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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영일만 석유 가능성 판단한 미국 회사 '액트지오', 알고보니 연매출 3700만원 구멍가게?

자발적한량 2024.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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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수준'이라더니... 창업자 집이 본사 주소인 동네 구멍가게?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경상북도 포항 영일만 해저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인 1조4,000억 달러, 한화 약 1,928조 원 상당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됐을 수 있다고 발표한 이후 한국 전체가 들썩이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심해 물리탐사를 실시한 미국 업체 '액트지오(Act-Geo)'에 대한 인지도·전문성 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정브리핑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액트지오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기업'이라고 소개했고, 의혹이 불거지자 석유공사는 "2016년 설립 이후 가이아나, 볼리비아, 브라질, 미얀마, 카자흐스탄 등 다수의 주요 프로젝트 평가를 수행했고 직원들은 엑손모빌, 셸, BP 등 메이저 석유 개발 기업 출신으로 심해 탐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다"며 '지질탐사 전문 부티크'라고 설명했죠.

 

왜 이러한 논란이 발생했는지를 살펴보면, 일단 액트지오의 본사 주소지. 액트지오의 본사 주소는 미국 휴스턴 지역의 주택가로 나와 있는데, 이 곳이 바로 액트지오의 소유자인 아브레우 박사의 자택인 것. 현재 해당 주소지는 부동산 매물 사이트에 월세 7천 달러의 임대 매물로 나와 있기도 하죠.

 

또한 액트지오의 기업정보 역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액트지오의 미국 법인명은 '아브레우 컨설팅 앤 트레이닝'인데, 텍사스 주정부와 세무국에는 자신들의 업종을 '직업훈련과 관련 서비스'라고 신고했고 '지리 컨설팅'을 부업종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미국 인구조사국에 등록된 기업정보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직원은 아브레우 박사 단 1명이며, 연평균 매출이 2만 7천 달러, 한화 약 3,700만 원에 그친다는 보도도 나왔죠. 그런데 지난해 매출이 갑자기 530만 달러, 약 70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는데, 이것이 한국 정부의 프로젝트 수주와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아브레우 박사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석유 탐사 기업 출신인 것은 맞지만, 액트지오를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기업'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업계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석유공사 측이 "액트지오는 다양한 경력의 전문가들이 아브레우 고문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하는 구조"라고 설명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혹 제기가 이어지자 5일 아브레우 박사가 직접 한국을 찾아왔습니다. 이 자리에서 아브레우 박사는 "한국에서 많은 의문이 제기돼 방한을 결정했다"면서 "이번 프로젝트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 국민께 더 나은, 명확한 답변을 드리기 위해 한국을 직접 찾았다"고 밝혔죠.

 

정부나 석유공사에서 어떤 업무를 요청받은 것인지 묻는 질의에 아브레우 박사는 "석유공사로부터 조사된 광구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의뢰받았다"며 "우리가 검토한 것은 이전에 깊이 있게 분석된 적이 없고, 공개된 적 없는 새로운 자료들"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더 자세한 사항은 기자회견에서 밝힐 것이라며 공항을 떠났는데요. 과연 아브레우 고문이 모레(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네요.

 

글로벌 에너지 기업은 이미 포항 영일만을 손절했다

한편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알려진 호주 '우드사이드 에너지'는 한국석유공사와의 동해 심해 석유 공동 탐사를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중단하고 지난해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우드사이드 에너지가 공동조사를 하던 구역에는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이 대량의 원유·천연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한 광구가 포함되어 있죠.

 

우드사이드 에너지의 2023 반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더 이상 장래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구역에서는 철수해 탐사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하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공식적으로 철수를 완료한 캐나다와 한국, 미얀마 A-6 구역이 포함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석유공사는 우드사이드가 철수한 뒤 공동 탐사한 자료 등을 미국 자문업체 액트지오에 심층 분석(물리탐사)을 의뢰했고, 액트지오가 분석 결과 석유가 나올 확률이 20%라고 밝히자,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은 탐사 시추를 공식 발표한 것. 과연... 윤석열 대통령의 포항 영일만 석유 매장 가능성 발표가 어떤 결과로 마무리될지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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