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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혁명?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사람들을 장관이라고..

자발적한량 201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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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쿠데타를 쿠데타라고 왜 말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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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쿠데타 박근혜 5.16 5·16 혁명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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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도 모르는 속담이 있습니다. 기역자 모양으로 생긴 낫을 놓고도 기역자를 모른다는 뜻으로, 사람이 글자를 모르거나 아주 무식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한, 기역자를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박근혜 정부의 장관 후보자들입니다. 그들에게는 '쿠데타'라고 쓰여진 걸 그대로 읽어보라고 해도 '쿠데타'라고 읽지 못하고 엉뚱하고 요상한 소리만 늘어놓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장관 후보자이며 곧 국무위원이 될 사람들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부끄럽기만 합니다.

박정희 쿠데타 박근혜 5.16 5·16 혁명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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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1년 5월 16일 새벽 3시, 제2군사령부 부사령관이었던 소장 박정희는 무장한 3,500여명의 병력을 동원하여 청와대를 장악, 제2공화국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하는 5·16 쿠데타를 감행합니다. 헌법재판소에서 1993년 3월, 1995년 5월, 2003년 8월 5·16이 '쿠데타'임을 세 차례나 확인시켜주었고, 교과서도 쿠데타라고 기술합니다. 

박정희 쿠데타 박근혜 5.16 5·16 혁명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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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프랑스어로 coup d'état. 정부에 일격을 가한다는 뜻으로, 무력으로 정권을 무너뜨리거나 빼앗는 일의 통상적인 지칭입니다. 보통 내부적으로 정정이 불안한 상태에서 발생하고, 지배계급내부의 단순한 권력 이동이 이루어지는 일이죠. 전세계적으로 쿠데타의 용어사용에 있어 긍정/부정적 사례로 구분하지 않고 쿠데타를 성공/실패로 구분합니다. 다른 표현으로는 정변(政變)이 있습니다.

박정희 쿠데타 박근혜 5.16 5·16 혁명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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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권력이나 조직 구조의 갑작스런 변화를 의미합니다. 사회나 정치 체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경제나 문화, 사상 등 여러 분야의 급격한 변화를 가리키는 말로도 사용하죠. 정치학에서 혁명은 권력의 급작스러운 교체를 뜻합니다. 그러나 민중의 참여로 권력의 근간 자체를 바꾼다는 점에서 일부 집단의 무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정변인 쿠데타와 구별되죠.

