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의 자유한국당 입당, 그들의 심장에 파고든 암세포(?)
'나는 꼼수다(나꼼수)' 진행자로 알려진 시사평론가 김용민이 자유한국당에 입당했습니다. '으읭?' 하실지 모르겠지만 정말입니다. 김용민은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4년 전 탈당했건만 선거 때마다 제1야당을 막말당으로 말아버리려고 2012년 민주당 소속 총선 후보 김용민을 화면에 소환시키는 종편들에게 어떻게 하면 감사의 뜻을 표시할까 싶어서 자유당(한국당)에 입당했다"며 자유한국당으로부터 온 문자를 인증했습니다. 김용민이 캡쳐한 이미지에는 '김용민님의 입당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명의로 보내온 문자가 보여지고 있습니다.
김용민은 입당 소감으로 "박근혜 동지, 김진태 동지, 이노근 동지! 함께 태극기가 넘실대는 세상을 건설하자"고 밝혔는데요. 많이들 아시다시피 지난 2012년 3월 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4·11 총선에서 서울 노원갑 후보로 출마했었습니다. 당시 당선이 유력했지만, 김구라와 함께 진행한 인터넷 방송 라디오 21의 '구라와 한이의 플러스 18'에서 쏟아낸 막말을 지역구 경쟁자였던 이노근 새누리당 후보 캠프 측에서 문제삼으면서 지역구를 넘어 총선 전체의 문제로 쟁점화되었던 적이 있었죠.
김용민의 이번 자유한국당 입당은 아무래도 자유한국당에 대한 조롱 의도로 보여집니다. 사실 저도 요새 "'지금이 무슨 자유당 시절도 아니고'라는 말도 못하겠다"며 자유한국당을 놀려대곤 했는데요. 김용민이 밝힌 입당 소감에서 볼 수 있듯 자신에게 씌워진 '막말' 프레임에 대한 풍자가 엿보입니다. 막말 정도는 기본 스펙으로 해서 형수 성추행 논란 등 온갖 해괴망측한 전력도 모자라 이제는 대한민국을 놓고 국정농단을 일삼고 이를 묵인하며 자신들의 안위만을 챙겨온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 무리들을 감싸려고 2012년 김용민 논란을 뒤적거려 꺼내든 종편들에게 날리는 통쾌한 잽이지요. 김용민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볼까요?
언론이 은폐하고 권력이 호도하면 국민 304명이 죽어도 그리고 그 죽음의 비밀을 감춰도 선택받는 정당, 이 정당에서 정치를 해도 했어야 했습니다. 상대가 제 아무리 논리로 사실로 파고들어도 '너 종북이지?' 이 한마디면 늘 위너가 되는 정치! 누워서 떡 먹는 정치! 출세를 하려면 자유당에서!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자유한국당은 그야말로 아연실색한 분위기입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평당원은 입당 신청만 내면 된다. 그래서 입당이 된 것"이라며 "우리도 너무 황당하다. 만약 해당행위를 하면 바로 조치할 것"이라고 밝힘과 동시에 "조롱할 목적으로 입당원서를 내 당 사무처 업무를 방해하고 당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 형사고발 등의 법적대응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윽고 당 차원에서 보도자료를 통해 "오후 8시 경기도당 윤리위 회의를 열어 김용민 당원에 대한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유당이 밝힌 제명 사유는 당원 품위유지의무 위반, 당에 대한 명예훼손, 국민 선동을 통한 민심 이탈 유발, 개인 명예훼손,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입니다. 하지만 김용민 또한 "저의 자유당원 제명 이야기가 나옵니다. 결단코 좌시하지 않겠습니다. 제명 결정 취소 및 당원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할 것입니다. 입당이 어디 장난입니까?"라고 대응하는 것을 보니 적당히 물러날 생각은 없어보입니다.
그들(자유한국당 구 새누리당)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아니, 차리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김용민의 자유한국당 입당을 보고 있자니 작년 3월 자유경제원이 개최한 제1회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논란이 되었던 '우남찬가'가 떠오릅니다. 세로드립을 사용해 이승만을 비판한 시인데, 정작 입선작으로 선정한 자유경제원에서 저자 장모 씨에 대해 위계에의한업무방해 및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ㆍ사기 혐의로 고소한 것을 비롯해 명예훼손으로 5699만6090원(업무지출금 699만6090원, 위자료 5000만원)을 자유경제원 측에 지급하라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가 각하처분이 내려졌죠?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앞세운 자유한국당은 최근 당명을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개명하면서 "당명을 바꿔 국민에게 눈속임을 하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밝힌 것을 비롯해 "우리 당에 희망의 봄기운이 돋아나고 있다"느니, "황교안 지지율 보니 국민이 새누리당 용서하신 듯"이라느니 날이 갈수록 인두겁을 쓰고는 못할 뻔뻔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에게 내려진 징계에 대해 "당과 나라를 위해서 하지 못할 일을 했다"며 "비대위원장을 마치는 날 그분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겠다"고도 했다죠? 뭐랄까요.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얘네가 진짜로 판단이 안서서 이런 헛소리를 뻥뻥 날려대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그렇게 믿고 행동하는 바보들의 합창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자유당 여러분, 니가가라 하와이 입니다. 지금 국민들은 박근혜만 꺼지라고 하는게 아니고 당신들도 같이 꺼지라고 하고 있는 거예요. 하긴...당 로고에 북한 주체사상탑 박아둔 정당한테 무슨 말을 더 하겠습니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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