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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폭탄테러 사건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자발적한량 2014.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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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폭탄테러가 발생했습니다.

16잏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동부의 국경도시인 타바에서 일어난 사건이구요.

한국인 관광객 탑승 버스를 대상으로 일어난 폭탄테러로 인해 탑승 중이던 33명 중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번 테러는 타바의 국경 검문소 통과를 위해 대기 중이던 관광버스에 

경찰로 위장한 20대 초반의 테러범이 올라타 폭탄을 터뜨렸다고 하는데요.

테러를 당한 이들은 충북에 위치한 진천중앙교회 신도들이고, 성지순례 중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번 사건을 두고 많은 이들의 시선에 사뭇 불편함을 느낍니다.

좀 정도가 지나친 분들께서는 '잘 죽었다' 식의 반응마저 보이는데요.

댓글을 읽다보면, '그들을 하나님 품을 데려다 준 테러범은 천사일꺼야'와 같이 비아냥거리는 댓글들이 무수히 많더군요.


우선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 지역이 여행제한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었다는 것이지요.

2012년 성지 순례 중이던 한국인 관광객이 납치됐던 적이 있고, 

그 이후 이 지역은 2단계 여행 자제에서 3단계 여행 제한으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3단계까지는 강제조치가 없구요.



전 이번 사태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이번 성지순례를 맡아 진행한 여행사인 두루투어 측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성지 순례객들은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등 3개국을 거치는 11박 12일 코스 상품을 300만원 대에 판매해왔는데요.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에 위치한 이 여행사는 기독교 순례 여행 전문업체입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이른바 '출애굽' 일정이라고 하여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하는 루트였습니다.

밤에 산행을 시작해 험준한 시나이산을 올라가 정상에서 일출을 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는데요. 

이 지역은 성지순례 코스 중 많은 이들이 인상 깊은 여행지로 손꼽는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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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시나이산 방문 후 안전하게 카이로-예루살렘 구간을 항공을 통해 이동하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하나는 타바를 통해 육로로 이동하는 편이 '출애굽' 여정에 가깝다는 상징적 이유가 있고,

또 하나는 관광버스로 이동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금전적 이유가 있씁니다.

이러한 루트는 관광객들의 요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여행사에서 구상해 낸 루트였겠죠.

금전적 이유를 염두해 둔 채 상징적 이유로 홍보할 수 있는 상황이니까요.


하다못해 편의점에서도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은 판매할 수 없습니다.

지속적으로 성지순례 상품 판매를 진행해 온 여행사가 여행제한지역 지정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두번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진천중앙교회 목사·부목사를 비롯한 교회 관계자입니다.

이번 성지순례팀은 교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3년간 준비한 끝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3년동안 이를 준비하면서 이 지역이 여행제한지역으로 설정될만큼 위험한 지역인 것을 몰랐다? 글쎄요...


여행제한지역을 찾아갔다는 것에 많은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여행제한지역을 아무렇지도 않게 일정에 포함시킨 여행사에 가장 먼저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요?

성지순례에 참여했던 이들은 아마 2012년에 성지순례객이 납치됐던 사실이 있었는지도 몰랐을 겁니다.

젊은 층처럼 인터넷 등에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세대가 아닌, 

성경 속에서 읽기만 한 장소를 실제로 가본다는 것만으로 들뜬 한 시골의 한 교회 신도들이죠.

여행사에서 과연 이들에게 이 곳이 위험한 지역이라고 자제를 권고 했을까요?




이번 사건은 당연한 인재입니다.

우선 이번 사건은 한국 관광객을 타겟으로 하고 벌인 테러가 아닌,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테러를 하여

이집트 당국을 곤경에 빠트리고자 한 테러 단체의 정치적 행위입니다.


두번째로 돈에 눈이 멀어 위험지역으로 가는 여행일정을 판매해온 여행사와, 

신도들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주지 못한 교회 관계자입니다.

여행에 동반한 이들도 좀 더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여행에 참여한 부분은 책임을 회피할 수 없겠죠.




하지만 마음이 참으로 불편한 것은,

이번 사건이 과거 분당 샘물교회 교인들이 해외선교를 가 타 종교시설에서 땅밟기 기도를 하는 등

타 종교를 무시하고 짓밟는 몰지각한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만약 그들처럼 행동했다면, 오히려 제가 앞장서서 이들을 비판했을테지요.


이들은 테러를 당했고, 사람의 소중한 목숨이 사라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아냥거리면서 조롱하는 모습, 상당히 불편합니다.

개신교는 이미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죠.

순교니 뭐니 해가며 이들을 감싸고 싶은 생각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사태에 대한 많은 네티즌들의 시선은...잘못돼도 너무 잘못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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