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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에 이어 차녀 조현민 전무의 물세례 사건으로 갑질 논란에 휩싸인 대한항공. 이를 계기로 대한항공 직원들은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을 개설, 700여 명이 넘는 직원들이 대한항공 내부의 비리를 고발 중인 상황입니다. 구체적인 증거와 함께 상당히 신빙성있는 제보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의 주인공인 조현민 전무 뿐 아니라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등 총수 일가 전체에 대해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몇 가지 주요한 제보들을 모아 특집으로 소개를 해볼까 합니다. 첫 번째 순서로, 집안의 가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직원들 사이에서 조양호 회장은 "이명희 이사장과 3남매는 그 자리에서만 참고 견디면 되지만, 조양호 회장에게 걸릴 경우 댓글 하나에도 밤샘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말이 돌 정도로 공포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지난 2016년, 전 해의 임금협상이 결렬된 끝에 쟁의행위 중이던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회사는 적자, 회장만 흑자', '일은 직원 몫, 돈은 회장 몫' 등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조종사 가방에 붙이고 다녔습니다. 그러자 사측은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소비자의 불안감을 조성하며 안전 운항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스티커를 부착한 조종사 20명과 이규남 조종사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죠. 또한 스티커 부착이 2회 적발된 조종사 4명에게는 비행정지 1주일, 1회 적발된 16명은 견책 처분의 징계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김모 대한항공 부기장이 "국제선의 경우 비행기 이륙 최소 2시간 반 전부터 일을 시작해 전문적인 일을 다양하게 한다"며 비행 전 조종사들의 업무를 소개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조양호 회장이 직접 댓글을 달면서 논란이 됐죠. 조 회장은 "운항관리사가 다 브리핑해주고, 기상변화는 오퍼레이션센터에서 분석해준다. 조종사는 GO, NO GO만 결정하는데 힘들다고요? 자동차 운전보다 더 쉬운 오토파일럿으로 가는데"라며 김 부기장의 주장을 반박한 뒤 "아주 비상시에만 조종사가 필요하죠. 과시가 심하네요. 개가 웃어요"라며 조종사들을 비하했는데요. 이에 조종사 노조 측은 "외국 항공사는 몰라도 대한항공은 운항관리사가 브리핑을 해준 적이 없다. 조 회장이 회사 조종사들을 이렇게 보고 있다는 점에서 깜짝 놀랐다"고 실망을 표하는 한편 조 회장을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하며 맞대응하기도 했죠.
조양호 회장의 댓글을 좀 더 살펴보죠. 지난 1월 29일, 미국의 한 국제공항에서 인천행 대한항공을 이용한 승객은 대한항공 발권데스크 직원이 "헤어 스프레이 기내 반입이 가능하다"는 잘못된 안내를 받고 이대로 행동했다가 공항 검색대에서 헤어 스프레이를 압수당했습니다. 이후 승객이 대한항공 측에 항의를 했고, 이러한 내용을 대한항공 내부 업무용 인트라넷에서 확인한 조양호 회장은 "지점장 월급으로 같은 헤어 스프레이 구매 또는 금액으로 송금 요"라는 댓글을 달았죠. 이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호주 브리즈번 공항에서 기내면세품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3백만원 어치의 면세품이 사라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회사 측은 '승무원들의 관리 소홀'이라며 이를 승무원들에게 변상하게 했습니다.
업무상 과실에서 발생한 손실액을 회사 측의 업무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직원이 직접 책임을 지라는 것인데, 조양호 회장의 이러한 논리대로라면, 땅콩회항 사건을 일으킨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이번 물세례 사건을 일으킨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대한항공에 어떠한 금전적 책임을 져야 할까요? 오너 일가는 예외인 것일까요?
최근 압수수색까지 이어진 무관세 통관 의혹, 즉 밀수를 했다는 의혹에서도 조양호 회장은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KIP라는 코드명으로 조양호 회장 일가의 수하물을 따로 관리하는 것은 물론 회사 물품으로 신고해 운송료도 내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게다가 대한항공은 이 물품들을 항공기 부품으로 세관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애완견 사료부터 시작해서 가구까지 가지각색이었는데, 조양호 회장은 카메라 부품, 고급 와인과 위스키를 주로 한국에 들여온다는 제보가 있었죠. 1등석 옷장에 발렌타인 30년산 수십 병을 숨겨 반입했다는 MBC의 보도가 나가자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이 술을 한 잔도 마시지 못해 지인들에게 양주를 선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한다"고 해명을 내놓았는데요. 하지만 관계자의 제보에 의하면, 인천세관 직원들의 회식 자리에 대한항공의 직원이 찾아가 "조양호 회장님이 협찬하는 거"라며 수십만 원짜리 고급 위스키들을 내놓는 등 접대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조양호 회장 본인이 술을 마시지 못하더라도 만약 이런 식으로 접대에 사용됐다면, 고급 양주를 들여올 이유는 분명히 있는 거네요.
