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앓던 이가 빠지다
요새 정신없는 통에 블로그에 글을 쓰지 못하고 있는 사이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큰 것은 역시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 당내에서 도대체 이건 X맨인건지 자신이 개발한 V3한테 잡혀야 할 바이러스인건지 새민련 혼란의 주축이었죠. 혁신위원회로부터 시작해서 재신임, 문안박 연대, 혁신안 수락 등 당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문재인 대표가 안쓰러울 정도로 안철수 의원을 비롯한 비주류 세력의 대표 흔들기는 정말 꼴불견의 극치였습니다. 꽤나 바람직한 정치인으로 봤던 이종걸 원내대표마저 당무를 거부하며 어깃장을 놓고...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는 길게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가 탈당을 하고 뒤이어 문병호·유성엽·황주홍 등이 탈당하면서 드디어 새민련을 새정치연합이라고 부르고 싶어졌습니다. 충치를 치료한 것처럼 시원함이 밀려오는 기분. 안철수 의원의 탈당에 대해서 한번 글을 쓸까 했었는데 굳이 그럴만한 가치가 없는 인물인지라, 클리앙에서 본 문재인 안철수 웹툰 하나로 상황을 정리합니다. 굳이 덧붙여 정리하자면 역시 안철수는 간잽이, 간철수. 자기 입으론 그동안 계속 양보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는 지난 대선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승복이라는 것을 해본 적도 양보를 해본 적도 없는 인물입니다. 그저 자기만 옳고, 그가 말하는 새정치는 실체가 없고, 아군에 총질하는 것 밖에 할 줄 모르던 사람이 나가니 앓던 이가 빠진 느낌입니다.
그동안 문재인 대표의 상황을 보면서 마치 故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이후 당내에서 노무현을 흔들어대던 모습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전 엄밀히 따지면 문재인 대표를 대통령감으로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그에게선 노무현 대통령에게 느꼈던 승부사 기질을 비롯한 많은 것들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 오히려 이재명 성남시장에게서 노무현을 회상하며 차후의 미래를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문재인 대표는 엄연히 당내 경선을 통해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선출된 당 대표입니다. 도대체 '친노'의 실체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는 한명숙 전 의원을 찾아가 당적 정리를 요청했고,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인 김영배 성북구청장, 차성수 금천구청장,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윤건영 특보 등을 만나 불출마를 이끌어냈습니다. 또한 문재인 대표의 최측근인 최재성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죠. 이렇게 인적 쇄신으로 육참(肉斬)을 하는 문재인 대표와 달리 오히려 계파정치의 끝을 보여주는 것은 비주류 세력이었습니다. 끊임없이 대표를 흔들고, 퇴진을 요구하고.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상태로 보면 내년 총선에서 공천이 간당간당한 상황에서 자리를 지키려면 문재인 대표를 끌어내린 뒤 비대위를 구성하던 다시 당 지도부를 구성해야 했기 때문이죠. 결국 기득권을 움켜쥐고 안간힘을 쓰는 것은 문재인 대표가 아닌 비주류였던 것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온라인 당원가입 시스템, 다시 도전하다
그러던 차에 한 가지 소식을 더 들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정당사상 최초로 온라인 입당 신청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동안은 시·도당으로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팩스를 통해서만 입당이 가능했는데, 이를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본인확인 과정만 거치면 가능하게 바뀐 것이죠. 반응은 엄청났습니다. 온라인 입당 시스템을 오픈한지 하루 만에 입당 신청자가 33,000명을 넘어선 것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아이러니하게도 안철수 의원의 탈당에 공이 있습니다. 총선 패배에 대한 위기감 때문에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결집하기 시작한 것이죠. '저 놈만 좀 없었으면 좋겠는데...' 하던 사람이 없어지니 마음이 편해졌기도 하구요.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 옛날 노무현을 지키기 위해 지지자들이 모였듯이 이번에도 역시 많은 이들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선출된 문재인 대표를 지키고, 새누리당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강한 야당을 재건하기 위해 뭉치는 것입니다.
전 과거 통합진보당에 입당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국민참여당이긴 한데요. 통합진보당의 출발은 유시민의 국민참여당, 노회찬·심상정의 진보신당, 이정희의 민주노동당이 합쳐진 정당이었죠. 국민참여당 당원이었던 저는 당적이 승계되어 통합진보당으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 폭력사태'와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이 부결된 이후 너무나도 큰 실망을 느낀 나머지 통합진보당을 탈당했죠. 그 이후 다른 당적을 가진 적 없이 그저 새누리당과 싸우고자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랬던 제가 다시금 당적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도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서요. 제발 우리들의 힘을 모아서 새누리당을 쓰러뜨려 달라고. 헬조선, 탈조선을 외치지 않아도 됐던 시절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다시금 내가 대한민국을 사랑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심정을 담아 권리당원으로 입당신청을 했습니다. 복잡한 절차없이 본인확인만으로 입당이 순식간에 완료되었습니다.
안철수 의원이 나갔고, 이제 다시금 새정치연합에 힘을 실어줄 때입니다. 여러분도 새정치여연합이 혁신과 단합을 통해 강한 야당이 되어 박근혜와 새누리당으로부터 정권을 빼앗아오기만을 기다린다면, 지금 이 순간이 바로 힘을 보탤 때인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새정치연합에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새정치연합의 혁신과 단합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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