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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영 인터뷰·김보름 인터뷰 및 장수지 등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논란, 중심에 선 전명규

자발적한량 2018.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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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있었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서 벌어진 추태로 인해 굉장히 시끄럽습니다. 김보름, 노선영, 박지우로 구성된 대표팀은 3분 03초 76의 기록으로 8개팀 중 7위에 그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죠. 하지만 낮은 순위보다 문제점은 세 사람이 보여준 팀워크였습니다. 경기 중반부터 김보름과 박지우는 빠르게 치고 나갔는데, 맨 뒤에 있던 노선영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로 레이스를 이어간 것이죠.


중계 방송 해설자들의 반응을 한번 살펴볼까요? SBS 제갈성렬 해설자는 "저러면 안된다. 같이 들어와야 한다. 노선영이 떨어진 줄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고, 배성재 캐스터는 "팀추월에서 결코 나와서는 안되는 장면이 나왔다"고 개탄했습니다. KBS 이강석 해설위원 역시 "팀추월은 두 선수만 컨디션이 좋다고 되는 게 아니다. 노선영의 컨디션이 안 좋다면 김보름이나 박지우가 끌어줄 수 있는 레이스를 펼쳐 노선영이 체력을 아낄 수 있도록 전략을 짰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노선영이 잘못해서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죠.



노선영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시작되기 전 이미 한 차례 주목을 받은 적이 있는 선수입니다. 원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은퇴를 결심했으나 2016년 골육종으로 사망한 친동생인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故 노진규를 위해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로 은퇴를 미루고 훈련에 매진해왔죠. 하지만 개막을 보름 정도 앞둔 시점에 노선영은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통보를 받게 됩니다. 




당초 우리나라는 개최국 자격으로 여자 팀 추월 출전권을 얻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팀추월에 출전하는 선수는 개인 종목 출전권도 획득해야 한다는 ISU 규정을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노선영을 국가대표로 선발한 것이었죠. 노선영은 32위까지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지는 2017-18 월드컵 1~4차대회 1,500m에서 34위를 기록,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죠. 그런데 개인자격으로 출전 신청을 했던 러시아 선수 2명이 IOC로부터 출전 금지 결정을 받으며 노선영이 극적으로 출전권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노선영은 사과는커녕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빙상연맹의 태도에 "국가대표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지 않고 국가를 위해 뛰고 싶지도 않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노선영은 12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서 1분 58초 75를 기록하며 14위에 오른 노선영. 개인 최고기록인 1분 56초 04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동안 올림픽에서 세운 기록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과를 낸 것을 비롯해 소치 대회보다 15계단이나 순위를 끌어올리기도 했습니다. 경기를 마친 뒤 "만약 동생이 봤다면 만족스러워 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죠.



그런데 노선영은 팀추월 출전 불가통보를 받은 이후인 지난달 25일, MBC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대표팀에서 팀추월 훈련 자체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폭로한 바 있습니다. 노선영의 폭로에 의하면 김보름, 노선영, 박지우 세 선수는 올림픽을 앞두고 한 달 이상 손발을 맞추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빙상연맹. 노선영은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 주도로 이승훈과 정재원, 김보름 3명이 태릉이 아닌 한체대에서 따로 훈련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죠.




자, 다시 팀 추월 경기로 돌아와서요. 경기가 끝난 후 노선영은 홀로 남겨져 고개를 숙인채 울고 있었습니다. 김보름과 박지우는 멀찌감치 떨어져 핸드폰을 볼 뿐이었고, 코치들마저 노선영과 거리를 뒀죠. 노선영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넨 것은 네덜란드 국적의 밥데용 코치 뿐이었습니다. 이후 김보름와 박지우가 인터뷰를 했는데, 특히 김보름이 보인 태도는 결국 논란에 불을 지피고 말았습니다. 두 사람의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죠.

