동갈비를 먹어야죠. 이동갈비 2인분 나왔습니다. 2인분이 6대가 나오네요. 1인분에 500g이니..1kg. 혹시 생갈비도 드시려거든 생갈비를 먼저 드시고 양념인 이동갈비를 드시는 것이 좋겠죠?
기본찬이 세팅되었습니다. 묵, 양념게장, 백김치 등등..반찬은 셀프로 얼마든지 가져다 드실 수 있습니다. 이따가 리필 바 보여드리도록 하죠.
자, 지글지글 이동갈비 굽기 시작합니다. 이동갈비는 조선 말 궁중에서 나온 궁녀가 포천 이동면에서 갈비를 동치미와 곁들여 선보인데서 유래한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동막걸리와 더불어 포천군의 명물이 된 이동갈비는 1960년대 초반 '이동갈비집'과 '느타리갈비집'이 영업을 시작하며 점차 이동갈비촌이 형성되었죠. 그런데 1980년대 당시 서울 동대문시장 내 산악회 회원들이 근처에 있는 국망봉을 등반한 후 이곳을 들르면서 그 맛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들 하네요. 푸짐한 양과 그 맛이 먹는 이들로 하여금 구매력을 자극시켜 현재는 전국적으로 이동갈비가 퍼져있죠.
손님이 너무 많아서 일손이 부족할 경우를 빼고는 웬만해선 오셔서 고기를 타지 않게 잘 구워주십니다. 점심시간이 약간 지나서 방문한 것이 다행이라고나 할까요,
따로 판을 갈아달라고 얘기하지 않아도 알아서 끊임없이 갈아주시는데요. 솔직히 약간 놀랐던 건 2인분 먹으면서 불판을 5번 갈아보긴 처음입니다. 총 6개의 불판을 쓴 건데...마지막에 불판 갈때는 속으로 '안갈으셔도 괜찮을 것 같은데...' 싶더라구요..ㅎㅎ 저야 뭐 갈아주시면 좋지만, 너무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시니..ㅎㅎ 나중에 힘드실텐데..ㅎㅎ
추억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집입니다. 제가 군복무를 6사단에서 했는데, 외박을 나왔을 때 부모님과 함께 이동면으로 넘어와서 이동갈비와 이동막걸리를 먹고 산정호수로 넘어갔던 적이 있거든요. 엄마, 아빠 모두 아들이 철원으로 군대온 덕분에 원조인 이동까지 와서 갈비 먹는다고 맛있게 드셨던 기억이...그때 먹었던 그 맛은 정말 죽어도 못 잊을 겁니다..ㅎㅎ
아무래도 조금만 더 나가면 전방 지역인 관계로 근처에 부대가 많습니다. 일단 작전지역이 포천인 8사단 오뚜기 부대가 있구요. 운천에 위치한 1기갑여단도 있고, 철원으로 넘어가면 3사단 백골부대와 6사단 청성부대가 있죠. 외박나와서 들러서 식사하기에 참 좋은 집입니다. 이동갈비촌에서 이동갈비와 이동막걸리 먹고, 포천 아트밸리라던지, 백운계곡이라던지, 산정호수, 철원 고석정 등 들를 곳은 참 많죠.
이동갈비에 대한 또 한가지 설이 있는데요. 1970년대 어느 날, 부대 근처의 돼지갈비집을 찾은 할머니가 품 안에서 소갈비를 내어주며 '내일 자신의 아들과 함께 들를 터이니, 이것을 양념해서 구워주면 양념값에 품삯까지 쳐 주겠다'라며 통사정을 했답니다. 경상도에서부터 꼬박 하루가 걸리는 먼 길을 와서, 이제 보면 또 언제 볼지 모르는 막내에게 쇠고기를 먹이고 싶었던 것이죠. 고향에서 비싼 갈비를 사서 품에 안고 달려왔지만, 날이 더워 안타깝게도 고기는 이미 쉬어버렸습니다. 자식 키우는 마음은 매한가지라고, 돼지갈비집 주인은 말없이 쉰 고기를 받은 뒤, 다음 날 새벽 시내 도축장에서 제일 좋은 암소고기를 사다가 부랴부랴 재워 노모와 장병을 먹였답니다. 그 후, 돼지갈비집 주인의 마음에 감동을 받은 종업원들과 주변사람들의 성화에 돼지갈비집이 소갈비 메뉴까지 시작하게 되었고, 이 이야기가 상인들과 장병등 사이에 소문이 나서 돼지갈비가 아닌 소갈비가 이동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하네요.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각종 과일을 사용한 양념이 소갈비에 알맞게 배었고, 참나무 숯에서 나오는 향마저 고기를 감싸 그 맛이 정말 일품입니다. 특히나 너무 달거나 하지도 않고 양념이 정말 적절하네요. 이동갈비에 빠질 수 없는 동치미 국물. 전 3번 더 추가로 떠다먹었는데요. 국물이 진짜 시원합니다. 원래 너무 급하게 먹다가 체하지 말라고 동치미 국물을 곁들여 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습니다. 맛있어서 먹다가 체할 뻔 했어요..ㅎㅎ
이게 1인분에 500g이다보니까 확실히 양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2대를 구울 때는 슬슬 헉헉거리기 시작했죠. 그런데 멈출 순 없습니다ㅠㅠ오늘 먹고 언제 또다시 먹게 될지 모르는 이동갈비거든요ㅠㅠ 철원과 포천을 자주 올 수 있는 게 아니어서ㅠㅠ
메뉴판입니다. 이동갈비가 맨 위에 자리잡고 있고, 바로 그 밑에 생갈비가 있습니다. 생갈비과 이동갈비 적당히 섞어서 드시면 딱일거 같다는 생각이? 열무국수와 잔치국수는 동절기·하절기 계절에 따라 나뉩니다. 냉면과 잔치국수 식사로 주문!
