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선거 유세 중 괴한의 습격을 받아 생사의 갈림길에 선 끝에 결국 사망했습니다. 일본매체 NHK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현재 심폐 정지 상태라고 알려졌다"고 보도했는데요. 오늘 오전 11시 30분경, 아베 전 총리는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 니시이지역 앞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 연설을 하던 중 피를 흘리며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베 전 총리가 쓰러질 당시 총성으로 추정되는 폭발음이 두 번 들렸다고 하는데요. 경찰 관계자에 의하면 뒤에서 산탄총으로 피격당한 것 같다고 알려졌으며(이에 대해 나라현 경찰은 산탄총이 아닌 권총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야마가미 테쓰야(41)의 신원을 확보해 조사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또한 자민당의 한 관계자는 "아베 전 총리가 연설 도중 가슴 부위에 총을 맞고 피를 흘리며 쓰러져 구급차에 호송됐다"고 밝히기도 했죠. 소방당국의 발표에 의하면 오른쪽 목에 총상이, 왼쪽 가슴에 피하 출혈이 있어 집중 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병원으로 이송될 때까지는 의식이 있었다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후임으로 제90대 내각총리대신이 된 이후 96대, 98대 등 세 차례에 걸쳐 총리를 역임한 인물입니다. 전후 세대 출신 중 첫 번째 총리이며, 역대 최장기간 집권 기록을 가진 총리이기도 합니다. '세 개의 화살', 그 중에서도 "윤전기를 쌩쌩 돌려서 일본은행으로 하여금 돈을 무제한으로 찍어내게 하겠다"는 그의 발언으로 대변되는 아베노믹스를 비롯해 친미, 친서방 정책을 펼쳤고, 우리나라와는 과거사 문제 등 여러 면에서 갈등을 빚었습니다. 특히 2019년 7월 1일 시작된 한일 무역 분쟁으로 인해 두 나라의 관계 악화는 극에 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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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28일 돌연 건강 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아베. 개인적으로 전 그의 화려하기 짝이 없는(?) 집안 내력 떄문에 그를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베 총리의 외조부가 바로 '쇼와의 요괴' 기시 노부스케이기 때문이죠. 역사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기시 노부스케는 만주국 산업차관을 지냈고, 태평양 전쟁 당시 상공대신으로써 군수물자 조달을 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조선인들을 강제동원, 죽음으로 내몰았던 일본 군국주의를 최전선에서 주도하던 A급 전범이며, 처벌은커녕 일본의 패전 후 총리대신을 역임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기시 노부스케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1년 8월 서신을 보내 "장차 재개하려는 한일국교정상화교섭에 있어서의 귀하의 각별한 협력이야말로 대한민국과 귀국과의 강인한 유대는 양국의 역사적인 필연성이라고 주장하시는 귀의가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당시 이 박정희 대통령의 편지를 기시 노부스케에게 전달한 사람 역시 반민특위 1호 체포 대상자였던 친일 기업인 박흥식이었죠.
뭐 어찌됐든, 일본 열도는 그야말로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습니다. 자민당을 비롯해 여야 주요 정치인 모두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소식을 접한 뒤 유세를 중단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 역시 가두연설을 취소하고 황급히 헬리콥터를 통해 야마가타현에서 도쿄로 복귀했구요. 정부 차원에서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책실을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참의원 선거 유세차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정부 각료들에게 도쿄로의 복귀를 지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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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아베를 쏜 야마가미 데쓰야는 전직 해상 자위대원이라고 합니다. 2005년부터 약 3년간 근무했다고 하는데요. 범행 직후 도망치지 않고 그 자리에 있었던 야마가미 데쓰야는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 대해 불만이 있었고, 죽일 생각이었다. 다만 정치적 신념 때문은 아니다"라는 알쏭달쏭한 발언을 했습니다.
아베가 죽은 것에 대해선 뭐 딱히 추모할 생각도 없고... 그냥 그렇습니다. 아, 갔구나. 잘 죽었다까진 아니고...사요나라. 어쨌든 한 시대를 풍미한 정치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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