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됐지만 웃지 못한 전재수 당선자... 꽃다발도 마다했다

부산광역시장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제1의 해양 도시인 부산광역시의 시정을 책임지는 광역자치단체장입니다. 부산을 세계적인 물류·금융·해양 산업의 중심지로 이끌며, 글로벌 허브 도시 관련 법안 추진 등 중앙 정부 및 국제 사회와 협력해야 하며, 330만 명이 넘는 부산 시민의 민의를 대변하고, 청년 일자리 유출 방지 및 고령화 문제 등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중추적인 역할해야 하죠.

4일 새벽, 8시간이 넘는 개표 끝에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한 자릿수 격차(2.62%P)로 이겼습니다. 하지만 전재수 당선자의 표정은 어두웠습니다. 준비된 꽃다발도 마다한 전재수 당선자는 "기쁨보다 먼저 가슴 한켠이 무너져 내린다"면서 "한편으로 오늘 시민 여러분이 내려주신 선택의 무게를 가슴 깊이, 매우 무겁게 받아들인다"라고 말했죠.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광역의회 의석과 기초단체장을 모두 파란색으로 채웠던 '어게인 2018'의 장면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북구갑 보궐선거 역시 자신을 대신한 하정우 민주당 후보가 아닌, 1,425표 차(1.7%p)로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죠. 이것이 광역단체장 탈환에도 전 당선자가 "왜 우리의 절박함이 더 닿지 못했는지 처절하게 성찰하겠다"며 웃지 못한 이유입니다.
부산시민들은 교차 투표를 통해 균형을 잡았다

12·3 내란과 이재명 정부 집권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6·3 지방선거에서 부산 지역의 유권자들은 교차 투표를 통해 균형을 선택했습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정권 심판'을 외친 국민의힘을 되레 심판한 반면, 광역의회와 기초단체장에선 민주당에 일방적으로 몰표를 주지 않았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보면, 부산 16개 구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원도심과 동부산 등에서 9곳이나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민주당은 낙동강벨트로 불리는 서부산 등 7곳을 가져갔죠. 하지만 광역의회 선거에선 국민의힘이 비례 포함 30석 이상을 확보한 반면, 민주당은 10여 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번 선거로 부산시에 입성할 전재수 당선자는 퐁피두 미술관 부산 분관 설립 등을 대표적 혈세 낭비로 꼽으며 박형준표 시정의 대대적 손질을 예고했는데, 국민의힘이 우세인 광역의회의 벽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당장 마주하게 됐습니다. 만약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면 전재수 당선자가 예고한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도 더뎌질 수 있는 상황이죠.

그래도 전재수 당선자에게 일말의 희망은 있습니다. 민주당이 부산시장 선거를 탈환한 건 무려 8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입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부산의 정치 지형 변화죠. 그동안 부산은 한 당이 사실상 독식하는 구조였습니다. 2018년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빼면 이후 민주당은 연달아 완패해왔습니다.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부산 유권자들은 압도적으로 국민의힘을 지지했고, 12.3 비상계엄과 탄핵을 거쳐 진행된 심판 성격의 대선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득표율은 40% 턱걸이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로 지형도가 달라졌습니다. 이를 두고 부산시장은 중앙정부의 지원을 당겨올 힘이 있는 인물 경쟁력을 높게 보면서, 행정부와 입법부 모두 여당 독주 상황에서 이를 견제하려는 심리가 동시에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눈여겨 볼 대표적 사례는 시장 선거와 구청장, 보궐이 동시에 열린 북구입니다. 투표율이 무려 70.2%(부산 평균 62.1%)에 달한 부산 북구에서는 부산시장은 '민주 전재수', 북구갑 보궐선거는 '무소속 한동훈', 구청장은 '민주 정명희'가 표를 받는 상황이 벌어졌죠. 실제 한동훈 후보 지지자 단체채팅방에는 시장은 전재수를 찍었다는 글이 여러 개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교차투표 현상이죠.

국민의힘은 부산시장과 북구갑에서 패배하면서 보수 재편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윤석열과 비상계엄, 나아가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내려놓지 못하는 장동혁 지도부 체제로는 부산마저 내줄 정도로 한계가 뚜렷해 보입니다. 탄핵과 중형을 받은 박근혜·이명박씨 등 전직 대통령까지 끌어들인 부분도 중도층 확장에 걸림돌이 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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