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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문을 앞두고 저 혼자 일본간다며 토라져있는 여자친구도 좀 달래줄 겸... 둘 다 눈 돌아가는 참치 먹으러 고고싱한 곳은 역삼역 대양참치. 한 자리에서 벌써 10년 넘게 영업을 하며 역삼역 참치집 중에선 단골 많기로 꽤나 정평나있는 곳입니다.
회사원들의 핫플레이스인 역삼역이니만큼 예약은 필수입니다. 만석 주의. 그나마 저도 홀 테이블로 겨우 예약을 했죠. 사진 속 단체룸은 단체 손님들이 빠지고 나서 찍은 건데 최대 30명까지 단체손님 대응이 가능합니다.
오늘은 참치회(선)으로 달려봅니다.
참치죽과 미소장국으로 시작해 줍니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전 죽으로 코팅은 요새 필수... 속이 편해야 마음껏 즐길 수 있어요.
참치의 맛을 좀 더 깔끔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줄 친구녀석들이 세팅되구요.
참치타다끼로 스끼다시가 시작됩니다.
날 것의 맛과 익은 것의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참치타다끼. 살포시 뿌려진 폰즈의 맛이 새초롬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참치집에서 뜬금없이 후렌치후라이라고 하시겠는데, 전 요거 이날 자리 끝날 때까지 한 개도 남김없이 해치웠습니다..ㅎㅎ 감자 성애자라..가볍게 스낵 즐기는 기분으로 수다 떨다가 한 개씩 먹다가 정신차리고 보면 없어요..
참치구이도 등장. 소스 척척 발라서 메로구이와 비슷한 느낌으로 구워냈습니다. 전 살코기보다 껍질 같은 부위를 좋아합니다. 말캉말캉하고 고소하죠.
토라진 애인님께 아무래도 한잔 올려야 기분이 좀 풀리실 것 같네요. 그 분께는 요새 꽂히셨다는 클라우드를 드리고 전 이슬이로 갑니다.
앞서 나온 스끼다시를 끄적거리고 있는 사이 오늘의 주인공께서 등장합니다.
주인공 중의 주인공, 대뱃살(오도로)과 함께 참다랑어(혼마구로)의 본좌로 불리는 가마살!
가마살이라 불러도 좋고 가마도로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어떻게 부르건 제 입 속의 혀를 녹여버릴 건 확실하니까요. 고르게 퍼지다 못해 촘촘히 박혀있는 아름다운 마블링이 눈이 부실 지경이네요. 뿌려있는 금가루보다 더 빛나보입니다... 금가루 대신 마블링을 달라...
간장 많이 찍을 것도 없이 아주 살짝, 정말 살짝만 찍어서 냉큼 입으로 가져가서 음미해봅니다. 씹는 순간 입 안에서 작은 폭발이 일어나죠. 다만, 맛있는 거 아껴둔다는 생각으로 오래 두시지 마시고 가마살만큼은 얼른 드셔요. 많이 녹으면 이 아름다운 맛이 느끼함으로 변할테니...
눈다랑어 아가미살 부위. 짙은 색으로 갈수록 머리쪽에 가까워지는 속살인 거죠.
눈다랑어 뱃살도 등판합니다. 꼬들꼬들한 배꼽(사실은 배꼽아님) 부위 먹는 식감도 재밌고. 물론 참다랑어 뱃살을 최고로 치지만 가성비로 따진다면 아마 눈다랑어 뱃살이 한 수 위겠죠?
요건 무순 가운데 놓고 살포시 뱃살로 감싸서 와사비 올려서 먹어봅니다.
아, 뱃살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요것. 황새치 뱃살(메카도로)입니다. 고소한 맛이 일품인데다 참다랑어, 눈다랑어와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내는 녀석이죠. 개인적으로 전 눈다랑어 뱃살보다 황새치 뱃살을 더 선호합니다.
그 밖에 눈다랑어 등살과 아카미로 구성. 부위별로 한 점씩 맛 보시면서 비교해보는 재미 느껴보길 추천합니다.
참치를 열심히 먹고 있던 찰나 이차 스끼다시가 몰아닥칩니다. 닭가슴살 탕수.. 탕수기라고 해야할까요?ㅎㅎ 요건 여성들 입맛에 좀 더 특화되어 있나 봅니다. 담백하고 달달한 맛에 여자친구가 좋아하네요.
어이쿠 이런, 겨울한정 스끼다시로 과메기가 등장했습니다.
가까운 분께서 구룡포쪽에서 직접 덕장을 운영하시는데 그 곳에서 받아다 쓴다며, 근처의 모 포차에서 요걸 맛보고 거기마저도 하도 졸라 연락처를 알려줬다는 이야길 넌지시 하시는 사장님. 안그래도 맛 끝내줍니다.
