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초, 두산 베어스의 김승영 전 사장이 최규순 전 심판에게 300만원에 돈을 건넨 사실이 알려지며 'KBO 심판 스캔들' '최규순 스캔들'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두산 베어스 측이 KBO에 자진신고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0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앞둔 시점에서 다음날 경기 구심을 맡은 최규순 전 심판이 술을 마시다 합의금이 필요할 정도의 사고를 쳤다며 김승영 전 사장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고, 김승영 전 사장이 이에 300만원을 빌려줬다는 내용이었죠. 당시 이 내용이 알려지며 두산 베어스는 '역시 범죄두' 등의 비아냥을 비롯해 무수한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참고인 조사를 받거나 최규순 전 심판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이 확인된 구단이 추가로 드러나게 되면서 두산 베어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KBO 전체의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최규순 전 심판에 대해서는 상습사기,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인데요. 두산 베어스(이하 두산) 외에도 KIA 타이거즈, 넥센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이하 기아, 넥센, 삼성) 등이 연루가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먼저 기아. 기아 측 관계자는 29일 "2012년과 2013년 최규순 전 심판이 요구해 직원 두 명이 각각 한 차례씩 송금한 적 있다"며 "지난주 검찰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인정했습니다. 또한 삼성 측은 30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의 직원이 지난 2013년 10월 폭행사건 합의금을 위해 금전을 빌려달라는 최규순 전 심판의 요청을 받고 400만원을 송금한 사실이 검찰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며 사과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넥센도 오늘 "지난 2013년 11월 구단의 전직 임원 계좌를 통해 300만원의 금액이 전직 KBO 심판위원의 계좌로 대여된 사실이 검찰조사를 통해 확인됐다"며 "부적절한 금전 대여로 팬 여러분께 실망과 불편함을 안겨 드려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사과문을 발표했죠.
이로써 최규순 전 심판에게 전해진 돈은 삼성 400만원, 두산·기아·넥센 각각 300만원. 검찰 관계자가 언론을 통해 "최규순 전 심판에게는 총 4개 구단이 돈을 건넸다"고 밝혔었는데, 삼성, 두산, 기아, 넥센으로 밝혀지게 되었군요. 첫 '빠따'를 두산이 두드려 맞았긴 한데, 뒤늦게 밝혀진 타 구단들에 대해 더욱 괘씸죄라 적용되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바로 KBO의 자체 조사 당시 거짓말을 했기 때문인 것이죠. 지난 3월 KBO가 10개 구단에 전·현직 심판들에게 금전을 주고 받은 사실이 있는지 공문을 보냈을 당시 이를 인정한 구단은 두산이 유일했거든요. 나머지 구단들은 '직원의 개인적인 금전 거래 관계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었다'는 핑계로 뒤늦게 말을 바꾸고 있는 상황. 어짜피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이긴 하지만 최소한 두산은 솔직하게 인정을 한 것이구요.
현재 검찰에서는 각 구단 외에 KBO까지도 수사 대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KBO가 심판과 구단 간의 의혹을 확인하고도 경고 조치만 내린 후 비공개로 사안을 종결하고 금전 거래 정황을 알고도 승부조작 의혹을 충실히 조사하지 않은 점 등을 사건 축소 및 은폐로 보고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800만 관중 시대를 연 것이 무색하게 야구계의 이러한 모습은 그간 사랑을 쏟아온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전 지난 7월 이후 야구장 직관을 가지 않고 있습니다. 두산 베어스를 사랑하긴 하지만, 아무리 사장과 비도덕적인 심판이 대가를 바라지 않은 개인적인 거래를 했다 할지라도 금전이 오간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니까요. 아직까지 직관을 가서 두산 화이팅을 목청껏 외칠 마음으로 회복이 되지 않았다고 할까요. 적폐가 꼭 엄청 커야지만 적폐가 아닙니다. 한국 프로야구에 드리워진 적폐가 이번 일을 계기로 뿌리채 뽑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KBO #최규순 심판 #두산 베어스 #기아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넥센 히어로즈 #심판 매수 #적폐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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