중간에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뒤에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아쉽게 나왔다. 선두의 랩타임은 계속 14초대였다. 생각보다 기록이 잘 나왔는데 팀추월은 마지막 선수가 찍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많이 아쉽다. (김보름)


사실 선영이 언니가 이렇게 될 거라는 생각을 아예 안 했던 건 아니었는데 그걸 저희가, 근데 기록 욕심도 있다 보니까.. 나랑 보름 언니가 욕심을 낸 것 같다. 솔직히 이렇게 벌어질지 몰랐다. 월드컵에서도 이정도는 아니었다. (정지우)



두 사람 모두 노선영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인 것을 비롯해 김보름은 노선영에게 비웃음을 날리는 모습까지 보였는데요. 이를 본 네티즌들은 "김보름, 박지우가 버리고 온 건 노선영이 아니라 본인의 미래" "살벌한 비웃음, 최악의 레이스"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에 '보름, 박지우 선수의 자격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청원한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그간 올라온 청원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답변요건인 20만 명을 충족한 것을 비롯해 20일 오후 3시반 현재 28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또한 김보름을 후원한 의류브랜드 네파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겠단 분위기가 확산되었고, 네파 측에서는 "후원 기간이 원래 28일까지였다. 연장 계획은 없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죠.



이런 상태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인 장수지의 쌩뚱맞은 등장으로 인해 거센 불에 기름이 뿌려지게 됩니다. 장수지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김보름·정지우 선수를 비난하는 네티즌들에게 '한소리' 제대로 한 것. 장수지가 남긴 글을 살펴볼까요?

ㅋㅋㅋㅋ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무렇게나 말하지않았으먄 좋겠다 말한마디가얼마나  무서운건데 지들이 시합타던지 애꿏은 선수들한테 뭐라하네 경기장에서 선수들 집중도 못하게 소리나 지르고 그게 응원인가 방해수준이다 코치들말도 못듣고 그래도 그방해도 응원이라고 열심히 선수들은 앞만보고달린다 관심도 없다가 올림픽 시즌이라고 뭣도 모르고 보면서 보다가 선수들상처만주네 너무화가난다 그냥 평상시처럼 관심없던게 나을수도 어디무서워서 국대 하겠냐 시합도 안끝난 선수들 사기 떨어뜨리고 그게 같은 나라국민들이 할짓인지 메달따주면 영웅이고 못따면 국대취급도 안해주네 궁중심리가 이렇게 무서운거구나 그렇게 할말많으면 선수들 훈련하는거 보고 얼굴직접보며 말해봐라 진짜 실망스럽다 그냥손가락 묶고 눈으로보고 입으로 응원이나 해주세요

선수들을 비판한 국민들을 향해 "순가락 묶고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응원이나 하라"는 장수지. 때 아닌 궁중떡볶이(?) 논란으로 네티즌들은 뒤집어졌고, 이후 부랴부랴 "전에 올렸던 글을 보신 분들께 죄송하다. 저도 선수 입장이다 보니 안쓰럽고 욱해서 그랬다. 앞으로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겠다. 죄송하다"며 사과문을 올렸으나 결국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해야 했죠.


모든 논란의 화살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바로 전명규 빙상경기연맹 부회장. 한국체대 교수로 재직 중인 전 부회장은 매 동계올림픽 시즌만 되면 소환되는 이름입니다. '한국 쇼트트랙의 대부'로 불리는 전명규 부회장은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15년간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는데, 이 기간동안 무려 780 여개의 메달을 따내며 한국을 쇼트트랙 강국으로 만든 장본인입니다. 이준호, 김기훈, 모지수, 김동성, 김소희, 전이경, 안현수(빅토르 안), 최은경 등의 쇼트트랙 선수들을 비롯해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 차민규 등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도 전명규 부회장의 지도 아래 탄생한 스타들이죠.



하지만 이렇게 한국 빙상의 전설을 일궈낸 감독임과 동시에 빙상연맹 파벌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2006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빅토르안의 아버지 안기원 씨가 "선수들과 코치가 짜고 안현수가 1등 하는 것을 막았다. 스포츠맨십도 없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폭로한 것을 비롯해 2010년 터진 이정수 짬짜미 파문 등 한체대·비한체대 간의 파벌 싸움이 터질 때마다 언급되는 이름이죠. 전명규 부회장은 짬짜미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빙상연맹 부회장에서 물러났다가 2012년에 복귀합니다. 하지만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또 다시 파벌 논란이 이슈가 되며 '성적 부진'을 이유로 다시금 사퇴를 하죠. 그리고 3년만인 2017년 다시금 빙상연맹 부회장으로 복귀하며 평창올림픽을 준비해왔습니다.


