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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 갈비뼈 골절시킨 구승민, 김태형 - 양상문 사태의 본질은?

자발적한량 2019.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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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이날 경기에서 두산 베어스는 2-9로 승리를 거두면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스윕을 하며 시리즈를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롯데의 패색이 짙었던 8회 말 상황에서 롯데의 투수 구승민이 던진 시속 148km의 공이 두산 정수빈의 등으로 꽂혔죠. 공을 맞자마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던 정수빈은 진단 결과 갈비뼈 8번 골절상, 정확히는 갈비뼈 끝 부분이 떨어져 나간 것과 동시에 충격으로 폐에 혈흔이 생겨 오늘 정밀검진을 받기로 한 상태.



그런데 이후 상황이 묘하게 흘러갔습니다. 두산의 김태형 감독이 뛰쳐 나온 것. 앞선 7회 말 정병곤이 이미 몸에 맞는 볼을 맞은 뒤 발생한 사태인 것을 비롯해 이전 1차전에선 허경민이, 2차전에선 오재일이 공을 맞은 상황이라 흥분한 것이라고 판단됐죠. 작년까지 두산의 코치였던 공필성 롯데 수석 코치와 구승민이 홈 플레이트로 나왔는데, 김태형 감독이 무언가 이야기를 했고, 곧 이어 롯데의 양상문 감독이 "야 너 뭐라고 했어 임마"라고 외치며 뛰쳐 나오면서 감독들에 의한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경기 당시에는 양상문 감독에 의한 비난 여론이 주를 이뤘습니다. 시리즈도 스윕당하기 직전 상태에서 괜히 분위기 다잡으려고 되려 큰소리를 치는 것이라는 둥 빈볼(의도적으로 맞춘 것)이 확실하다며 야구 더럽게 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쏟아졌죠. 그런데 경기 종료 후 언론 기사에 의해 여론이 180도 달라집니다. 김태형 감독 측에서는 공필성 코치와 구승민 두 사람에게 "야구 좀 잘하지"라고 말했다고 밝혔는데, 롯데 관계자의 인터뷰에 따르면 김태형 감독의 말은 언론 플레이고, 실제로는 "투수 같지도 않은 새끼가 공을 던지고 있어"라고 폭언을 했고, 공필성 수석코치에게도 이와 비슷한 폭언을 했다는 것. 


이후 네티즌들은 김태형 감독이 과거 조쉬 린드블럼 등 두산의 투수가 상대팀 타자를 맞췄을 때 "승부의 세계에서 경기를 하다 보면 나올 수 있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을 비롯해 그간의 발언들이 발굴되며 그야말로 대차게 까였죠. 또한 두산을 싫어하는 타팀 팬들에게 퍼진 '범죄두'의 이미지도 한몫 했구요. 그렇게 순식간에 김태형 감독과 두산은 공을 맞고 정수빈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뭐라 항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버렸습니다.


상황이 자못 심각해지자 롯데와 두산 양측은 모두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듯 롯데 측에선 "거친 말이 나온 것은 맞지만, 정확히 어떤 말이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투수 같지도 않은 새끼' 발언은 사실무근" 등의 반응을 보였고, 두산 측에서도 "공필성 수석코치에게 화를 내며 가벼운 욕설은 했지만, 선수를 향한 막말은 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공필성 수석코치에게 전화로 사과를 했으며, 양상문 감독에겐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죠.


그런데, 정수빈의 부상 정도가 심각하다는 진단 결과가 나오자 다시금 비판 여론은 롯데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고의든 실수든 정수빈이 최소 6주 피해에 폐까지 손상을 입은 것이 알려지며 '빈볼 맞추고 피해자 코스프레한다' '살인데' 등의 반응이 쏟아졌죠. 2020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게 될 예정이었던 정수빈에게는 FA 자격이 늦춰지는 것은 물론 후유증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일단 사태는 KBO의 진상조사 끝에 상벌위가 개최되어 김태형 감독에게 벌금 200만원을 부과하고, 양상문 감독에게 엄중 경고를 하며 마무리지어졌습니다. 상황이야 어찌됐든 상대팀 코치 및 선수에게 폭언을 한 김태형 감독에게 징계가 내려지는 것에 대해서는 두산 팬이라 할지라도 당연한 결과라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오늘 한 기사를 접했습니다. 두산, 롯데가 아닌 제3구단의 코치들 사이에서 당시 구승민이 정수빈을 맞춘 것은 실수가 아니라 명확한 빈볼이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것. 사건 당시 양상문 감독은 "빈볼은 전혀 아니다. 오해다. 본인도 열심히 던지고 싶고, 잘 던지고 싶었는데 공이 안쪽으로 들어갔다. 빈볼이 아니라는 것은 하늘에 우러러 맹세를 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요.


제3구단 코치 두 사람이 담소를 나누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인데요. 첫 번째로는 정황. 당시 상황이 연패로 팀 분위기가 침체한 롯데 입장에서 분위기 반전을 꾀할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럴 때 통상적으로 나오는 것이 빈볼이라는 것. 3연전 마지막날 7, 8회쯤 신인급이나 간판타자가 아닌 중간급 주전선수로 골라 던지게 된다는 얘기였습니다. 두 번째로는 구승민의 제구력. 구승민은 롯데의 필승조로, 볼 제구력이 좋은 투수로 분류되고 있었고, 그런 투수의 공이 타자의 정중앙에 꽂히는 것은 단순한 위협구가 아니었다는 거죠. 


하지만 역시 고의성에 대해서는 입증이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당사자는 아니라고 부인할테니 말이죠. 하지만 현장에서는 고의인지 실투인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고들 하죠. 이러한 부분을 생각해보면, 김태형 감독이 왜 흥분해서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와 잘못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코치와 선수를 향해 그러한 언행을 보였는지 전혀 이해되지 못할 것도 아닙니다.



이미 상황은 벌어졌고, 작년 시즌 종료를 앞두고 전역에 팀에 합류하여 FA를 향해 순항을 이어오던 정수빈은 갈비뼈 골절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롯데는 두산에 스윕패를 당한 이후 NC에 한 경기 승리한 것을 제외하곤 5연패를 당하고 있죠. 이번 시즌 35경기 중 12승 23패로 모두에게 만만한 팀으로 전락한 롯데. 결국 '사필귀정'인 것이죠?


오늘의 키워드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야구 #프로야구 #정수빈 #구승민 #김태형 감독 #양상문 감독 #공필성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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