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재밌는 일이 생겼습니다. 포항 지진을 두고 "문재인 정부에 하늘이 주는 준엄한 경고"라고 망언을 쏟아낸 것을 비롯해 곶감을 손수 깎았다는 김정숙 여사에 대해 "감 깎을 시간에 민심의 소리를 들으라"며 온갖 망언을 쏟아내 욕을 한사발 잡순 자유한국당 류여해 최고위원이 최근 있었던 자유한국당 당무감사 결과 서울 서초갑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했습니다.
자유한국당 당무감사위원회에서 실시한 이번 당무감사는 전국 253개 당협을 영남 전 지역과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 분당으로 구성된 1권역, 1권역과 호남지역을 제외한 기타 전 지역을 2권역, 호남지역을 3권역으로 분류하여 권역별로 커트라인 점수를 정했습니다. 점수는 여의도연구원에서 한 책임당원 대상 여론조사, 당협별 19대 대선 득표율, 조직혁신 6대 과제 이행점수, 전술핵재배치 서명인수, 당 집회 행사 참여도와 함께 현역 국회의원의 경우 본회의 출석률과 법안 발의 건수, 사회관계서비스망(SNS) 소통 관련 통계 등을 두루 살펴보아 산정했죠.
그리고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이하 자유당) 당사에서 홍문표 자유당 사무총장과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이 당무감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전체 당협위원장의 30%인 62명을 교체 대상에 넣기로 한 것인데요. 당협위원장은 아니지만 현역의원으로서 당무감사 대상자가 됐던 서청원(경기 화성시갑) 의원을 비롯해 유기준(부산 서구동구), 배덕광(부산 해운대을), 엄용수(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의원 등이 당협위원장 컷오프 대상에 이름을 올렸고, 김희정 부산 연제구, 박민식 부산 북구강서구갑, 전하진 경기 성남시분당구을, 권영세 서울 영등포구을 당협위원장 등도 역시 이름이 올랐습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최고위원이기도 한 류여해 서초구갑 당협위원장 역시 대상자가 된 것.
류여해 최고위원은 종편에 패널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법조인입니다. 수원대 겸임교수이기도 하죠. 올해 초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에 의해 윤리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되며 정치에 입문한 이후 부대변인, 수석부대변인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이혜훈 의원이 탈당 후 바른정당으로 옮겨가면서 무주공산이 된 서울 서초갑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되었죠.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투표에서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합동연설 당시 맨발로 메소드급 연기를 보여준 것은 물론 태극기를 흔들며 가창력을 뽐내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죠. 이후 행보를 살펴보면 친박 성향을 보여주며 관심병 환자로 의심되는 행동을 일삼아 왔습니다. 개인적으론 대한애국당 주최 친박 집회를 개인 자격으로 찾았다가 참가자들에게 태극기 등으로 얻어맞고선 사과를 요구했다가 변희재로부터 맹공을 당했을 때가 가장 웃겼습니다. 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홍준표 대표로부터 "오버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은 적도 있었네요..ㅎㅎ
오죽 류여해의 기행이 심했으면 막장 분위기의 자유한국당에서까지 자신들의 이미지를 생각해 그녀를 버리는 결정을 했을까요. 자유당 서초갑 당협위원장 자리는 쉽게 생각해서 국회의원 보증수표입니다. 자유당 입장에선 류여해가 국회의원이 되어봤자 그다지 당에 도움이 되지 않은다고 판단했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죠. 사실 워낙 갑툭튀였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기도 합니다. 시간강사나 다름없는 겸임교수인데다 딱히 이렇다할 경력도 없는 류여해에게 서초갑 당협위원장 자리가 과분하긴 했죠.
이렇게 낙동갈 오리알 신세가 된 류여해 최고위원의 반응을 보고 있노라면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꿀잼입니다. 류여해는 당무감사 결과 발표 직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종합점수가 커트라인 점수보다 약 1점 낮다며 "당무 감사 절차 및 내용은 물론 탈락 기준 과정에 문제가 많다. 서초갑 당협위원장 박탈은 지극히 정치적인 의도에 따라 저를 희생시키려는 음모"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친홍 성향의 당협위원장, 홍 대표의 약점을 잘 아는 당협위원장은 살아남았다"며 "토사구팽 당한 당협위원장들 자리에는 친홍 핵심에 줄을 대고 낙점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이 있다"고 비난했죠. 류여해의 오열 기자회견 영상은 위에 있습니다.
류여해 최고위원의 발악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의 폭탄을 투척하고 있는데요. 막판에는 드디어 "홍준표 대표가 여자를 무시하는 마초"라며 성대결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어휴, 제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입니다. 이리하다 저리하다 결국 지 불리하면 '나 여잔데'하는 부류. 자, 류여해가 남긴 7개의 폭탄 페북 한번 살펴보실까요?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도 이번 사태가 재밌었는지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류여해 교체는 하늘의 경고였다. 한국당이 잘 수용했다. 제가 한국당 칭찬하는 날이 올 줄이야!"라며 이번 당무감사 결과에 대한 소감을 밝히는 한편 "여자 홍준표, 류여해씨 너무 슬퍼하지 말라. 보수의 최대 적폐 남자 홍준표 몰아내는 데 앞장 선다면 보수혁신의 아이콘으로 재등극할 수 있다"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저도 위로와 응원을 해드리고 싶네요. 류여해 최고위원님! 홍준표 대표에 맞서 힘차게 싸우시면서 꼭 서울시장 선거 도전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화이팅! 얍얍얍!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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