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는 흐름을 탔고, 두산 베어스는 한없이 무력했습니다. 두산 베어스가 2일과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차전, 2차전을 모조리 패하며 짧디짧은 가을야구를 허무하게 마쳤습니다.
2일 두산 베어스 어린이 회원이었던 '두린이' 뉴진스의 민지가 시구자로 나섰던 1차전에서는 두산 베어스가 시구를 위해 네일 연장까지 없앤 채 시구에 임한 뒤 9회 말까지 자리를 지킨 민지 앞에서 4-0으로 패배했습니다. 그리고 3일 있었던 2차전 역시 1-0으로 KT 위즈에게 패하며 이틀 연속 고개를 숙인 채 구장을 빠져 나갔죠.
이로써 두산 베어스는 2015년 정규리그 4위와 5위가 격돌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이래 10년 만에 최초로 4위 팀이 5위 팀에게 져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는 흑역사를 쓰게 됐습니다. 애초에 1차전에서 이기는 것은 고사하고 비기기만 했어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고, 2차전까지 가더라도 홈 어드밴티지를 안고 있는 데다 KT 위즈가 SSG 랜더스와의 타이 브레이커를 마친 후 올라온 뒤라 두산 베어스가 한없이 유리한 상태였는데도 두산은 무기력했습니다.
2차전에서 이번 정규시즌 아쉬운 성적을 거든 웨스 벤자민이 7이닝 88구 6K 3피안타 무실점이라는 호투를 보여줬습니다. 1차전과 비슷하게 투수전 양상을 보이다가 5회초 KT가 2사 만루를 만들었고, 두산은 대타 문상철을 뜬공으로 잡으며 가까스로 막아냈죠. 두산도 5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허경민의 안타에 양석환이 3루를 돌아 홈으로 달려갔으나 로하스의 보살로 아웃당하며 양팀 모두 찬스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6회초 선두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2루타를 친 후, 장성우의 우익수 뜬공에 3루까지 진루한 상태에서 강백호가 안타를 뽑아내며 로하스를 홈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이후 두산은 이렇다 할 반격을 해보지도 못한 채 그대로 침몰했죠. 차갑게 식은 방망이, 그리고 쇄골 통증으로 결장한 양의지의 부재가 너무나 아쉬웠던 두산이었습니다.
이로써 두산 베어스는 이승엽 감독 부임 이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퇴장을 해야 했습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패배 직후 두산 팬들은 "이승엽 나가"를 외치며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나가' 소리를 들었던 SSG 랜더스의 이숭용 감독과는 달리, 와일드카드 결정전 운용에서만큼은 적절한 투수 교체 등 감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음에도 18이닝동안 무득점한 타자들의 문제가 컸다는 의견이 상당한 상황.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너무 죄송스럽다. 야구장에 나오는 게 가장 행복했다. 선수들과 있으면서, 하루하루 스트레스 받는 직업이지만, 굉장히 선수들이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봤다. 제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선수들은 정말 2월 1일부터 10월 3일까지 정말 열심히 했다. 아직 제가 부족한 것 같다"고 팬들에게 사과했습니다.
이번 와일드카드전 승리로 KT는 '팀 역사상 최초의 포스트시즌 승리', '팀 역사상 최초의 우승', 'KBO 최초의 와일드카드 업셋'을 모두 두산을 상대로 기록하게 되었고, 두산은 3년 전 한국시리즈를 시작으로 포스트시즌 7연패를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면서 잠실 홈 개막 우선권마저 2년 연속 '한 지붕 두 살림' 중인 LG 트윈스에게 내주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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