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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 다시 만나자'고 떠난 북한 예술단, 이렇게 빨리 다시 만날 줄이야
올해 초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및 남북대화에 용의가 있음을 표명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이후 빠르게 진행된 남북교류의 일환으로 지난 2월 서울과 강릉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 공연이 있었습니다. 이 공연을 위해 1월말 방남했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부터 시작해 북한 단원들과 함께 '우리의 소원' '다시 만나요'를 부른 소녀시대 서현, 이 공연을 보며 눈물을 흘리던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 등 많은 것들이 이슈화되었죠.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방남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고 화답했죠. 이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대북 특사가 11년 만에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고, 이들은 4월말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라는 엄청난 소식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뒤이어 미국으로 향한 대북 특사단은 이번엔 북미정상회담 개최 합의라는 충격적이기까지한 소식을 들려줬죠.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받는 순간이었습니다.
한편, 대북 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했던 자리에서 북한은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의 평양 방문을 요청했습니다. 북한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이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방남했던 것처럼 말이죠. 이후 통일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가 공연 추진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했고, 작곡가 겸 가수인 윤상 용인대 실용음악과 교수를 예술단 음악감독으로 선임했습니다.
시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윤상, 예술단 음악감독으로 '안성맞춤'
"평양공연을 대중음악 중심으로 구성하려고 하는데, 윤 씨가 대중음악 공연과 관련해 잘 알고 빠른 시간 내에 준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었죠. 1990년 정규 앨범 <이별의 그늘>로 데뷔한 가수 윤상은 '달리기' '가려진 시간 사이로' '너에게' '한 걸음 더' 등의 대표곡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데뷔 전부터 이미 김현식의 '여름밤의 꿈', 황치훈의 '추억 속의 그대' 등을 통해 주목받는 작곡가였습니다. 그가 작곡한 히트곡은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흩어진 나날들', 김민우의 '입영열차 안에서', 이주원의 '아껴둔 우리 사랑을 위해', 아이유의 '나만 몰랐던 이야기' 등이 있죠. 최근에는 자신이 소속된 작곡팀 원피스와 함께 걸그룹 러블리즈의 'Ah-Choo(아츄)'를 만들어내며 아이돌 음악까지.. 심지어는 '한국 일렉트로닉의 선구자'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일반 대중들은 MBC 예능 <무한도전>의 '영동고속도로 가요제'를 통해 '윤상이 발라드만 하는 게 아니었구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는 국내 싱어송라이터 중 신디사이저를 가장 잘 다루는 유능한 일렉트로니카 뮤지션으로 알려져 있죠. 국내 최초의 글리치 일렉트로니카 유닛 'mo:tet'를 결성하기도 했구요.
지난 2월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 프로그램 역시 백조의 호수, 터키행진곡, 라데츠키 행진곡, 카르멘 서곡, 스케이팅 왈츠 등으로 구성된 클래식 음악 메들리와 '오페라의 유령' '푸니쿨리 푸니쿨라' 등을 연주하긴 했지만, 주를 이루는 것은 '반갑습니다' '백두와 한라는 내 조국' 등의 북한가요와 'J에게'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여정' '다함께 차차차' '해뜰날' 등의 남한가요 등의 대중가요였습니다. 애초에 삼지연관현악단의 성격이 정통 클래식 오케스트라가 아닌 팝스 오케스트라였기 때문이기도 했구요. 남한 예술단의 공연 역시 대중음악 위주에 클래식을 적절히 가미한 이른바 '열린음악회' 형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이미 북한에서의 공연 경험이 있는 조용필, 이선희, YB(윤도현 밴드)를 비롯해 백지영 등 대중 음악계 인사들이 이번 예술단 참가 여부를 조율 중이라고 합니다. 윤상은 7080에서 시작해 아이돌까지, 발라드부터 EDM까지 시대와 장르를 초월해 대중음악을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예술단 음악감독에 그야말로 적임인 것이죠.
