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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이 말한 '달창'은 '달빛창녀단'이라는 의미.. 이딴 게 국민의 대표?

자발적한량 2019.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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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자유한국당이 장외집회에 재미를 붙인 듯 합니다.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2주 연속 서울에서 집회를 갖더니 뭔가 막 이제 진짜 야당 된 것 같고 투사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반응도 적당히 있고, 그 김에 여새를 몰아 광주로 갔다가 개망신 톡톡히 당하고, 동력 회복을 위해서인지 이번주에는 대구로 향했습니다. 대구가 또 어떤 고장입니까. 박근혜를 탄생시킨 성지이자, 뭐 자기네들 표현에 의하면 보수의 심장인 대구. 그간 세 차례의 집회보다 호응도 면에선 확실히 성공입니다.


집회 장소였던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 모여든 사람들(자유한국당 추산 2만 명) 사이에서는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부꼈고, '친문독재 결사항전' '민생파탄 국민심판' 등의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폭탄이 떨어지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폭탄 정권'이라고 규정했고,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오히려 북한을 변호하고 있다"고 주장했죠. 아, "예산을 보니 다른 지역은 다 늘었는데 대구·경북만 줄었다"며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것도 까먹지 않고 꼼꼼하게 챙겼습니다. 김경수 경남지사를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두곤 "지금 나이도 많고 병이 들어 힘든데 계속 저곳에 붙잡아 두고 있다"고도 말했죠. 



최근 황교안 대표의 옆에 딱 붙어다니며, 판사가 아닌 투사가 체질이었음을 자각하고 있는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마이크를 쥔채 한껏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문재인 정부를 두고 "유아독존에 고집불통, 아전인수 정권"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이하 자유당)을 압승시켜 줄 것을 호소했죠. 자신들에게 투표하지 않은 이들을 두고는 "지난 선거에서 아쉽게도 대구·경북에서 이상한 표가 있었다"며 갈라치기를 시전하기도 했고, "북한의 정부, 북한을 위한 정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며 나라 걱정에 심취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분위기에 너무 취해서였을까요. 나경원 원내대표는 과연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맞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할 만한 언사를 내뱉고 맙니다. 엊그제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과 관련한 내용을 언급하던 도중이었죠. 송현정 KBS 기자의 대담 중 표정, 답변 도중 끼어드는 행동, 질문의 내용 등이 상당히 논란이 됐었는데,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최근 '독재 정부'라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였죠. 이에 대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KBS 기자가 물어봤다가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당했다"고 언급을 했습니다.



'문빠'. 문빠는 뭐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뒤에 '-빠'가 붙는 단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트렌드에 예민한 중장년층이라면 알 법한 단어죠. '빠돌이''빠순이' 등 극렬 팬 정도의 뜻으로 해석되는 단어니까, '문재인 극렬팬'으로 해석되겠습니다. 그간 '노빠(노무현빠)' '박빠(박근혜빠)' 등 댓글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단어입니다.


와, 그런데 '달창'은... 전 단어 뜻을 듣고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지지자층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성인 '문(Moon)'에서 착안해 문재인 대통령을 '달님' 등으로 부르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전 근데 '달창'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모임의 명칭인가 했어요. 신화의 팬클럽인 '신화창조'를 줄여서 '신창'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근데.. 하.. '달창'의 유래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자신들을 '달빛기사단'이라고 부르는 것을 극우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달빛창녀단'이라고 비꼬면서 등장한 혐오성 단어라고 합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당연한 일. 일개 네티즌이야 뭐 무슨 말인들 못하겠습니까. 하지만 제1야당의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공개된 장소에서 '달창'이라뇨. 결국 나경원 원내대표는 집회가 끝난지 약 4시간 후인 오후 9시가 조금 안된 시각에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사과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오늘 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며 "결코 세부적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죠.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는 나경원 원내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국민의 대표라는 직책은 너무나도 무거운 것 같습니다. 자신의 언행조차 다스리지 못하고 별 생각없이 아무 말이나 툭툭 내뱉는 제1야당의 원내대표에게 과연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정말 천박하기 이를 데 없네요. 뭐 이딴 게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라고... 막말로 문재인 대통령이나 더불어민주당이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나베'라고 지칭한다면 무슨 사태가 벌어질까요? 아, 그것보다 좀 더 쎄게 말해야겠네요. '달창'에 수위를 맞추려면, '아베첩년'이라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언급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까요?




아참, 오늘 이 자리에서 자유당의 경북도당 위원장인 장석춘 의원이 "이 정부는 이제 심판만 해서 될 일이 아니다. 박살 내야 한다"며 "국민이 원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2년간 피눈물을 흘렸다"고 발언을 했는데요. 피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눈 하나 깜빡 안하고 저런 말을 하는 것 보니 피똥 좀 싸야 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정부를 박살을 내야 한다네요. 내란죄도 아니고 이건 무슨.


오늘의 키워드

#나경원 #달창 #자유한국당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황교안 #대구 #송현정 기자 #정치 #아베 첩년 #토착왜구 #일베 #일간베스트 저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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