셀프바입니다. 반찬리필 여기서 얼마든지 하셔도 되구요. 오른쪽 냉장고에는 시~원한 식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식사 마치시고 들이키셔야죠.
게장마저도 리필!!!!! 좋습니다..ㅎㅎ
담금주가 잔뜩@_@ 파시는 거냐고 여쭤봤더니 근처에 산 다니시면서 캐오신 것들 이것저것 이렇게 술로 담그셨다고 하시더군요. 판매 목적은 아니고 직접 드실라고..ㅎㅎㅎㅎ 부럽습니당...
본관 카운터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난로! 저 위에는 고구마가!! 서비스로 드리려고 이렇게 올려놨다는데 아쉽게도 제가 나갈 땐 익지가 않아서 맛을 보지 못했네요ㅠㅠ
마지막 고기입니다. 아쉽지만...이것으로 고기는 마무리ㅠㅠ 아 맛있다..ㅠㅠ
우선 잔치국수 나옵니다. 일반적인 잔치국수에 비해 간이 좀 약합니다. 전체적으로 담백합니다.
냉면에는 약간 실망을^^;; 사실 이동정원갈비 규모가 엄청 커서 육수도 따로 뽑아내고 면도 뽑아내는 거 아닌가 하고 기대를 한 탓이 크긴 합니다. 맛이 별로였던 건 아닌데 제가 너무 냉면전문점 퀄리티의 냉면을 기대했었나..ㅎㅎ 시원하고 맛있습니다. 후식으로 안성맞춤!
마지막에 시원하게 들이킨 식혜로 이 곳에서의 식사를 마무리합니다.
본관에서는 두 테이블이 입식으로 준비되어 있고 나머지는 좌식입니다. 약 100석 가량 있는 것 같네요. 방으로 따로 있는 곳도 있으니 단체, 가족, 연인 및 친구 뭐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근데 장소는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한번 좀 둘러보죠.
본관 앞에 붙어있는 포천시의 이동갈비 인증.
겨울이어서 사용은 안하지만, 이렇게 야외에도 자리가 마련되어 있구요.
아까 봤던 구름다리 옆에 물레방아가 있네요.
모양새를 보아하니 분수 같습니다..ㅎㅎ 꽁꽁 얼었네..
여기도 이렇게 또 자리가 있고...
본관 옆에 별관이 있는데요. 이 곳은 아예 2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곳도 약 100석 가량 된다고 하네요.
별관 앞에는 또 별채가 있는데, 여기도 이렇게 자리가 있습니다..ㅎㅎㅎ 전체 다 합치면 약 300석 가량 나온다고 하네요. 이정도 넓이면 어지간히 큰 단체 모임도 거뜬없겠죠?
이동갈비촌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전 이렇게 넓직한 공간과 이름 그대로 정원처럼 꾸며져 있어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여기가 일반 고깃집보단 한수 위인 듯 합니다. 이상 이동정원갈비였습니다!
▣이동정원갈비▣
☞어떤 곳 |
포천의 명물 이동갈비를 그 있는 맛 그대로 넓은 공간과 아기자기한 가든에서 즐길 수 있는 곳 |
☞주소 |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 283-3 |
☞전화번호 |
031-533-0616 |
☞영업시간 |
1 |
☞무선인터넷 |
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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