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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박근혜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녀가 가졌다고 떠들어대는 원칙과 소신은 자신의 이익이 결부되었을 때만 작동하는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자면 사학법 문제라던가, 미디어법이라던가. 자신의 이익과 관련된 것에서는 '발끈'하고, 평상시 정치 현안 등에서는 수첩에 적혀오지 않은 것은 절대 말하지 못하는..전형적인 이미지 정치인 박근혜. 몇몇 사람들은 그녀가 아버지 박정희보다도 뛰어난 리더십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라고 말하지만, 겨우 20대인 저의 눈에도 박근혜는 깜냥도 아닙니다. 대중들이 갖고 있는 박정희에 대한 향수. 그걸로 끝.
현재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5.16발언'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지난 1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토론회에 참석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5.16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 "돌아가신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하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5.16은 구국혁명"이라고 말했던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죠.
우선 다른 대선후보들이 신났습니다. 여, 야를 가리지 않고 박근혜 때리기에 나섰는데요. 문재인 상임고문은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인권을 유린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쿠데타를 옹호하는 비민주적 인식에 국민들은 불안하다"고 일침을 가했으며, 손학규 상임고문은 "정말 불쌍하다. 홀로 유신의 섬에 살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새누리당 쪽도 덜하진 않습니다. 박 전 위원장을 향해 ‘유신통치의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던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헌정을 총칼로 유린하고 권력을 찬탈한 그 행위가 쿠테타”라고 비판했고,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쿠데타는 아무리 수식어를 붙여도 쿠데타”라고 혹평했으며, 김문수 경기지사 역시 “탱크를 갖고 한강을 넘어 정부를 접수하는 것은 쿠데타”라고 지적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손학규 상임고문의 말이 무척 와닿습니다. 박정희의 딸이자, 그 시절 어머니 대신 퍼스트 레이디의 역할을 맡아야 했던 박근혜의 한계가 바로 이 것이 아닐까 합니다. '경제민주화'라는 말로 아무리 자신을 포장하려고 해도 감출 수 없는 진실은 그릇된 역사관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정희에 대한 역사의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립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공과 과는 명확히 구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박정희는 강력한 리더십(이것이 쿠데타로부터 기인한 군의 힘이라 할지라도 어쨌건)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경제를 크게 발전시켜놓았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국가의 발전이라는 미명 하에 고통과 희생을 감수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대한민국의 발전은 박정희가 아니라 공장에서 미싱을 돌리던, 월남전에 파견되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사그러들었던 수많은 국민들이 이뤄낸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등 따십고 배부르니깐 저게 헛소리한다'고 말씀하시겠지만, 아닌 말로 전 현재 유신시대가 아닌 민주화시대에 살고 있으며, 20세기가 아닌 21세기에 살고 있습니다. 결국 세상을 보는 눈은 그 당시 먹을 것이 없어 신음하던 세대와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제가 그 당시의 시선을 갖을 필요도 없구요. 현재 대한민국이 나아갈 미래를 바라보며 끌고 나가야 합니다. 그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국민들이 해야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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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노회찬 의원의 "5.16이 혁명이면,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발언에 적극 동의합니다.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는 말이 얼마나 위험한 말인 줄 아십니까? 박근혜 전 위원장의 뇌 속에는, 커다란 위기(어디까지나 본인 기준)가 닥쳐온다면, 필요에 의해서라면 5.16과 같은 군사 쿠데타가 얼마든지 일어나도 된다는 생각이 박혀있다는 겁니다. 쿠데타라는 것은 군인의 손에 총, 칼을 쥐어주고 국민을 위협하여 국민의 주권을 부정하고 헌정을 유린한, 어떠한 명분으로도 합리화 될 수 없는 행위입니다.
박정희가 맞닿뜨리고 있던 시대적 상황? 그 상황에서 박정희의 선택이 정당하다는 결론이 내려진다면, 구한 말 제국주의 열강에 신음하던 대한제국을 일본에 팔아먹은 이완용과 같은, 일제시대 어떠한 이유에서건 일본에 협력했던 최남선, 이광수, 김활란과 같은 친일파들에게도 정당성을 부여해줘야 하는 것인가요? 12.12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 노태우가 법정에서 내란죄, 반란죄를 선고받은 것은 잘못된 일인가요? 그들도 구국의 결단을 한 것입니까? 일제가 식민통치를 하며 수치상으로나마 한반도가 그 전보다 발전되었다고 하는 논리의 뉴라이트랑 그래서 통하는 건가요?
박근혜 전 위원장의 역사관은 황당하다 못해 두렵기까지 합니다. 저런 생각을 가진 정치인이 대통령이 된다는 상상만 해도 모골이 송연해지네요. 얼마 전 전두환과 노태우가 국립묘지 안장에서 제외되었다는 뉴스가 나왔죠. 박정희 역시 엄밀히 말하면 국립묘지에서 묫자리를 옮겨야 하는 겁니다.
전 연좌제를 반대합니다. 부모의 덕이 그 자식들에게 영향이 가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부모의 악행이나 잘못이 자식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박정희는 박정희고, 박근혜는 박근혜라는 생각이 기본적입니다.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헌정을 유린하며 서슬퍼런 유신독재를 하였지만, 그 것이 박근혜에게 악영향을 주어선 안된다고 생각을 하죠. 하지만, 박근혜가 이런 식으로 나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박정희가 저지른 잘못을 미화한다면, 박근혜도 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노회찬 의원의 말처럼, 박근혜는 그에 따른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5.16 쿠데타는 대한민국 역사에 있어서는 안될 불행한 사태였으며, 박정희 정권은 대한민국 역사에 존재해서는 안될 독재정권이었습니다.
박근혜, 당신이 이루고 싶은 꿈은 아버지가 끝까지 이루지 못한 유신독재를 완성하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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