북한은 예술단 공연을 위한 실무접촉을 19일로 제안했는데, 우리 측의 수정제의로 인해 20일에 합의되었습니다. 우리 측은 윤상 음악감독을 수석대표로 하여 박형일 통일부 국장, 박진원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으로 회담 대표단을 구성했죠. 대중문화인이 남북 접촉에서 수석대표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죠? 북한 측에서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과 김순호 행정부단장, 안정호 무대감독이 나올 것이라고 통보했죠. 오늘(20일) 오전 10시부터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실무접촉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 판문점으로 출발 전 윤상 수석대표는 "공연에 대한 이야기, 선곡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 같다"며 "첫날인 만큼 좋은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잘 듣고 돌아와 알려드리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방자경 대표의 저격 똥볼 망신 똥망신,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정말 배꼽이 제 배에서 탈출해버릴 것 같은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포스팅을 시작한지 몇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라계시네요. 방자경 나라사랑바른학부모실천모임 대표, 이름도 단체도 생전 처음 듣는 이름인데, 수구보수 진영에는 하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단체들이 난립해있어서..아무튼 셀럽되셨습니다. 저도 동작구 강아지사랑 모임 대표나 할까봐요.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싶어 방자경 대표의 프로필을 알아봤는데, 1968년 경기도 평택 출생이라는 것과, 제1회 찬불가 및 동요 공모에서 동요부문 수상 및 불교아동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는 점, 한국상호신용금고에 7년간 재직했다는 점 등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혼 유무 및 자녀는 비공개. 자녀가 없었으면 하네요. 박근혜 탄핵 이후 꾸준히 태극기집회에 참가해왔는데, "하늘에서 박정희 대통령 내외 분께서 거리행진을 마칠 때까지 비를 안 오게 해주셨다"며 말할 정도로 투철한 애국보수(?)임을 알 수 있구요. 박근혜 탄핵 배후에는 프리메이슨이 있다고 주장하며, 전두환은 '5·18 광주폭동에서 나라를 구한 영웅'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핵대중'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선 '남로당 빨치산이었던 아버지가 2~30명을 살해하고 경상도로 도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선 '아버지가 북한 공산당 인민회의 흥남지부장'이라며 허위사실을 무차별적으로 주장하는 인물입니다. 그 외에도 "전라도는 반역 지역"이라며 "전라도 지역 생산 및 전라도 출신 생산자의 농산물을 학교 급식에 납품해서는 안된다"고 주장, 불매운동을 제안하기도 했죠.
여하튼 방자경 대표는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문보궐 주사파정권은 철저하게 간첩조직출신과 주사파 및 운동권출신과 한편 먹는데 예술단 평양공연 남북실무접촉 남수석대표로 윤상씨라면 김일성찬양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간첩 윤이상과 5.18 광주폭동 핵심으로 보상금 받고 월북한 대동고 출신 윤기권, 김일성이 북한에서 만든 5.18 영화의 주인공 윤상원 이들중 누구와 가까운 집안입니까
윤상의 정체가 뭐길래 주적 북한 김정은이 핵미사일을 개발해서 우리나라를 공산화하기 위해 툭하면 미사일을 쏘고 미국에서 북한 정권 참수를 준비하는 이 안보가 불안한 시기에 북한 공산당을 위해 북한으로 공연을 가려고 하는가!
이 글을 접한 작곡가 김형석이 직접 "본명은 이윤상 입니다만"이라는 댓글을 달아주는 호의를 베풀었는데요. 네, 안타깝게도 윤상의 본명은 이윤상입니다. 또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작곡자는 당시 전남대 학생이었던 작곡가 김종률이죠.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98년 북한 금지곡으로 지정됐다"며 김일성 일가 고무·찬양과 무관함을 밝히기도 했구요. 故 윤상원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민주투쟁위원회 대변인 자격으로 외신기자회견 브리핑을 담당했고, 외국 언론인과의 접촉 하루 뒤 계엄군의 총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윤기권에 대한 내용은 맞네요. 네티즌들은 '춘향전의 방자와 어떤 관계냐'며 방자경 대표를 비아냥거렸죠.
하지만 이후에도 방자경 대표의 유쾌한 외침은 계속되었습니다. 19일에는 다음과 같은 글 2개를 올렸어요.
