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스트는 일본 불매운동에 동참하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 일본은 G20 정상회의가 끝난 직후인 1일을 기점으로 반도체 핵심 소재 3개에 대해 수출 규제를 단행했습니다. 이는 화해치유재단 해산, 2018년 한일 해상 군사 분쟁(해상초계기 저공위협 비행 사건) 등으로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화룡점정을 찍게 되었죠. 경제보복의 측면이 다분한 조치입니다.
우리나라 정부는 상당히 차분하게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선 일본 측에 두 차례 양자협의를 요청했습니다. 만약 '무역보복'이 아니라면 규정상 일본은 우리 측의 협의 요청에 응해야 하죠. 그 외에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비롯해 끝내 철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맞대응에 나서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전면전에 들어가는 것이죠.
일본에서는 현재 두 가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보상 문제는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당시 한일기본조약에 의해 해결됐는데, 이제 와서 일본 기업에 개별적으로 배상하라는 것은 조약을 파기하는 것이라는 것이 일본 정부의 입장이죠. 심지어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전 지국장은 "수출 규제는 경제 보복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한편 "(1965년 국교 정상화 당시 받은 3억 불 덕분에) 한국이 이만큼 풍요로운 나라로 경제적으로 발전한 것이다. 일본 협력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그걸 정확히 좀 알려달라"고 주장해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번 조치가 한국 국민 전체의 감정을 거스르는 조치이며, 결국 일본도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일본 내 국제안보ㆍ무역 전문가인 야마모토 다케히코 와세다대학 명예교수는 "일본의 위협이 마치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 있다. 자칫 보복무역주의의 시대로 접어들어 공멸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며 "휘두른 주먹을 제자리로 넘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아사히신문에서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일본 경제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조치를 요청합니다' 청원글을 소개하며 한국에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고,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까지도 "한국의 OLED를 사용하는 파나소닉과 소니, 미국 애플 아이폰 등의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죠.
한국 국민들의 반응은 상당히 격앙되어 있습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는 오늘(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사에 대한 일고의 반성 없이 무역 보복을 획책하는 일본을 규탄한다"며 일본 제품에 대한 상품 판매의 무기한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이미 현재까지 자발적으로 일본 제품 판매를 중단한 곳이 1,000여 곳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김성민 한국마트협회 회장은 "매장에 진열된 아사히 맥주와 마일드세븐 담배 등 모든 일본 제품을 어제부터 반품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상총련의 집회 외에도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이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구요. 지난 4일에는 서울 중구 명동 유니클로, 용산 도요타 매장 앞에서 시민단체 겨례하나가 '배상대신 보복, 일본에 분노한다. 전범기업 불매운동에 동참하자'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일본에 대한 반일감정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NO. 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포스터가 돌아다니고 있고, 소니와 니콘, 유니클로와 세븐일레븐, 닛산 등 90여 곳의 일본계 기업의 명단과 마일드세븐, 아사히·기린·삿포로 등 일본 맥주, 조지아 등 커피류 제품 등의 목록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생활용품 판매 및 유통업체인 다이소에서는 "일본 다이소에 로열티를 지급한다거나 경영 간섭을 받는 관계가 아니며, 국내 기업인 '아성 다이소'가 운영하고 있다"며 억울하단 입장을 밝혔죠. 하지만 다이소의 2대 주주가 바로 일본 다이소로, 지분의 3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30%의 배당금은 일본으로 흘러간다는 거죠.
유니클로, ABC마트, 무인양품, 캐논, DHC, 아사히 맥주, 소니 등과 같은 브랜드 등이 한국인들의 생활에 깊숙히 파고 들어있는 상태에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당장 언론의 르포만 살펴봐도 무인양품과 유니클로 매장은 최근 시즌오픈 행사로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는 상황이니까요. 아, 소니 픽쳐스가 배급하는 스파이더맨이 현재 예매율 1위이기도 하죠. 하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한국 국민들이 한일 갈등과 전혀 무관한 제스처를 취한다면 그만큼 우리 정부의 목소리는 힘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 역시 일본여행, 일본음식, 일본제품을 무척 좋아하고, 일본에 호감을 갖고 있는 편입니다. 카메라도 현재 캐논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유니클로 제품이 꽤 있으며, 에비스 맥주를 제일 좋아하고, 당장 8월에 홋카이도 여행도 계획 중이었죠. 하지만 여행 계획을 취소한 상태이며, 이미 사용 중인 카메라 등과 같은 물건을 버릴 순 없는 노릇이지만,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을 사 마시더라도 아사히·기린·삿포로·에비스 맥주가 아닌 하이네켄 등 일본 제품을 이용하지 않으며 동참하고자 합니다. 아래는 현재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리스트입니다.
일본 불매운동 리스트
전범기업 니콘, 기린, 닛산, 파나소닉, 모리나가, 가네보, 미쯔비시, 미쓰이, 스미토모 계열
전자 소니, 히타치, 파나소닉, 도시바, 산요, JVC, TDK, 샤프
카메라 니콘, 캐논, 올림푸스, 후지, 소니
자동차 도요타(렉서스), 혼다. 닛산(인피니티), 미쓰비시, 마쓰다. 마쓰시다. 스바루, 이스즈
오토바이 스즈키, 혼다. 야마하, 가와사키
타이어 브리지스톤, 던롭 (스미토모), Falken, 요코하마, 토요
음향기기 켄우드, 파이오니아
담배 메비우스 (전 마일드세븐)
악기 야마하. KORG
골프용품 혼마, 야마하, 히로마쓰모토, 젝시오, 요넥스, 미즈노, 마루망, 스릭슨, 다이와, 맥텍, 카타나 등
의류/신발 아식스, 미즈노, 데쌍트, 요넥스, 르꼬끄, 유니클로, 무인양품, ABC 마트, 겐조, 요지 야마모토(Y-3), 이세이 미야케, 준야 와타나베, 꼼데 가르송
시계 세이코, 카시오. 시티즌
영화 배급 소니 픽쳐스, 컬럼비아 픽처스, 트라이스타 픽쳐스
게임 닌텐도, 소니
사무용품 파이롯트, 지브라, 미쓰비시, 펜텔, 하이테크, 젤리롤, 헬로키티
편의점/문구 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 미니스톱, 다이소(30%)
음료 포카리스웨트, 조지아 커피
화장품 시세이도, 슈에무라. SK-2. DHC, 가스비, CJ라이온
금융 SBI저축은행, 친애저축은행, 산와머니, 러시앤 캐시, 오케이저축은행, 미즈사랑, 리드코프
주류 아사히, 기린, 삿포로, 산토리, 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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