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ㅅㅂ', 민주당은 'ㅂ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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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그렇듯 정치권은 우리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희망을 '박멸'시키고자 불철주야 노력을 하고 계십니다. 먼저 끝판왕의 등판을 공시해 둔 한나라당 이야기부터 시작해볼까요?

박근혜를 초이스하느냐 마느냐  ⓒ한나라당

  우선 한나라당 내부 기류가 복잡하게, 그리고 빠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무수히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한미 FTA 비준안 강행 처리와 최구식 의원 비서의 선관위 DDos 공격으로 민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매몰차게 한나라당에게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결국 최고위원들과 홍준표 대표의 사퇴로 현 체제는 종말을 고했으며, '영포대군' 이상득 의원과 홍정욱 의원이 내년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하였습니다. 당내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대위 체제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데요. 자,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조선껀 자료로 쓰기 싫었지만..블로그에 불을 밝히기 위해... ⓒTV조선

 현재 한나라당은 차후 구성될 '박근혜 비대위'의 권한을 놓고 각 계파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 대립의 핵심은 바로 내년 총선의 '공천권'이라고 규정지을 수 있죠. 우선 한나라당은 박근혜의 비대위를 위해 전국위를 소집하여 당헌, 당규까지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의 구원투수라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지요. 하지만, 문제는 등판 후 입니다.

[한나라당의 현 상황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T군이 작성한 위기의 한나라당, '박근혜 Help me!'로!]

  친박계에서는 내년 총선까지 박근혜 전 대표 중심의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고, 비대위에 공천권을 포함한 전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의 위기 상황에서 전면에 나서는 만큼 책임에 맞게 권한도 부여해달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당의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열기 보단 전국위원회를 소집하여 비상대책위원회에 전권을 주는 것을 의결하고 박 전 대표를 위원장으로 추대하여 힘을 몰아주자는 것이지요.

재창당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하는 쇄신파 모임 ⓒ뉴시스

 하지만 쇄신파의 의견은 다릅니다. 비대위는 전당대회 준비기구로 국한되야 하며, 애초의 목표인 '재창당'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쇄신파의 핵심인 정두언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당권이 여기서 저기로 옮아가는 게 쇄신이 아니며 국민 눈에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꼬집었고, 권영진 의원 역시 인터뷰에서 "당권을 장악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탐욕스러운 사람이 있다면 박근혜식 쇄신의 1차적인 대상이 돼야 한다"며 “당헌을 개정해 전권을 가진 비대위를 총선까지 끌고 가자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충신이 아니라 간신이 하는 짓”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외에도 쇄신파는 “유신헌법적 비상대권을 달라는 거냐”, “독재자의 딸다운 발상이다”등 친박계의 주장에 대해 강력한 반발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나라당의 두 잠룡.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 ⓒ아이뉴스

 당내 대선예비주자들 또한 '박근혜 체제'에 제동을 걸고 나선 상태입니다. 정몽준 전 대표는 "전당대회를 재창당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박근혜 비대위'로 총선을 치르는 것을 반대했고, 김문수 경기도지사 역시 박 전 대표와 당 밖의 정치세력이 공동의장을 맡는 비상국민회의 소집을 제안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박근혜 측에서도 강수를 뒀습니다.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기자와 만나 "박 전 대표가 나서서 당의 위기를 구해달라고 요구해놓고 흔든다면 뭘 하라는 말이냐"며 "당내 컨센서스가 형성되지 않으면 박 전 대표는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하네요.

대표직을 사퇴하는 홍준표 대표 ⓒ세계일보

 이렇듯 대표적인 한나라당의 잠룡 3명은 '홍준표 체제' 붕괴 이후 각각의 의견을 3갈래로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에 따라 많은 의견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결국 국민들의 눈에는 한나라당이 현 상황의 본질인 '쇄신'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총선, 그리고 차후 대권을 놓고 각 계파의 이익을 따지는 모습으로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죠. 한나라당은 뒤로 보나 옆으로 보나 한나라당입니다. 사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도 어짜피 출마해봤자 당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미리 '꼼수'를 쓰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거든요. 최소한 T군의 눈에는. 자, 일단 이렇게 회전문 밀고 있는 한나라당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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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모자라서 전대에서마저 폭력사태를.. ⓒ민주당

 자, 이제 민주당으로 넘어가 볼까요?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2중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현재 한나라당의 이러한 자중지란 속에서 이 상황을 기회로 삼아 나아가야 할 민주당 마저 한나라당처럼 자중지란 'Ctrl+C, Ctrl+V'입니다. 시민사회와 야권진영, '민주진보진영'에서는 10.26 보궐선거 당시 단일화와 협력 등을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탄생시키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원래는 민주와 진보진영 전체를 아우르는 대통합을 목표로 출발했지만, 통합진보당이 출범함에 따라 야권은 두 갈래로 재편되게 되었죠. 

민주당의 임시전국대의원대회 현장 ⓒ연합뉴스

 민주당은 1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임시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혁신과 통합'이 주축인 시민통합당과의 합당과 한국노총, 시민사회 등 민주진보세력과의 통합에 대한 찬반투표를 하였습니다. 통합 찬성파들과 반대파들간의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진통 속에 통합안이 표결에 부쳐져 가결이라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개표 결과를 놓고 정족수 충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어 최고위원회의와 전당대회 준비위를 거쳐 당무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통합안 가결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려 결국 가결을 선포했습니다.  

주먹은 국회의원만 쓸 줄 아는 것이 아니다! ⓒ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통합 반대파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단상을 점거하려고 시도하는 바람에 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격렬하게 대치하는 등 폭력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통합 반대파 대의원들이 당직자를 폭행하는가 하면, 액젓과 액체비료도 투척했죠. 욕설이 난무하고..대의원증 교부를 하고 있던 여성당직자의 뺨을 후려치고...그야말로 폭력과 대혼전으로 얼룩진 전당대회였습니다. 자유선진당에서는 이를 두고 '전당대회가 국회폭력을 예행 연습하는 곳이냐'며 강도 높게 비판했죠. 

UFC 진출을 모색하는 대의원님들 ⓒ한겨레

 정말 가관은 한 대의원이 철제의자를 집어던지며 "우린 이제 한나라당 찍을거야!"라고 외쳤다는 겁니다. 민주당에서 어떤 기준으로 대의원을 뽑는 지는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의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의원'씩'이나 되시는 분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정말 놀라웠습니다. T군은 이번 소요사태를 보면서 한나라당보다 조금 '덜'할 뿐이지 결국 그 나물에 그 밥인 '민주당'을 다시금 확인했으며 그들이 한나라당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확고히 하게 되었습니다.

통합진보당의 심상정, 이정희, 유시민 공동대표 ⓒ머니투데이

 정국이 빠르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홍준표 대표 사퇴 이후 '박근혜 체제'를 놓고 이권다툼을 하고 있는 상황이구요. 제1야당인 민주당은 통합을 결의하기 위한 임시전국대의원회에서 추잡한 꼴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통합연대가 합당하여 통합진보당이 탄생하였습니다. 과연 국민들은 어느 곳에 희망을 품어야 할까요? 답답함이 배가 되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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