주적 북한에 가서 공연하겠다는 윤상씨에 대해 올린 글 중 정정할 부분이 있습니다. 윤상씨는 본명이 윤상이 아니라 이윤상씨라고 합니다. 작곡가 김형석씨가 올린 글이 네이버에 올라온 걸 애국페친님이 알려줘서 알았습니다. 윤상씨에게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이 조국인 분이면 대한민국 국민의 사랑으로 살아온 분임을 잊지 말고 주적 북한공산당 앞에서 공연하려고 하는 걸 취소하시길 바랍니다.
윤상씨 이름이 본명인줄 알았는데 아닌 걸 알게 해주신 건 감사드립니다. 김형석 작곡가님! 60년대 남로당공산당 출신들이 만들었다고 알려진 최고의 간첩조직으로 불리던 통일혁명당 핵심 거물간첩으로 불리던 신영복을 추모하는 행사에 이름이 올라가 있는 김형석이란 분과 동일 인물이십니까? 만일 동일인물이라면 왜 거물간첩으로 불리는 신영복을 추모하는 행사에 가셨는지 설명 좀 해주세요. 북한공산당 김정은은 자유대한민국을 핵무기로 공산화시키려는 주적입니다. 안보가 불안정한 시기에 그런 주적 북한에 들어가서 공연을 하려는 윤상씨가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한민국 국민의 사랑을 먹고 사는 가수나 작곡가는 주적 북한공산당들 앞에서 공연을 하는 걸 수치로 느껴야 정상 아닌가요
방자경 대표가 올린 글 속에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종북 세 사람 중 어느 집안과 가깝냐며 모욕을 한 것에 대한 사과 단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애국페친'...ㅋㅋㅋㅋㅋ 아 진짜 자꾸 왜 이렇게 웃기려고 하는지... 이번엔 불똥이 작곡가 김형석에게 튀었네요. '핵심 거물간첩(?)' 故 신영복을 추모하는 행사에 왜 참석했는지 설명 좀 하셔야 하는 상황 같습니다. '주적 북한 공산당들 앞에서 공연을 하는' 윤상 씨에게 "수치로 느끼라"며 욕 한 바가지 쏟아내야 할 것 같기도 하네요. 방자경 대표의 유쾌한 외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북한 들락거린 연예인 중 늦은 나이인데도 결혼을 안 하고 있거나 북한 들락거린 연예인들과 좌파인사 중 이혼한 사람들 북한 기쁨조 씨받이 공작에 말려들어서 현지처 만들어 놓고 왔는지 파악할 필요 있겠네요"라며 화룡점정을 찍었습니다.
이러한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방자경 대표는 "저는 윤상 씨를 종북이라고 글 쓰지 않았는데 제가 윤상 씨를 종북으로 글 쓴 사람처럼 허위기사들로 도배됐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자신이 쓴 글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글을 쓰는 사람에게선 키보드 사용을 제한하는 법을 만드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대목이네요. 제가 소개한 글 외에도 차인표, 김동완을 힐난하는 등 방자경 대표의 과거 글들을 살펴보면 무수히 많은 명예훼손 및 인신공격성 글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바라는데, 이런 사람들한테 콩 아까워하지 말고 콩밥 먹이면 안되나요? 국회의원 신분인 김진태 의원을 비롯해 정미홍·변희재 등 프로막말러들이 계속해서 판을 치니 자꾸만 이런 사람들이 늘어나고, 또 그 말이 사실인 줄 알고 열심히 카톡 등으로 퍼나르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거잖아요. 청소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P.S) 오늘 글의 마지막. 보너스입니다. 한글을 몰래 가르치다가 일본인에 걸려서 죽기 직전까지 얻어맞고 군인이 되어 나라를 구하겠다는 마음으로 만주로 가 천황폐하에 대해 '멸사봉공, 견마의 충성'을 피로써 맹세한 박정희 대통령 각하 졸라 만세입니다.
오늘의 키워드
#윤상 예술단 음악감독 #방자경 나라사랑바른학부모실천모임 대표 #윤상 방자경 #방자경 대표 #방자경 트위터 #방자경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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