박정희 쿠데타 박근혜 5.16 5·16 혁명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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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쿠데타와 혁명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요? 바로 민중, 다시 말해 일반 국민들의 참여 여부입니다. 청교도 혁명, 명예 혁명, 미국 혁명, 프랑스 혁명, 7월 혁명, 신해 혁명, 러시아 혁명, 쟈스민 혁명, 이집트 혁명 등은 이름에 붙은대로 혁명입니다. 국민들이 참여하여 정치·사회적인 변화를 일으켰거든요. 쿠데타는 우리나라의 경우로 살펴볼 때 고려시대 무신정변, 위화도 회군, 조선시대 계유정난, 중종 반정, 인조 반정, 갑신정변 등이 있겠습니다. 그리고 5·16 군사쿠데타와 12·12 군사반란 역시 쿠데타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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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와 혁명의 사례들을 보시면 한번에 이해가 되지 않으시나요? 혁명의 사례들은 모두 대중들이 함께하였습니다. 하지만 고려시대 무신정변은 무신들이, 위화도 회군은 이성계 세력이, 계유정난은 수양대군의 세력이, 중종 반정은 연산군에 반발한 신하들이, 인조 반정은 광해군에 반발한 서인 세력이, 갑신정변은 김옥균을 비롯한 개화당이 일으켰죠. 대중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쿠데타의 설명에 나와있는 '지배계급내부의 단순한 권력 이동'에 딱 들어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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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변희재라는 한 네티즌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물꼬를 튼 5·16을 혁명이라 부르는 게 뭐가 문제냐'고 말합니다. 또한 박정희가 5·16 이후 선거로 집권했는데, 전세계 군사혁명 쿠데타에서 이런 사례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죠. 이러한 의견에 대해 제 답변은요. 1987년 6월 민주항쟁 뒤에 치뤄졌던 대통령 직선제에서 김영삼과 김대중이 아닌 노태우가 당선된 것을 두고 '국민들은 여전히 군사정권을 여전히 지지한다'고 말하는 것과 변씨의 말에 별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으실 꺼라고 생각하니 길게 쓰지는 않겠습니다. 아, 하긴 5·16 쿠데타를 감싸느라 프랑스혁명마저 까대는 사람에겐 기대를 하면 안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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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989년 방송에서 "5·16은 '구국의 결단'"이라고 밝힌 이후 그 견해를 끊임없이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결국 지난해 대선기간에 '5·16은 헌법을 훼손한 사건'이라는 입장을 밝혔죠. 하지만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인정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으며, 그마저도 절대 내켜서 발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아버지가 '혁명'이 아닌 '쿠데타'를 했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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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장관들이 바보여서 그런지 눈치가 보여서 그런지 다들 몸을 사리기가 바쁩니다. '홍시 맛이 나서 홍시 맛이 난다'고 말하면 되는 일인데, 눈 앞에 '쿠데타'라고 쓰여 있는 거 그대로 읽으면 되는데, 이게 한글로는 쿠데타라고 쓰여있는데, 읽을 때도 발음이 쿠데타가 맞는건지 생각하느라들 그러시나봐요.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어떻게 된게 다들 왜 이모양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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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재 통일부장관 후보자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고 본다"

조윤선 여성부장관 후보자 "역사적인 문제에 대해 판단을 할 만큼 깊은 공부가 안 되어 있다"

서남수 교육부장관 후보자 "교과서에 기술된 것을 존중한다. 그 문제에 직답을 못 드리는 이유를 이해해 달라"

황교안 법무부장관 후보자 "역사적, 정치적으로 다양한 평가가 진행 중이므로 개인적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

유정복 안행부장관 후보자 "답변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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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정홍원 국무총리 만이 "군사정변으로 교과서에 기술돼 있고, 저도 찬성한다"고 말했습니다. 과연 이런 인간들을 장관 후보자라고 할 수 있는 건가요? 대통령 눈치보느라 말 한마디 제대로 하겠습니까? 아니, 역사의 평가라구요? 법률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5·16이 '쿠데타'인 것은 의견이나 주장이 아닌 '팩트'입니다. 더군다나 교육부 장관, 법무부 장관 후보자인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정말 납득이 안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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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글에서 정말 좋은 예를 하나 들어줬더군요. 강도가 은행에서 돈을 훔쳤는데, 그 돈으로 불우한 이웃을 도운 결과 사회적 평가가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돈을 훔쳤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얘기였습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심재철 의원의 정리도 명쾌합니다. 지난해 심재철 의원은 "5.16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이 크다고 해도 5.16 자체가 쿠데타였다는 평가는 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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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을 쿠데타라고 인정하지 않으려는 무리들은 아무래도 5·16을 쿠데타라고 인정하는 순간 박정희의 모든 것이 부정되어진다고 생각하나본데, 좀 바로 보셨으면 합니다. 공과 과를 제대로 평가해야죠. 분명 박정희 정권의 업적은 많습니다. 전체적인 평가로 쿠데타 때문에 그 업적의 빛이 바랠 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업적을 깡그리 무시할 수는 없는 겁니다. 쿠데타는 쿠데타인 것이고, 업적은 업적이지요. 대국민 사과까지 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또다시 5·16에 대한 소신을 밝혀라 뭐 이런 요구 하지 않습니다. 인정했잖아요. 그런데 말이죠, 밑에 분들. 눈치 좀 적당히 보시죠. '쿠데타'를 '쿠데타'라고 읽으면 대통령이 화나서 장관 안시켜준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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