JTBC에서 보도한 일명 '심부름 교신'도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2013년, 조양호 회장이 타고 있던 제주발 김포행 여객기가 막 활주로를 떠서 안전 고도인 1만ft에 접어들기 전, 관제센터에서 "회사에서 찾으니 급히 연락하라"는 교신이 왔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찾는다는 내용을 관제탑이 공용 주파수에서 전달할 수가 없어서 의아함을 품고 안전 고도에 진입한 뒤 회사와 교신한 부기장 A씨는 그 내용을 듣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합니다. 조양호 회장의 사진 가방을 착륙 즉시 지상에서 대기 중인 직원에게 넘기라는 지시였기 때문이죠. 게다가 주문 사항과 당부가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교신은 30분 이상 이어졌다고 합니다. 그 사이 여객기는 서울 가까이 접어 들었구요. 관제사와 교신하며 비상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부기장은 아무런 업무를 보지 못한 것. 이러한 행위는 항공기 운항과 승객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끼치는 것으로, 항공안전법 위반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쏟아져 나왔죠.
조양호 회장 일가가 비행기를 타면 벌어지는 일들이 보도되며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조양호 회장 일가는 유난히 냄새와 먼지를 싫어하는 것으로 유명해 조 회장 일가가 타는 날에는 평소 5분에 끝내는 1등석 청소가 1시간으로 길어진다고 하는데요. 청소 수준은 대통령 전용기보다도 더 철저하게 바닥 걸레질, 청소기, 심지어는 이쑤시개로 먼지를 파내는 일까지 한다고 합니다. 이유는 조 회장 일가가 좌석 틈 먼지까지 실제로 검사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청소에는 대한항공 직원들은 물론 하청업체, 재하청업체도 동원되는데, 그 수준이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하네요. 청소 상태를 확인하려고 대한항공 임직원이 20~30명이 올라온다고 하니... 말 다했죠.
비행기 창문으로 보이는 범위 내에 낡은 장비가 있으면 안되고(새 장비로 사주든가), 그들이 사용하는 VIP 전용 게이트 인근 게이트는 아예 비워져 있거나 대한항공 항공기가 주기돼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하다하다 관제탑에 "우리 회장님이 탄 항공기가 가장 먼저 나갈 수 있게 활주로 하나쯤 개방해달라"는 어처구니 없는 무전 지시가 내려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수하물 탑재도 비상. "KKIP(대한항공 가족 코드) 물품 들어오는데 주의해라" "해당 조업조 담당에게 주의줘라" 등의 지시가 끊임없이 접수되고, 심지어는 조 회장 일가가 기내로 반입한 수하물도 "내려보내" 지시 한 마디면 바로 수하물칸에 넣는다고 합니다.
조 회장 일가는 1등석 내에서 그야말로 황제. 가뜩이나 1등석은 좋은 제품만을 사용하는데, 조 회장 일가는 아예 전용 식기가 따로 있다고 합니다. 금장이 박힌 수저, 금테 두른 본차이나 도자기 등... 이 도자기에 라면을 끓여 먹는데, 조양호 회장이 기내에서 냄새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해서 농심에 '냄새 안나는 라면'을 특별 주문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
자택 인테리어 내부공사비 횡령 의혹도 있었죠. 한진그룹이 인천 영종도에 세운 호텔인 그랜드하얏트인천 인테리어 공사기간에 맞춰 2013년 5월에서 2014년 8월까지 서울 평창동에 위치한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한 뒤 이 비용을 호텔 공사비용인 것처럼 위장하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혐의였습니다. 당시 인테리어 공사업체는 비용 30억 원을 그랜드하얏트인천 쪽에 청구했구요. 당초 경찰은 조양호 회장 측의 압력 및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한진그룹 고문 A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횡령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고, 조양호 회장 일가가 이를 지시했다는 직접 증거를 찾지 못한 채 고문 A씨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으며 마무리됐죠.
마지막으로는 이번 조현민 전무의 논란 이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 7층에 위치한 조양호 회장의 집무실에 대한 방음공사를 진행했다는 것에 대한 논란입니다. 한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현민 전무의 음성 파일이 공개된 후 방음공사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7층 임원실 전체를 대상으로 일상적인 시설 점검을 했고, 그 과정에서 회장실 문틈에 실리콘이 부족한 틈이 있어 이 공간을 조금 메우는 정도의 작업을 했다"고 해명을 내놨죠. 이에 대해 언론에서 회장실 촬영 요청을 했지만, 대한항공 측은 거절했구요. 네티즌들은 잘못된 행동을 고칠 생각은 안하고 잘못을 은폐할 궁리만 하냐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직원들에게는 극단적으로 엄격하고 권위적인데, 정작 본인은 부정청탁, 뇌물수수,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이 정도면 조현아, 조원태, 조현민 3남매의 아비이자 이명희 이사장의 지아비 자격이 충분하죠? 무난하게 합격입니다! 축하축하!멋진 가족의 든든한 가장 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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