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데 탄생 100돌 기념우표를 만드나...
어처구니없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1917년생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생 100돌을 맞이해 기념우표를 발행할 계획을 세웠다고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우정사업본부가 내년 9월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 우표 60만 장을 발행하기로 한 것을 확인한 사실을 밝히며 "취임 기념을 제외한 대통령 주제 기념우표 발행이 중단된 시점에서 과연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이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고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신경민 의원이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 우표 발행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하자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어떤 기념 우표를 발행할지는 학계·언론계·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우표발행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며 "과거에도 위인의 탄생 기념 우표를 발행한 적이 있다"며 당위성을 설명했는데요. 그간 우리나라에서 종종 발행되어 온 대통령 관련 기념우표들을 살펴보면, 박정희·전두환 대통령 당시에는 취임 기념 우표, 해외순방 등 대외활동 홍보 우표를 발행했고,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로는 취임 기념 우표만 발행해왔습니다. 우정사업본부의 말대로라면 박정희 대통령을 위인으로 본다는 이야기인데, 글쎄요. 애시당초 박정희 대통령을 위인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을 뿐더러 대통령은 그저 국민들로부터 권력을 한시적으로 위임받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사람의 탄생을 기념씩(!)이나 하는 우표를 발행한다고 하니 더더욱 기가 찹니다.
가뜩이나 박정희 대통령이 태어난 경북 구미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박정희 우상화 사업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았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새마을 운동의 창시자, 조국근대화의 주역'이라는 문구와 함께 새마을운동 상징물이 세워져 있는 것은 기본이요, 2002년엔 구미체육관을 박정희체육관으로 이름을 바꿨고, 2011년에는 6억 원의 성금으로 5m 높이의 박정희 대통령의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구미시에서는 58억 5천만 원을 들여 2012년에 '박정희 대통령 민족중흥관'을 만들었고, 2014년엔 5,400만 원을 들여 '박정희 대통령 테마밥상 발굴·보급 사업'을 했고, 2006년부터 286억 원을 들여 '박정희 대통령 생가 주변 공원화 사업'을 진행 중이며, 2013년부터는 870억 원을 들여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28억 원짜리 뮤지컬 <고독한 결단>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고도 하죠? 아, 200억 원을 들여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근처에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도 지을 계획이라더군요. 이 외에도 박 전 대통령이 태어난 11월 14일과 사망한 10월 26일에 각각 탄신제와 추모제에 지난 7년간 쓴 돈이 모두 5억 3,3338만 원이라더군요. 내년엔 특별히 100주년 탄신제를 맞아 40억 원의 예산을 집행할 계획 중이랍니다. 시골마을이던 구미시를 재임기간동안 국내 최대 내륙산업단지로 개발시켜준 박정희에 대한 노예들의 잔치 치고는 심각하게 과도한 수준입니다.
역시 한민족! 보면 볼수록 닮은 남과 북
5·16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손에 넣고 재임기간동안 독재정치를 펼친 박정희. 그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난 10·26사건이야말로 민주공화국이 조금이나마 민주주의를 회복한 날로 기려도 모자를 판에 박정희 탄생 100주년이라뇨. 확실히 현재의 대한민국이 공주의 나라는 맞나 봅니다. 독재자의 탄생 100돌을 기념하는 기념 우표를 발행한다뇨. 아, 윗동네에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 탄생 100돌 기념 우표'를 발행한 것을 비롯해 '항일의 여성영웅 김정숙동지 탄생 95돌 기념 우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동지 탄생 기념 우표' 등을 발행한 적이 있더만요. 이젠 따라할 게 없어서 이런 것까지 따라하다니...종북세력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이런 게 종북세력이죠.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받고, 10·26사건 기념우표도 같이 합시다
다 양보해서 10·26사건 기념 우표와 함께 발행할 의향이 우정사업본부에 있다면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 우표 발행 묵인할 용의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정희가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18년간 독재를 저지르며 여대생 끼고 시바스리갈 마시다가 부하의 총에 비명횡사한 덕분에 민주주의가 기적같이 살아난 그 순간이야말로 대한민국에게는 천재일우(千載一遇)로 기념해야 할 만한 날이라고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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