겨울만 되면 집에 과메기 거의 안 떨어뜨리고 살았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집에 과메기 사두는 걸 계속 깜박해서 얼마 전에 뷔페가서 처음 먹었었는데... 쌈싸먹으니 맛이 배가 됩니다. 마지막 무렵에 치우시려는 거 깜짝 놀라서 붙잡았죠. 저 이거 남김없이 다 먹을꺼라고.
닭가슴살 탕수기에 이어 중화 분위기로 하나 더 나오는군요. 두부피와 숙주나물, 야채를 볶아냈습니다. 요것도 맛있게 냠냠. 한중일식이 망라되었네요..ㅎㅎ
남 테이블 얘기 엿들는거 나쁜건데, 일부러 들은 건 아니고 들려서 들은거라... 다찌에 계신 손님들은 주기적으로 방문하시는 단골인 것 같더군요. 실장님과의 호흡이 척척. 대양참치의 매력 중 하나가 바로 이 친근감입니다. 실장님도 실장님이거니와, 사장님께서 어지간한 손님들은 기억을 기가 막히게 하셔요. 하긴, 그런 점이 대양참치를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와 같이 몇 달만에도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역삼역 상권에서 10년을 넘게 지탱해온 저력이기도 하죠.
실장님께서 더 주고 싶은데 저희가 하도 천천히 먹길래 아까부터 기다렸다며 접시를 한 번 갈아주셨습니다. 다시금 한 접시 등판! 컨디션이 전혀 떨어지는 것 없이 고스란히 등장해주는군요.
여전히 맛있는 가마살. 한 점 먹을 때마다 붕 뜨는 기분입니다.
눈다랑어 뱃살도 다시금 나와서 입 안을 즐겁게 해주구요.
그리고 아까는 없었던 눈다랑어 가마살도 새롭게 인사를 합니다.
참치 머릿살쪽 특수부위는 아무래도 살짝 피맛이 감돌기 때문에 간장보단 기름장이 더 어울리지 않나 생각합니다. 대신 또 기름장에 찍어먹으면 흡사 육사시미를 먹는 것과 같은 기분에 사로 잡히게 되죠.
참치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초밥이 각각 2피스씩 나옵니다. 촛물을 새콤달콤하게 한 것이 딱 제 취향입니다.
튀김도 살며시 나와주구요.
몇 점 남지 않은 참치는 작은 도마로 옮겨 담아주시고 접시는 빠집니다.
매운탕, 아니 알탕이 나와줍니다. 그런데 바로 이 알탕이 오늘 코스의 신스틸러가 아닌가 싶습니다.
대부분 코스 말미에 나오는 매운탕의 맛은 상상이 가는 맛입니다. 비스무레하니까요. 근데 대양참치는 좀 다릅니다. 점심메뉴에 인기를 휩쓸고 있는 알탕이 저녁코스에 포함되어 등장하는데요. 푸짐하게 들은 곤이(알집)와 이리, 콩나물 등 각종 재료 덕분에 시원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정말 힘든 순간이죠. 거의 매운탕은 술 마시다 국물 필요할 때 떠 먹는 정도였는데, 이렇게 메인을 위협하다니. 한참을 고민하다가 알탕과 한 잔, 참치와 한 잔, 과메기와 한 잔 이렇게 사이좋게 번갈아가면서 마십니다. 셋 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메뉴들이라 어쩔 수가 없네요...
마지막 식사로는 마끼가 나왔습니다. 다진 볶은김치가 날치알을 대신했군요. 기름진 음식들로 피곤해진 입을 개운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부족함을 느끼지 않게 넉넉히 채워주는 인심 덕에 영업 종료 시간이 다될 때까지 즐기다 왔습니다. 뭐랄까요. 스끼다시부터 참치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함없이 제 가치를 충분히 발휘해줬구요. 무엇보다 사장님과 실장님의 친절함도 무척 편안하게 다가왔습니다. 살벌한 역삼 지역에서 느끼기 힘든 감정이죠... 아 참, 저녁에 차 가져오실 분들 꽤나 좋아하실 겁니다. 6시 이후에 쭉 무료거든요.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던 역삼역 참치 전문점, 대양참치였습니다!
▣ 대양참치 ▣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25길 20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642)
☞전화번호
02-2192-3553
☞영업시간
Lunch 11:00 ~ 15:00
Dinner 17:00 ~ 24:00
☞주차
가능 (6시 이후 무료)
☞와이파이
제공
☞주관적 점수
가격 ★★★☆ 위치 ★★★☆ 서비스 ★★★★
맛 ★★★★ 분위기 ★★★☆
총점
★★★☆
오늘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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