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오늘.
대법원에서는 예수님의 뜻을 따른다는 '목사'의 직분을 가진 한 사람에게 유죄판결을 내렸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십자군 알바단, 이른바 '십알단'을 이끌어온 운영자 윤정훈 목사입니다.
대법원 1부는 윤정훈 목사에게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공직선거법 위반을 적용,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윤정훈 목사가 설립한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SMC) 사무실은 주된 목적이 특정 후보자(박근혜)를 위한 선거운동, 즉 내부적 선거 준비행위 차원을 넘어 선거인에게 영향을 미치려는데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선거법에서 설립·설치 및 이용을 금지하는 선거사무소와 유사한 기관·단체·조직 또는 시설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판단은 위법이 없다"고 윤정훈 목사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윤정훈 목사.
그는 트위터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친박 인사 중 하나였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SNS미디어본부장과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새누리당원들을 대상으로 SNS 활용법 등을 강의했죠.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대형교회인 오륜교회에서 인터넷 선교를 담당하는 부목사로 시무하다 사임했는데요.
오륜교회 측에 의하면, "재직 중 목회 방향과 관계없는 개인적 성향을 수시 노출하여 시정을 수차례 지시하였지만 시정되지 않아 지난해 10월 31일부로 사직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가 운영하던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사무실은 오륜교회 바로 옆 건물에 위치하고 있었는데요.
이 SMC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정치·종교·경제계를 상대로 한 SNS 전략 상담이 주된 업무라고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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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사회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나는 꼼수다(나꼼수)' 폐지를 위해 애플 본사에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인데요.
그는 "풍자와 허위사실 유포는 다르다"며 나꼼수의 폐지를 주장해왔습니다.
나꼼수에서도 윤정훈 목사의 활동을 공격했었는데요.
그가 운영하는 온라인 선교활동을 분석해보니 종교적 트윗이 아니라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트윗을 적극적으로 날렸다며 그의 활동에 '십알단'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이에 대해 윤정훈 목사는 호기롭게 그 호칭을 그대로 받아들여 사용해 오다가 이후 '국민행복단'이라는 이름으로 바꿨죠.
그는 주로 당시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공격하며 그를 '1%를 위한 후보'로, 박근혜 후보를 '늘 민생을 걱정하는 99% 중산서민의 진정한 후보'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인혁당 무죄는 조작된 것이니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근거없는 허위사실까지 동원해가며 박정희 정권과 박근혜 후보를 두둔했죠.
TV토론에서 박근혜 후보가 전두환에게 받은 6억원이 논란이 됐을 당시 "박 후보는 6억원을 모두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병원인 새마음병원에 썼다. 무료로 치료 받은 이들의 자존심을 생각해 생활비로 썼다고 혼자 뒤집어 썼다"며 눈물겨운 박근혜 사랑을 보여왔습니다.
정치적 발언 외에도 그는 MBC '100분 토론'에 나와 "성경에서 동성애자를 죽이라고 했다"는 발언을 하여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국은 그동안 동성애 청정지역"이라는 말을 했고, 자리에 있던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청정지역이라는 말 자체가 동성애를 하면 더럽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게 바로 차별"이라고 반박하기도 했죠.
이랬던 그는 뒤늦게 올해 10월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에게 사과를 했었습니다.
"새누리당이 해준 것이 없고, 피해만 봤다. 이런 결과를 원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한 그는 "내가 올린 글들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사과를 해야 할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름만 SNS 본부장이었을 뿐, 정작 새누리당 공식 SNS 선거는 다른 인사가 다 했고, 나는 오히려 배척당했다"고 말해 토사구팽 당했음을 고백한 윤정훈 목사.
마지막으로 그는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와의 3각연계 의혹에 대해 "그들이 알아서 퍼나른 것"이라고 부인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가 개신교인으로서 같은 십자가 밑에 서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부끄럽습니다.
과연 그가 벌여온 일련의 행동들이 자신이 섬겨야 할 십자가를 바라봤을 때 부끄럽지 않을까요?
십자가를 짊어지고 많은 이들의 아픔을 나누며 앞서가야 할 '목사'의 직분을 가진 자가 권력이라는 마약에 취해 헤롱댔던 모습을 보며 그에게 세상이 내린 '집행유예'라는 판결은 세상의 벌보다 더욱 커다란 하늘의 벌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사안에 대해 내려지는 처벌이 겨우 집행유예 정도라면, 추후 있을 각종 선거에서 얼마든지 또다시 이러한 범죄를 저지를 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행유예 한번 받고 선거에서 이기는 게 낫지 않을까요?
어찌되었던 시간이 갈수록 박근혜 대통령을 만든 지난 대선은 민·관·군이 서로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만든 최악의 부정선거임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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