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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낙서 테러 복구 비용 1억원+α, 피의자 및 부모에게 청구한다

자발적한량 2024.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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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테러당한 경복궁 담벼락, 응급 복구 완료

지난 12월 서울 경복궁 담장이 두 차례나 낙서 테러를 당한 것 기억하시나요? 문화재청이 그간 진행해 온 응급 복구 작업을 완료해 4일 가림막을 걷어냈는데요. 문화재청에서는 이에 대한 복구 비용 전액을 피의자들에게 청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12월 16일 새벽,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담장에는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영화공짜' 문구를 비롯해 '윌럼프티비.com feat.누누' 라는 낙서가 도배되었습니다. 누누TV는 지난 2021년 개설되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이용료를 내야만 볼 수 있는 유료 콘텐츠를 무료로 공유하는 무료 공유 사이트로, 지난해 3월 기준 업계 추산 접속사 1,000만 명 이상이었죠.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를 차단 조치했지만 도메인 주소를 조금씩 바꿔 '누누티비 시즌2' 등 대체·모방 사이트가 계속해 운영되오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 사이트들은 대부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대응도 쉽지 않은 것을 악용한 것이었죠.

 

 

그리고 하루 뒤인 17일 밤에도 경복궁 담벼락은 또 한번 낙서 테러를 당했습니다. 17일 오후 10시 20분경 낙서가 추가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보니 이미 낙서로 훼손돼 문화재청이 복구 작업을 시작한 경복궁 영추문 좌측 담벼락이었죠. 크기 가로 3m, 세로 1.8m로 '조휴일 mutta tenn trobles'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이는 원맨 밴드 '검정치마'의 조휴일과 그 노래 제목이었습니다. 다음날 20대 남성 A씨가 자수했는데, 그는 낙서를 한 이유에 대해 '평소 팬이었기 때문'이라고 진술한 것을 비롯해, 자신의 블로그에 "미스치프(MSCHF)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하고 싶었다. 난 예술을 한 것 뿐"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죠. 

 

낙서 테러 사주한 '이 팀장'은 오리무중, 구속은 20대 모방범만

이 낙서로 훼손된 담벼락 범위만 44m. 경찰은 주변 CCTV를 분석한 끝에 사흘 뒤인 19일 저녁 경기도 수원에서 17살 임모 군과 16살 김모 양을 모두 체포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두 사람은 '낙서하면 돈을 주겠다'는 지인의 제안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는데, 이후 이들은 SNS를 통해 "낙서를 하면 3백만 원을 주겠다"는 일명 '이 팀장'의 제안을 받고 우선 착수금 명목으로 10만원을 받은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조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 팀장'은 이들에게 "월 천만 원씩 받는 직원들을 데리고 있다"면서 "이번 일을 잘 하면 직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팀장'은 이들이 범행을 마치고 수원으로 돌아간 이후 연락을 끊었다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도망가라'는 메시지를 한 차례 보냈다고 하죠. 뿐만 아니라 경복궁 낙서 테러 이틀 뒤인 18일에 또 다른 미성년자들과 대화를 통해 대구 지하철역에 스프레이 낙서를 하라고 지시했었다고 합니다. '이 실장'이 이렇게 미성년자를 표적으로 구인 광고를 띄운 건 1만4,000명 가량 참여한 텔레그램 단체대화방. 경찰은 임모 군과 김모 양에게 착수금 10만 원을 입금한 B씨를 찾아내 조사했지만, "다른 문화상품권을 사게 한다는 말에 속아서 본인도 입금해준 것"이라며 낙서교사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이렇게 '이 팀장'의 실체는 미궁에 빠졌죠. 이후 피의자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17세 임모 군은 소년범인 점을 이유로 기각, 2차 낙서를 벌인 20대 A씨는 구속영장이 발부됐습니다.

 

8일간의 복구, 비용만 1억원... 피의자 및 피의자 부모들에게 청구 예정

 

문화재청은 연이은 한파에도 응급 복구 작업에 나섰고, 8일간 총 234명이 투입되었다고 합니다. 스팀 세척기와 레이저 세척기, 방진복, 장갑 등 물품 비용으로 2153만원이 쓰였고, 보존 처리를 담당한 인력과 가림막 설치를 담당한 직영보수단의 인건비와 재료비를 고려하면 약 1억여원의 전체 비용이 들었다고 하죠. 응급 복구 작업을 통해 80% 정도 복원이 완료됐는데, 올 봄 2차 작업을 시작하면 추가 비용도 예상된다고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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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개정된 문화재보호법의 첫 사례로서 피의자들에게 비용 전액을 청구하고, 미성년자라도 부모에게 배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순찰 횟수와 인력을 늘리고, 자동 알람과 경고방송을 하는 CCTV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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