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중앙일보
노량진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빙수집에서 순번을 기다리는 동안 뉴스목록을 보다가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부터 닷새 간 여름휴가 일정에 들어간다는 뉴스1의 기사를 접했습니다. 제목을 보는 순간 정말 어이가 우주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뛰쳐나가는 기분. 첫번째로는, 현재 메르스로 인해 국가 전체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휴가를 간다는 것이 이해가 안됐고, 6월 중순인 이 시점에 여름 휴가라니...아무리 생각해도 수긍하기 어려운 시점이었습니다. 네티즌들 역시 같은 생각이었겠죠.
댓글 내용은 제가 처음 뉴스 제목을 접했을 때의 감정을 모두 알고 있다는 듯이 비난일색이었죠. 그리고선 기사 내용을 쭉 읽어보다가 순간 멈칫했습니다. 바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가 발생한지도 벌써 100일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이라는 대목. 세월호 침몰 참사가 발생한지도 벌써 100일? 어라 싶었습니다. 밑으로 내려가면 또 하나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공석 중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현재 분명 김종덕 장관이 있는데...이미 머릿 속에선 상황이 종료됐습니다. 밑으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확신이 생겼죠. 이건 작년 기사다. 하지만 14일 실시간 검색어 1위에는 '박근혜 휴가'가 올랐습니다.
박근혜 휴가 메르스 기레기 인터넷 매체 네티즌 오보
출처: 네이트
제가 본 뉴스1의 보도가 첫 기사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현재는 확인을 위해 검색을 해봤으나 보이지 않네요. 결국 이 일은 작년에 작성된 기사가 잘못 발행된 헤프닝으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한국 네티즌들의 수준. 현재도 해당 기사의 댓글을 보면 '저 년은 정말 보통 미친년이 아니다' '메르스 걸릴까봐 청와대 밖으로는 못나가나봄' '등등 오만가지 악플이 달렸습니다. 과연 이들은 기사를 읽었을까요? 기사의 다섯번째 줄까지만 읽었어도 해당 기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텐데...답은 둘 중 하나입니다. 난독증이거나 기사를 읽지 않았거나.
굳이 박 대통령을 커버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냥 법적으로 그러니까 부르는거지 개인적으론 대통령이라고 불릴 자격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분명 비정상적인 네티즌들 많습니다. 박근혜를 비난하기 위해서는 타당한 이유와 논리를 갖는 것이 먼저 아닐까요? 기본적으로 기사조차도 읽지 않고 욕이 난무하는 악플부터 달고 보는 네티즌들.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고 그 사람들 뇌 수준이야말로 닭대가리 같습니다. 어줍지 않게 행동해서 일베충들한테 '좌좀' 소리나 들을 소재 제공해주고, 아주 좋습니다. 왜 저러고 사는 지 모르겠네요.
박근혜 휴가 메르스 기레기 인터넷 매체 네티즌 오보
출처: 국민TV
두 번째로는 언론이라고 부르기에도 아까운 인터넷 매체들. 뉴스1 포함입니다. 제가 본 기사는 뉴스1의 장용석 기자가 송고했네요. 정신 좀 차리세요. 도대체 생각을 하고 송고를 하는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네... 그 이후 수 많은 인터넷 매체들이 어뷰징을 하기 위해 기사를 재편집해서 내보냈습니다. 기자 이름은 '온라인이슈팀' 등 온갖 해괴한 이름을 써가며. 검색유입을 위한 무분별한 어뷰징을 위해 진짜 기사 같지도 않은 기사를 ctrl C + ctrl V 해서 내보내는 인터넷 매체들 참 많죠. 기자라는 직업명을 기레기로 바꾸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이들. 진짜 부끄러운 줄 아세요.
말이 언론이지 블로그만도 못한 사실확인 과정을 거쳐 뉴스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상에 띄워 검색유입을 통해 광고 수익을 얻어내려고 하는 매체들. 분명 패가망신 하는 날 있을 겁니다. 개나 소나 기자증 목에 달고 다니니 이건 뭐...기자증인지 개 목줄인지...
덕분에 일베충들을 비롯해서 보수 성향의 네티즌들은 신났습니다. 저것 보라고 좌좀들 대통령 휴가간다고 선동질 한다고...자승자박입니다. 이어졌던 주말의 편안함이 저녁에 와서 싹 사라져버렸습니다.
박근혜 휴가 메르스 기레기 인터넷 매체 네티즌 오보
박근혜 휴가 메르스 기레기 인터넷 매체 네티즌 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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