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 사상 최초 50홈런 50도루(50-50) 달성... 메이저리그 역사 새로 쓰여지다

50-50 달성으로 레전드가 된 '만화 야구 끝판왕' 오타니 쇼헤이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50-50(50홈런 50도루) 고지를 밟으며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쓰는 대업을 달성했습니다. 20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4 MLB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 쇼헤이는 한 경기에서만 2개의 홈런과 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50-50 고지에 오르고야 말았습니다.

 

1회 첫 타석에 나선 오타니는 2루타를 친 후 1·2루 상황에서 과감하게 3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우선 50도루를 채웠습니다. 1루 주자였던 프레디 프리먼과 함께 더블 스틸을 성공시켰는데, 타이밍상으론 아웃이 될 수도 있었지만 태그가 제대로 되지 않았죠. 게다가 2회초 1·2루 상황에 다시 타석에 올라 우전 적시타를 때리며 2루 주자를 불러들인 오타니는 다시 한번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시즌 51도루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배가 고팠던 오타니는 이번엔 홈런포를 가동시켰습니다. 3회초에도 2루타를 쳐낸 오타니는 6회초 LA 다저스가 7-3으로 앞선 1사 2루 상황에서 4번째 타석에서 올라 투수 조지 소리아노의 2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쏴 시즌 49호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끝나는가 싶었지만, 그렇다면 '괴물 오타니'가 아니죠. 7회초 다시금 타석에 오른 오타니. 투수 마이크 바우먼이 폭투로 2사 3루가 된 상황에서 1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까지 몰렸지만, 4구째 시속 143km(89.1마일)의 너클 커브를 밀어치며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쏘아 올립니다. 커브를 밀어 때리는 오타니의 타격 기술이 그야말로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50-50을 달성해낸 오타니는 평소 홈런을 때리고도 좀처럼 환호하지 않던 것과는 달리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타격 후 잠시 서서 타구를 바라보던 오타니는 홈런을 확인한 후 고함을 치며 베이스를 돌기 시작했죠.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것 역시 끝이 아니라는 것. 이대로 끝일 줄 알았던 오타니의 타석은 LA 다저스 타자들이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9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다시 한번 돌아왔습니다. 이 마지막 타석에서 오타니는 우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51호 홈런을 때려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오타니는 6타수 6안타 10타점 4득점을 기록했고, LA 다저스는 20-4로 대승을 거두며 가을야구를 확정지었습니다.

 

50홈런 50도루, 이도류가 하나에 집중하면 이렇게 무섭다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이도류'로 유명한 오타니 쇼헤이지만 엄밀히 말해서 본업은 투수입니다. 하지만 올시즌 팔꿈치 수술 여파로 마운드에 오르지 않은 채 타자로만 뛰고 있죠. 그런데 오타니가 타자에 전념한 결과는 50-50이라는 엄청난 대기록이었습니다. 그간 메이저리그에서 40-40 클럽에는 호세 칸세코, 배리 본즈, 알렉스 로드리게스, 알폰소 소리아노,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등 5명이 가입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50-50은 단 한 명도 없었죠. 그런데 오타니 쇼헤이는 역대 최단기간인 126경기 만에 40-40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도 모자라 메이저리그 역사상 그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50-50클럽의 처음이자 유일한 가입자가 된 것입니다.

 

50-50에 가려지긴 했지만, 오타니가 달성한 기록은 또 있습니다. 오타니는 시즌 50호 홈런을 때리면서 이전 최고 기록인 션 그린의 49홈런을 깨고 다저스 구단 사상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 됐구요. 시즌 51호 도루로 일본에서 태어난 선수 중 역대 2위에 오르며 스즈키 이치로가 갖고 있는 56도루에 불과 5개 차이로 따라 붙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오타니가 이번에 깬 50도루의 주인공이 바로 현재 다저스의 감독인 데이브 로버츠라는 점. 로버츠 감독은 아버지가 미군, 어머니가 일본인으로 일본에서 태어났던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