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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김한길·동교동계 나가는 더불어민주당, 진정한 국민의당 되길

자발적한량 2016.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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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동교동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치사 야당 김대중 노무현

더불어민주당에서 본격적인 이합집산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불순물 정제 기능이 작동하고 있죠. 안철수 의원을 시작으로 김한길 계열, 그리고 드디어 그동안 제1야당의 본진 역할을 해오던 호남의 맹주였던 동교동계마저 탈당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습니다.


언론에서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대표를 비롯해 이석현 국회 부의장과 전병헌 최고위원 등이 동교동계의 좌장 격인 권노갑 상임고문과 회동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권 고문에게 탈당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권 고문은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른 동교동계 인사들의 반응은 '이미 늦었다'라고 하구요. 권노갑 고문을 비롯해 박지원 전 원내대표 또한 탈당 쪽으로 마음이 굳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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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 당시 고 김대중 대통령이 야권에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던 시절부터 그를 따르던 가신그룹을 지칭합니다. DJ의 자택이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했기 떄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죠.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양김'이라고 불렸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상도동계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정치파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상도동계와는 라이벌 관계였죠. 김대중 대통령이 동교동계 해체를 선언한 바 있지만 여전히 언론에서는 이들을 '동교동계'라고 부를 만큼 한국 정치사에서 이들의 의미는 상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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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사를 살펴보면 이승만-박정희(경북 구미)-전두환(경남 합천)-노태우(대구)로 이어지는 친일·군사독재세력의 전통적 지지 기반은 결국 경상도였습니다. 민주화운동에 한 평생을 투신하다 대통령직에 눈이 멀어 이들과 야합을 한 김영삼(경남 거제) 역시 경상도라는 공통분모가 있었죠. 그나마 김영삼과 상도동계가 합류하면서 친일·군사독재라는 색채가 약간 희석되긴 했지만요. 이 단단한 벽에 전라도(호남)은 피해의식이 상당했습니다. 더군다나 광주 민주화 운동이라는 피로 얼룩진 끔찍한 경험까지 더해졌으니...길고 긴 투쟁의 시간 끝에 충청도 세력(김종필과 자민련)과의 연합으로 대통령이 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호남의 아픈 역사가 한편으론 애잔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영남·호남의 극명한 지역갈등 속에 돌연변이 같은 존재가 등장했으니 바로 노무현입니다. 그는 출신지역이 경상도(김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정치권에 발탁한 김영삼이 삼당합당을 하자 그와 결별하고 독자적인 노선을 걷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한 배를 타게 됩니다. 그가 만약 자신의 출신지역인 영남의 여느 정치인들과 같았다면 나가는 선거마다 떨어져서 붙은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의 텃밭인 영남에 민주당의 깃발을 꽂으려 했으니 얼마나 바보같았겠어요. 하지만 그런 그의 진심이 통했고 결국 그는 제16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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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된 노무현은 자신의 정치인생을 정당정치에도 투영시키려 노력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지역을 대표하는 정당이 아닌 '전국정당'을 표방한 열린우리당이었죠. 이 열린우리당의 주축은 영남의 기성 정치인도, 호남의 기성 정치인도 아니었습니다. 김근태·정동영·유시민·천정배·정세균 등 시민사회·민주화운동세력·동교동계가 아닌 호남 정치인 등 그야말로 비주류의 집합체였죠. 하지만 그들에게 한화갑 등의 동교동계, 즉 기성 호남정치인들이 자행한 것은 숙적인 한나라당과 손을 잡고 노무현의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키는 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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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이후 정권을 다시 이명박과 한나라당에게 빼앗기고 뒤이어 박근혜에게도 패배하면서 야권은 끊임없이 이합집산을 거듭합니다. 수권을 위해 야권은 힘을 모아야 했는데, 이미 열린우리당 출신들은 동교동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한 상태였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안희정 충남지사. 이미 야권은 전통적 호남세력 뿐이 아닌 수 많은 계파가 모인 결사체가 된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동교동계의 목소리는 예전같지 않았습니다. 권노갑과 함께 '양갑'이라고 불린 한화갑이 한광옥과 함께 지난 대선 박근혜 지지를 선언하는 '변절'을 자행하며 대열에서 이탈하기도 하고, 뭐 그덕에 한화갑은 한반도평화재단 총재, 한광옥은 국민대통합위원장이라는 배신의 보은이 주어졌죠. 이런 보은도 두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저들에게는 '전라도를 대표하는 이른바 동교동계마저도 박근혜를 지지한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이들이었거든요.


하지만 이들의 배신을 단순한 개인의 움직임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 권노갑 고문 등 많은 동교동계가 야권에 남았지만 자신들의 영향력이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점은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시대적 흐름에 불만을 갖게 했을 것입니다. 김무성·서청원 등의 상도동계 비롯해 김영삼이 발탁한 김문수·이재오·홍사덕·홍준표·오세훈은 새누리당의 주요 인물로 큰소리치는데, 자신들은 마치 지난 시대의 산물, 지역감정의 잔재처럼 치부되는 것이 분하고 원통했을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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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게 경상도 출신의 야당 대표인 문재인은 더더욱 눈엣가시 같았을 것입니다. 마치 자신들이 차려놓은 밥상을 빼앗긴 것 같은,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버는 것 같은, 객이 안방 차지하고 큰소리 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수 있죠. 뭐, 야당의 지지 기반이 어찌됐던 아직도 호남지역이라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요. 이러한 불만이 안철수-김한길의 새정치민주연합 하에서는 약간 누그러졌다가도 노무현의 뒤를 이어 문재인이 등판하자 드디어 폭발하게 된 것입니다. 그 예고편은 문재인-박지원의 치열하다 못해 과격하다 싶을 정도로 과열됐던 지난 전당대회였죠. 문재인이 승리해 대표직을 거머쥐는 순간 동교동계의 이탈은 이미 예견되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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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한화갑, 한광옥처럼 변절을 하지는 않았지만 권노갑 고문 등 나름 무게감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마저 탈당을 결행하려 한다는 소식은 약간 의외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잘되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체질개선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표창원과 같은 신세력을 발탁하는 것이 바로 그거죠. 더이상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을 텃밭으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안철수를 필두로 하여 윤여준, 김한길 등의 국민의당이 알아서 빨아들이는 '스폰서 검사' 한승철 전 검사장, 북풍사건 관련자인 김동신 전 장관 등 '기라성 같은 우리 사회의 최고급 인재'들을 잘 솎아내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지역주의에 기대려는 한국정치의 유령과도 같은 동교동계와도 자연스럽게 결별하면 됩니다. 더이상 호남에 기대는 지역정당이 아닌 영호남과 수도권을 아우르는 전국정당, 진정한 '국민의당'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힘으로 부디 다음 총선과 대통령선거에서 '이길 줄 아는' 정당이 되길...진심으로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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