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주목받게 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그는 검경합동조사단의 관련 조사 중 배임 및 횡령, 탈세 혐의 등으로 인한 '세월호 침몰'의 원흉으로 지목받으며 지명수배되었다가 지난 6월 12일 전남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자살'로 종결지어진 그의 죽음. 그의 죽음에 대해 수 많은 사람들은 의혹을 제기했지만 결국 흐지부지되었고, 그의 장례식이 치러졌습니다.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구원파의 수장 유병언 전 회장의 장례식 이모저모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8월 30일. 유병언 전 회장의 장례절차가 시작되었습니다. 이틀간 비공개로 기독교복음침례회, 이른바 '구원파'의 총본산인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서 말이죠. 금수원에는 8,000여 명의 구원파 신도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였습니다. 금수산 내에는 신도들 외에는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구원파 측에서 진입 차량을 비롯한 출입인원들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하며 신도들만 입장을 시켰기 때문입니다.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유병언 전 회장의 장남 유대균, 부인 권윤자, 동생 윤병호, 처남 권오균 등은 28일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장례식에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장례식이 치러진 31일 저녁 7시경 다시 인천구치소에 수감됐구요. 매제인 오갑렬 전 주체코 대사도 자리했습니다. 현재 해외 도피 중인 차남 유혁기와 미국 시민권자이자 세월호 침몰과 관련하여 혐의를 받지 않은 차녀 유상나는 장례식에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장녀 유섬나 또한 프랑스에서 체포된 관계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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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빈소는 금수원 대강당에 차려졌습니다. 커다란 망원렌즈가 장착된 카메라를 든 채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의 영정 사진 앞에서 조문객들은 10여 명씩 단체로 헌화 및 묵념을 했습니다. 영정 사진 뒤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었는데, 이 스크린에서는 유 전 회장의 생전 동영상과 그가 '아해'라는 이름으로 촬영했던 사진들, 그리고 그가 직접 지은 시인 '향아 향내야' 등이 보여지고 있었습니다.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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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날 추모예배에서는 구회동 구원파 의료인 회장·변우섭 전 구원파 총회장 등이 유 전 회장의 약력과 추도사를 낭독한 뒤 유 전 회장의 생전 설교 영상을 시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시신은 금수원 뒷편에 위치한 청량산 자락에 묻혔습니다. 이 청량산은 구원파의 창시자이며 유병언 전 회장의 장인인 권신찬 목사의 묘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유 전 회장의 생전 뜻에 따라 무덤과 묘비는 만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구원파의 미래는?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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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시당초 유병언 전 회장은 설교와 경영의 상당 부분을 차남인 유혁기씨에게 맡기며 후계자로 키워왔지만, 미처 승계작업이 완료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우선 종교적 방향에선 구원파 의료인 회장인 구회동 씨가 구원파 총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서울 역삼동 '더편한몸의원'의 원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던 그는 앞으로 구원파의 행정적인 부분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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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경영 및 재산 문제인데요. 정부가 세월호 참사 수습비용으로 추산된 6,000억 원 중 4,580억 원 가량을 유씨일가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구상청구 문제가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유병언 전 회장의 재산 대부분이 차명재산 혹은 은닉재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를 밝혀낸 뒤 추징하는 것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구원파 신도들이 유병언 전 회장의 출처가 불분명한 재산에 대해 '헌금'으로 이루어진 교회 자산이라며 근저당을 설정하여 결국 소송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외에도 남은 유족들이 상속포기를 고려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유대균씨를 비롯한 관련 구속자들은 자신들과 직접 관련된 배임·횡령에 대한 책임을 지면 돼 정부의 구상권 청구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미지수입니다.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구심점을 잃은 구원파에 대해 오갑렬 전 체코 대사, 이용화 안성교회 대표, 기타 금수원 관계자들이 각 부분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면서 후계자 자리를 둘러싸고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후계자였던 유혁기씨가 돌아오지 않고 해외도피를 계속 이어갈 경우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이 와중에 발견된 유병언의 도피 가방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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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병언 전 회장의 장례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1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유 전 회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 3개를 한 구원파 신도의 자택에서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전에 확보한 가방 7개를 포함하면 총 10개가 됩니다. 각 가방에는 '1번', '2번'과 같은 띠지가 붙어있다고 합니다.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그동안 발견됐던 가방에서는 현금 25억원, 권총 5정, 이슬람칼, 기념주화, 개인 소지품 등이 들어있었는데요. 이번에 발견된 가방에서는 산삼 세트와 기념 주화, 몽블랑 만년필 30세트와 하모니카 6개, 옥돌, 장세척 호스 등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존재가 확인되지 않으며 가장 중요한 물건이 들어있을 것이라고 예상됐던 1번 가방에서는 위조 여권 혹은 도피 자금 등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유병언과 세월호 침몰의 인과관계는 그리 높지 않다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구원파의 종교, 사업 모든 분야를 이끌며 수장 역할을 해 온 유병언. 그는 '아해'라는 이름의 사진 작가이기도 했고, 과거 오대양 사건 당시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되어 4년간 복역하기도 했었습니다. 세월호 사건이 터지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는 프랑스의 시골마을 쿠르베피를 통째로 구입한 사진작가 '아해'로 살아갔을 지도 모릅니다. 참, 종이비누를 발명한 발명가이기도 했죠.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정말 희안한 점 하나는, 유병언 전 회장의 장례 등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것은 조선일보, 동아일보, 뉴데일리 등 이른바 '보수'언론들이란 점입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쏠린 시선을 분산시키는데 참 좋은 소재일테죠. 정말로 땅에 묻힌 시신이 유병언 전 회장의 것이 맞다는 가정하에 이야기해보자면, 과연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죄명은 분명 배임·횡령·탈세 등입니다. 경제사범이죠. 하지만 보수언론에서는 유병언 전 회장을 말 그대로 '세월호의 원흉'처럼 취급합니다.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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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유병언'이라는 인물로 사건의 본질과 무수히 드러난 정부의 위기 대응 체계의 허점, 해피아 등 얽히고 섥힌 유착 관계 등을 덮으려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유병언 일가가 저지른 배임, 횡령, 탈세 등의 혐의로 인해 세월호가 침몰했다? 글쎄요. 전 그들의 경제범죄와 세월호는 분명하게 구분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 전 회장이 직접 세월호에 과적운항을 지시하고 안전수칙을 무시하라고 한 정황이 존재한다면 얘기가 다르지만요. 그 누군가에게는 어찌 보면 유병언 전 회장이 메시아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대속'.
유병언 장례식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 금수원
죽은 자는 말이 없습니다. 흙 속으로 들어간 이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맞기를...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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