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 등판한 '감옥 3인방'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6·3 지방선거 결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방 권력을 탈환하는 데 성공한 가운데 선거운동 기간 막판에 전격 등판한 이명박 ·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국민의힘은 선거 결과 두 사람이 등판한 것이 득이 됐다고 보기 어려울 성적표를 받아 들어 보수층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김경호 MBC 주말 앵커가 지난 5월 31일 뉴스데스크 앵커 멘트에서 이명박 ·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묶어 '감옥3인방'이라고 비판했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뇌물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22년 12월 윤석열 정부의 특별사면 및 복권 조치로 잔여 형기 및 벌금이 면제되어 석방되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등 혐의로 2017년 3월 31일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된 이후, 2021년 12월 31일 문재인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석방될 때까지 약 4년 9개월(1,737일) 동안 복역한 바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31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시장을 방문해 본인의 재임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홍보기획관, 사회특보 등 요직을 두루 맡았던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를 지원한 데 이어 1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찾아 고재현 국민의힘 성동구청장 후보의 유세를 도왔습니다. 특히 서울숲에서 이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너무 반대가 많았지만 결국 해놓고 나니까 지금 모든 서울시민들이 아주 편리하게, 너무 좋은 공원 만들었다"며 "2번에서 일 잘하는 사람들 후보로 다 나왔다. 그래서 내가 힘을 실어야겠다 생각했다. 일도 못하고 그냥 입만 가지고 하는 사람들 지지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술 더떠 강원, 부산, 울산, 진주, 충남, 대구, 창원 등 보수의 텃밭과 격전지를 가리지 않고 누볐습니다. 특히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대구 수성못을 찾았던 자리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함께 한 측근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많은 분들의 외침은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라며 "노산군에서 복위된 단종처럼 멍에는 반드시 벗겨지고 제자리로 복위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두 사람이 방문한 지역에서 선거

두 사람의 등판에 원로언론인 조갑제 조갑제TV 대표는 지난 1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이렇게 선거 운동원으로 나온 건 처음"이라면서 "그냥 투표장에 가자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를 찍자 하는 이야기는 정치사상 처음이고 관례를 무너뜨리는 거다. 이는 옳지 않죠. 대통령은 국민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국가 원수 아니냐. 정파적 입장에 서면 안 되고, 입장에 서더라도 구체적으로 누구를 찍어라 하는 것은 위험하다. 전직 대통령답지 않다"고 질타했습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직 대통령은 국민 통합에 나서는 게 맞는 도리인데 지금 하는 전직 대통령들의 행보는 전직 대통령답지 않다"고 비판의 글을 적었습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법적 제한을 풀어주라고 이 대통령과 오찬 시 요청한 내가 머쓱해진다"며 "그렇게 해서라도 국민 통합의 물꼬를 트자고 요청한 내가 할 말이 없어지는 요즘이다"고 적었고, 김성태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또한 "현재 보수 진영이 분열돼 있는 상황에서 두 전직 대통령이 나섬으로써 확고한 보수 진영 결집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이걸 중도무당층까지 확장력을 가져가는 소구력이 있냐, 없냐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좀 더 있어봐야 할 것 같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러다 윤석열-김건희도 나와서 선거운동하는 그런 세상이 올까봐 두렵다"고 개탄하면서 "탄핵당한 박근혜, 범죄자 이명박이 자숙하지 않고 하는 언행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엄격한 심판을 해서 오히려 마이너스 결과로 나타나리라고 본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마치 자신들이 보수 결집의 '치트키'라도 된 것 마냥 선거판에 모습을 드러내 특정 후보들의 손을 잡으며 "내가 왔으니 표를 달라"는 식의 퇴행적 정치를 재현했습니다. 하지만 과거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리던 과거의 영광을 맹신한 탓이었을까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방문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려 했던 대부분의 지역에서 민심은 차갑게 그녀에게 등을 돌렸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전통적 지지 세력이 있는 경남과 대구를 제외한 사실상의 전멸, 박근혜 개인이 가진 정치적 자산이 이제 마이너스 수준으로 파산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지표'라는 평이 나오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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