전명규 부회장은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명규와 안티 전명규, 한체대와 비한체대의 싸움이라고들 한다. 사실 그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체대가 20년 동안 빙상계에 어떤 영향력도 미치지 못하다가 좋은 선수들을 키워내고 스카우트하고 하니까 과거의 독과점을 누리지 못하는 쪽에서 시기하고 파벌싸움으로 몰고 갔다"며 억울함을 토로한 적이 있습니다. 또한 "시기와 질투, 심지어 협박도 많이 받았다. 대부분 선수기용에 대한 불만이었다. 심지어 건달들이 봉고차를 타고 몰려와 위협했던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그래도 항상 최선의 선택을 위해 선수기용에서는 어떤 타협도 하지 않았다. 물론 로비와 유혹이 있었지만 한 푼도 받은 적 없고, 커피 한잔도 사양한다고 말을 한다"고도 말했죠. 실제로 박근혜 정부 당시 소치동계올림픽 폐막 후 실시된 빙상연맹 감사에서 전 부회장을 탈탈 털었으나 먼지 하나 나온 게 없을 정도였긴 하니까요.   

하지만 비록 전명규 부회장이 금전적으론 청렴결백하다 할지라도 파벌 싸움에 책임이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의 '여제' 진선유 선수를 기억하시나요? 진선유 선수는 단국대 출신으로 비한체대파의 대표적인 선수였습니다. 당시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은 한체대 파벌이 장악하고 있었는데요. 한체대파 코치진들은 "중국에겐 져도 괜찮지만 진선유가 우승해서는 안 된다"는 지시를 내릴 정도였다고 하죠. 이러한 파벌싸움의 진상을 공개한 것은 바로 한체대 출신인 변천사 선수. 변천사 선수는 파벌싸움의 진상을 폭로한 이후 한체대를 자퇴했습니다.




이번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에서의 추태로 또 다시 주목받게 된 빙상연맹의 파벌싸움. 이 파벌싸움에 대해 전명규 부회장의 일방적인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무척이나 단편적인 사고의 결과물일 것입니다. 한체대파나 비한체대파나 모두가 파벌싸움에 대한 책임이 크다는 것이죠. 선수 선발 과정에서 빠질 수 없이 등장했던 '돈'의 규칙을 깨버린 전명규 부회장의 등장, 이로 인한 구세력인 비한체대파와 신세력인 한체대파의 싸움. 그리고 어느덧 과거 비한체대파의 잘못을 답습하는 한체대파. 팀플레이라는 미명 하에 희생이 강요되는 전명규식 지도법 등. 메달의 노예가 된채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는 빙상연맹. 인적 개혁 뿐 아니라 시스템 개혁 역시 절실한 때입니다.



여론이 거세자 김보름은 20일 오후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해 "제 인터뷰를 보시고 많은 분이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 같다"며 "많이 반성하고 있으며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백철기 감독은 "왜 노선영을 중간에 끼워서 가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대표팀이 더 좋은 기록을 내려면 선영이가 맨 뒤에서 따라가는 게 맞다고 보고 전략을 수정했다"며 "선영이가 직접 이 전략을 내게 제안했고 그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말했죠. 김보름은 기자회견 도중 울음을 터뜨렸지만 네티즌들은 '악어의 눈물'이라며 "억지로 사과하는 인상이 강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선영은 감기몸살 때문에 기자회견에 참석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는데요. 저 역시 글쎄올시다 입니다.



게다가 감기 몸살이라던 노선영이 SBS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보름·백철기 감독의 기자회견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논란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팀 분위기가 화기애애 했다는 백 감독의 주장에 대해 "대화가 없었다. 경기에 대한 없었다.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고, 노선영의 의지로 마지막 바퀴에서 후미 주자로 뛰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제가 직접 말한 적 없다. 시합 당일날 워밍업 시간에 (순서를) 어떻게 하기로 했냐고 물어보셔서.."라며 고개를 저었죠. 역시 '빙신연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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