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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부산 롯데 응원 논란, 부산 민심 얻어보려다 들통난 허언증

자발적한량 2024.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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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말 그 '조동이'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를 비롯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말 사람은 변하지 않네요. 지난 10일 부산을 방문했을 때 부산 민심에 잘보이려고 나불댄 말들이 부메랑이 되어 날라와 그의 진정성이 무너져 버리는 역풍을 맞이했습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일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을 방문했습니다. 한동훈 비대위 출범 이후 한 위원장이 전국을 순회 중인 가운데 1박 2일 일정을 잡은 건 부산이 처음이었죠. 현재 부산은 여러모로 민심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엑스포 유치 실패로 부산 지역의 실망감이 상당히 컸고, 이에 윤석열 대통령이 재벌 회장들을 거느리고 부산까지 가서 기괴하기 짝이 없는 떡볶이 먹방을 하기도 했죠. 이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재드래곤'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었고... 게다가 얼마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후 부산 - 서울 헬기 이송 때문에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구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저녁 흰색 맨투맨 티셔츠에 회색 코트 등 캐주얼한 복장으로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조경태·서병수 등 국민의힘 부산 지역구 의원들과 회와 매운탕 등 해산물을 메뉴로 만찬을 가졌는데요. 한동훈 위원장이 입은 티셔츠에는 '1992'라는 숫자가 큼지막하게 적혀있었습니다. 1992년이 부산 연고 프로야구 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의 마지막 우승 연도로, '구도'라 불리는 부산 민심을 노린 목적이 너무나 명확해 보였죠.

 

식사 후 남포동 부산국제영화제(BIFF) 광장까지 걸으며 시민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부산 명물 간식인 씨앗호떡을 사 먹는 등 시민들과의 스킨십에 나섰습니다. 이 자리에서 한 위원장은 시민들을 향해 "저와 우리 국민의힘은 부산을 대단히 사랑한다. 앞으로 부산에 더 잘하겠다"고 말했죠. 

 

이날 오전 벡스코에서 있었던 국민의힘 부산시당 당원 간담회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은 훨씬 더 노골적이었습니다. "부산을 너무나 사랑한다"고 운을 뗀 한 위원장은 "지난 더불어민주당 정권에서 할 일을 제대로 했다는 이유로 네 번 좌천당하고 압수수색도 두 번 당했는데요. 그 처음이 바로 이곳 부산이었습니다. 괜히 센 척하는 것이 아니라 부산이었기 때문에 그 시절이 참 좋았습니다. 저는 그때 저녁마다 송정 바닷길을 산책했고, 서면 기타 학원에서 기타를 배웠고, 사직에서 롯데 야구를 봤습니다"라고 발언을 했습니다.

 

"우리 당은 가덕도 신공항의 조기 개항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북항 재개발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분명히 약속했다. 거기에 비대위원장인 내 약속을 더한다.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 이걸 완성하기 위한 산은법 개정을 이번 국회에서 어떻게든 우리가 통과시켜보겠다"고 밝힌 한동훈 위원장은 "민주당은 아마 반대할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4월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보란 듯이 제일 먼저 그 산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을 이용하는 것도 있지 않았죠. 부산 방문에 앞서 참석한 국민의힘 경남도당 신년인사회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사건이 일어났을 때부터 이 대표의 쾌유와 범인의 엄중한 처벌을 강조했다"고 운을 떼면서도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건설적 논의가 나올 수 있다. 응급의료체계와 긴급의료체계의 특혜 등 여러 가지 구멍에 대해 국민이 보고 분노하는 것 같다"면서 "우리는 이것으로 이 대표나 민주당을 비난하지 않고, 더 나은 체계를 갖추기 위한 정책에 집중하겠다"고 얄팍한 수를 드러냈죠.

 

하지만 이후 그의 발언을 두고 일각에선 '거짓말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왜냐하면 한동훈 위원장이 부산으로 좌천 발령된 시기가 2020년 1월부터 6월인데, 그 기간은 코로나19로 인해 프로야구 경기들이 모두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기 때문이죠. 그러자 국민의힘 측에서는 12일 기자들에게 과거 부산 사직구장에서 야구를 직관하며 찍은 인증샷이라며 사진을 한장 배포했습니다. 사진 속 한동훈 위원장은 롯데 자이언츠의 과거 전통 응원 방식인 '봉다리 응원'을 하며 지인들과 함께 관중석에 앉아 있는 사진이었죠. 

 

하지만 이 사진의 촬영 시점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국민의힘 공보 측에선 "한 위원장은 2007~2009년 2년과 2020년 두 번에 걸쳐 부산에 살았기 때문에 짧은 몇 줄로 축약해서 세세히 소개하지 못할 정도로 부산에서의 좋은 추억들이 많다"고 설명했지만, 이 사진의 시점은 그가 좌천되서 부산으로 내려간 2020년이 아니라 법무부 정기인사를 통해 부산지검 평검사로 근무하던 시기라, 교묘하게 이 두 시기를 짜집기한 게 되어서, 논란은 가시질 않았습니다.

 

박영훈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은 자신의 SNS에 "거짓말도 앞뒤가 맞아야 들어준다. 처음에는 2020년 좌천 되었을 때 사직구장에서 야구를 봤다면서 왜 과거 사진을 가져오나"라고 반박하면서 "참 짜친다. 허언이 들키니 사실은 과거였다고 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정도"라고도 비판했습니다. 또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하루 전인 11일 YTN에 출연해서 "롯데 자이언츠가 1992년 이후 우승을 못했다는 것이 어떤 분들한테는 조롱의 의미"라며 부산 출신 분들 중엔 너무 롯데 팬이기 때문에 오히려 가슴을 치는 분도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아마 (한 위원장이) 이번에 부산의 다선 의원들을 다 자를 것"이라면서 "티셔츠는 입었지만 부산의 핵심 정치는 다 자르려고 하는 행보와 (한 위원장이) 보여주려는 이미지가 동치화될 수 있을까가 중요하지, 한 위원장이 무엇을 입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고 한 위원장의 행보를 평가 절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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