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잠실서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호랑이와 쌍둥이의 한판 승부
한국 프로야구 팬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가을야구, 포스트시즌이 오늘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16 포스트시즌 진출팀은 총 5팀,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넥센 히어로즈, LG 트윈스, 기아 타이거즈인데요. 오늘부터 이틀간 벌어지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페넌트레이스(정규시즌) 4위 LG 트윈스와 5위 KIA 타이거즈가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두고 맞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다시피 10, 11일 양일동안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정규시즌 4위인 LG 트윈스의 홈구장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게 됩니다. 엘지가 1승의 어드밴티지를 받았기 때문에 두 번의 경기 중 한 번이라도 승리 또는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게 되는 상황. 이와 반대로 기아의 경우 두 경기 모두 승리해야만 넥센 히어로즈를 만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상대적으로 엘지가 조금이라도 마음 편히 경기에 임할 수 있겠네요.
결정전 하루 전이었던 어제 미디어데이가 있었는데요. KIA는 김기태 감독과 이범호, 양현종 선수가 나타났고, LG는 양상문 감독과 박용택, 류제국 선수가 자리했습니다. 가벼운 덕담도 오가는 등 전체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는데요. 하지만 승리를 향한 집념은 숨길 수 없었습니다. 이범호가 "우리는 이긴 후에도 광주를 못 간다. (고석돔 경기를 대비해) 반팔티셔츠까지 다 챙겨왔다. 꼭 이긴 뒤 넥센에 복수하러 고척으로 가겠다"고 살포시 운을 띄우자 류제국이 이를 받아 "상대 전적, 분위기 등 모든 면에서 우리가 앞선다. 먼 길 가셔야 하는데, 빨리 갈 수 있도록 해드리겠다"며 지지 않고 응수했죠. 다시금 양현종이 "모든 사람들이 알다시피 LG와 KIA는 동맹 아닌가. 항상 재밌고, 치열하게 경기한다. 기왕이면 KIA 팬들이 더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른바 '엘롯기 동맹'을 언급하기도 했고, 박용택이 "광주에서 했으면 우리가 졌을 것이지만 잠실에서 하니까 우리가 이긴다. 홈경기 승률이 좋다. 두 팀의 포스트시즌이 2002년 이후 처음인데, 그때 좋은 기억이 있었다. 당시 내가 한 경기에서 멀티홈런 포함 4타점을 올린 바 있다. 그냥 우리가 이길 것 같다. 이유 없이 이길 것 같다"고 과거 기아의 아픈 상처를 건들기도 했습니다.
노란 막대풍선과 유광점퍼로 표현되는 각 팀의 팬들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양현종이 "모두가 원정이라 많이 힘들겠다고 하는데, 잠실구장에 오면 우리를 응원하는 팬들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전광판을 넘어 1루 쪽까지 위협한다고 본다. 전광판만 LG 것이지, 나머지는 모두 KIA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이자 박용택은 "잠실에서 KIA와 경기를 하면 노란 풍선이 절반을 넘어올 때가 상당히 많다. 반칙 없이 절반씩 나눠서 응원전을 하자. 별 탈 없이 정말 깔끔하고 깨끗하고, 신나는 경기, 그리고 기왕이면 LG가 이기는 경기 했으면 한다"고 말했죠.
KIA 타이거즈 vs LG 트윈스 엔트리 및 선발 라인업
엔트리와 선발라인업을 살펴보죠.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로 엘지는 데이비드 허프를, 기아는 헥터 노에시를 내세웠습니다. 엘지의 에이스로 거듭난 허프는 對 기아전에서 2승, 평균 자책점 1.26을 기록했고, 헥터는 對 엘지전에서 1승 2패, 평균 자책점 4.15를 기록했죠. 양현종을 1차전에 내세우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있었지만 두 차례나 허프에게 판정패한 양현종을 1차전 선발로 내세우기에는 약간 부담스럽지 않았나 싶네요. 두 투수 모두 상대의 노림수 타격을 무력화시켜 6~7이닝을 2실점 정도로 막는 역량을 갖춘 에이스이기 때문에 버티기 싸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약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2차전까지 가게 될 경우 기아는 양현종을, 엘지는 류제국이 등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구요.
KIA는 임창용, 최영필, 김진우 등을 주축으로 투수 12명을 포함시켰습니다. 2경기를 모두 승리해야 하는만큼 여차하면 불펜을 풀가동하겠다는 심산이겠죠. 포수, 내야는 각각 2명과 8명이고, 외야는 6명이네요. 기아의 경우 왼손 투수가 고효준과 양현종 2명 뿐입니다. 심동섭은 최근 구위를 고려해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이네요. 포수인 이홍구를 제외한 것도 다소 의외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외야에서는 수비를 고려해 이호신을 선택한 점도 눈에 띕니다.
◇KIA 타이거즈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
투수(12명)
임창용, 최영필, 윤석민, 지크, 고효준, 한승혁, 헥터, 홍건희, 김윤동, 양현종, 김광수, 김진우
포수(2명)
이성우, 한승택
내야수(8명)
김선빈, 서동욱, 안치홍, 강한울, 이범호, 김주형, 고영우, 필
외야수(6명)
신종길, 김주찬, 나지완, 이호신, 김호령, 노수광
LG의 경우 베테랑 이동현, 봉중근을 비롯해 투수 10명을 포함시켰고 포수는 2명, 내야 8명과 외야 8명입니다. 큰 변화 없이 올시즌 후반기부터 뛰어온 대부분의 선수들이 포함됐습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타 팀에 비해 좌타자 비율이 높지 않은 점을 고려해 필승조 좌안 불펜인 윤지웅을 제외한 점, 만약 1차전에 패배할 경우 1+1 카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우규민을 대기시킨 점 등이 눈에 띕니다. 그동안 구위 저하로 인해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동현이 합류하기도 했네요.
◇LG 트윈스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
투수(10명)
우규민, 류제국, 이동현, 임정우, 진해수, 정찬헌, 허프, 김지용, 소사, 봉중근
포수(2명)
유강남, 정상호
내야수(8명)
황목치승, 오지환, 히메네스, 손주인, 윤진호, 정성훈, 양석환, 서상우
외야수(8명)
이병규, 김용의, 안익훈, 이천웅, 박용택, 이형종, 문선재, 채은성
LG 트윈스가 선점한 유리한 고지를 발판으로 넥센 히어로즈와 서울더비인 '엘넥라시코'를 펼치게 될지, KIA 타이거즈가 2승을 거두고 고척돔으로 바로 이동한 뒤 광주에서 기다리고 있는 홈 팬들에게 하얀색 유니폼을 입게 해줄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죠. 참, SBS가 오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중계하게 되면서 '당신의 선물' '생활의 달인'은 결방이 유력하며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도 결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지간하면 '달의 연인' 시작하기 전에 경기 끝내주시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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