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을 보시다가 하단에 'Sexy Lady' 원본이 있어 불쾌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이미지를 두고 '예술'을 운운하는 지 많은 분들이 있는 그대로 보실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점을 미리 공지해드리니, 보시기 원치 않으신다면 창을 닫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길 건너편의 주한 일본 대사관을 응시하고 있는 한 소녀의 동상. 꼿꼿하게 앉아 입을 꼭 다물고 주먹을 쥔 두손을 무릎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자유와 평화를 상징하는 새 한 마리가 소녀의 왼쪽 어깨에 앉아 있고, 환생을 의미하는 나비가 가슴에 있습니다. 해방 이후에도 편안히 발을 디딜 수 없었던 안타까움이 뒤꿈치를 들고 있는 모습에 나타나 있으며, 댕기머리였던 머리카락은 거칠게 뜯겨 흡사 단발머리처럼 보이게 되었습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의 역사가 소녀 옆 자리의 빈 의자에 나타나 있습니다.
대다수의 한국 국민들은 이 '평화의 소녀상'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 소녀상은 1992년부터 매주 이어온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가 2011년 12월 1,000회를 맞이하자 국민들의 성금으로 제작돼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세워졌습니다. 이후 성남시청공원, 수원올림픽공원, 거제문화예술회관 그리고 미국 글렌데일 시 중앙공원에도 건립되었습니다.
이 소녀상은 그동안 일본에게 눈엣가시였습니다. 호주에 위안부 소녀상이 건립되려 하자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해 보류되기도 했구요. 미국 글렌데일에 세워진 소녀상을 철거하기 위해 일본계 시민단체가 미국 내 20위권의 대형 법무법인 '메이어 브라운'에 소송을 맡기자 미국 유력 매체인 포브스가 "미국을 대표하는 법무법인이 명예를 위협하는 사건을 맡았다"며 "이렇게 구역질나고 경멸받을 소송은 꼭 패소해야 한다"고 비난하여 수임을 철회한 헤프닝도 있었습니다.
주한 일본 대사관 앞의 소녀상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는 '평화비가 품위를 해친다'며 철거를 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정부의 참여 없이 순수 시민모금으로 건립된 것이어서 정부가 철거를 요구할 수 없다'며 거부했죠. 그러자 2012년 6월 22일에는 스즈키 노부유키라는 일본인이 이 소녀상에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적힌 말뚝을 박는 경악스러운 일을 벌이기도 합니다.
일본의 그래픽 디자이너인 다이 이나미(Dai Inami)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Sexy Lady'라는 작품(?)을 올렸습니다. 주인공은 다름아닌 소녀상. 한복이 아닌 기모노를 입고 있으며 오른손은 옷깃을 젖혀 가슴을 드러냈고, 왼손은 소녀의 국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이 이나미는 "한국 정부가 일본을 비하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The South Korean government says fake story to demean Japan)고 적어두었습니다. 명색히 위안부 할머니들과 소녀상을 비하하기 위한 의도죠. 비난 여론이 일자 현재는 해당 이미지를 삭제한 상태입니다.
현재 아베 신조 총리가 집권한 이후 일본 정부는 끊임없이 극우성향을 띄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1993년 위안부가 강압적으로 모집되었고 일본 정부가 이것에 개입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고노 담화'에 대해 당시 한-일 정부간 문안조정을 비롯한 정치적 협상의 결과라는 결론을 내놓으며 고노 담화를 무력화시키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죠. 이런 경악스러운 상황은 일본 정부의 반성감 없는 자세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욕마저도 아까워서 나오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반인륜적인 행위도 '예술'이라는 범주로 들어가나보네요. 일본의 예술 수준 알만합니다. 제가 느끼는 감정을 국민대의 미술학도인 정종환씨가 그린 그림으로 대신합니다. 제목은 재패니스 레인 (절망과 공포-방사능 후폭풍)이며,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방사능비 앞에 우산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과거에 대한 반성이 없다면, 다가오는 절망과 공포를 가만히 맞이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을 남겼네요.
이글에 공감하시거나
위안부 소녀상 비하에 분노를 느낀다면 공감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내가 밟고 있는 땅 >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사건 만화, 故 김태완 군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33) | 2014.07.05 |
---|---|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사건 故 김태완 군의 어머니가 쓴 '49일간의 아름다운 시간' (3) | 2014.07.05 |
세월호 94분간의 영상 기록...그들은 알았을까 (2) | 2014.07.04 |
노기태 부산 강서구청장, 엉덩이 만진 건 점잖다? (7) | 2014.07.04 |
김형식 시의원 청부살인, 새누리당·새정치연합 둘 다 입 다물어라 (12) | 2014.06.30 |
정미홍 망언, 그녀의 말은 왜 뇌를 거치지 않는가 (20) | 2014.06.29 |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 '세월호 사건에 책임 없다'고 선언한 박근혜 (0) | 2014.06.26 |
동부전선 총기사고, 도주 병사가 사살되지 않기를 (0) | 2014.06.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