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편의점 브랜드이자 국내 최초의 편의점 브랜드, 그리고 현재는 한국에 3위를 달리고 있는 세븐일레븐이 일본계 편의점 브랜드인 미니스톱과 합병을 마무리했습니다.
일본 이온(AEON)그룹, 미쓰비시, 그리고 대상그룹이 합작했다가 2019년 대상그룹이 보유지분 전량을 이온그룹에 매각하면서 일본계 지분 100% 편의점 체인이 된 한국 미니스톱. 2000년대 까지만 해도 매장에서 직접 제조한 패스트푸드를 판매하는 국내 유일의 편의점 브랜드였습니다. 저도 치킨 꽤나 먹었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된 실적 악화와 더불어 이마트24에 밀려 업계 5위까지 떨어지게 됐고, 이후 매각 공식화, 매각 추진 중단, 매각 재추진 등을 거쳐 2022년 세븐일레븐을 보유한 롯데가 신세계, 넵스톤홀딩스를 꺾고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었습니다. 당시 롯데는 3,000억 원 이상의 매각대금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죠.
이로써 한국 편의점 업계는 2강 1중 2약에서 3강 1약으로 재편되게 됐습니다. 롯데는 2023년 내로 모든 미니스톱 매장을 폐점 혹은 세븐일레븐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고, 2024년 1월 기준 전환율이 95%에 육박했습니다. 그리고 국내 미니스톱을 운영하던 롯데씨브이에스711는 2024년 3월 20일자로 국내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합병을 결정했죠. 코리아세븐은 3월 28일 미니스톱 통합 최종 완료를 선언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아직 미니스톱 간판을 사용하는 점포가 10여개 남아있긴 한데, 세븐일레븐 측은 "4월까지 미니스톱 점주들과 협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
하지만 업계에선 세븐일레븐의 미니스톱 인수에 고개를 갸우뚱거립니다. 인수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죠. 세븐일레븐은 2022년 미니스톱을 인수하면서 점포 수가 1만4,265개가 됐지만 지난해엔 1만3,130개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이에 비해 CU와 GS25는 2021년 이미 1만5,000개를 넘어섰죠. 결국 외형확장에 실패한 셈인데, 세븐일레븐 측은 "점포 수 확대가 아닌 매출 확대가 목표"라며 "미니스톱 통합 과정에서 점포 효율화 작업을 진행한 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니스톱 인수 이유 역시 편의점 '양강 체제'를 '3강 체제'로 바꾸는 것이라는 설명이었죠.
하지만 세븐일레븐은 재무 상태 역시 악화되고 있습니다. 미니스톱 합병 작업을 시작한 2022년 세븐일레븐의 매출은 전년 4조2,778억원에서 5조4,540억원으로 27.5% 늘어났고, 2023년에도 4.35% 증가해 5조6,917억원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2021년 16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2년 49억 원 적자로 전환했고, 지난해에는 551억 원 적자로 손실폭이 대폭 늘었습니다. 작년엔 코리아세븐 신용등급ㅇ;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강등되기도 했구요.
심지어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랐다고 판단하고 2018년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해 CU는 몽골ㆍ말레이시아 등에서 539개, GS25는 베트남ㆍ몽골에서 548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K-편의점' 열풍이죠. 하지만 세븐일레븐은 상황이 좀 다릅니다. 세븐일레븐은 국내 브랜드인 두 곳과는 달리 미국 본사에 로열티를 지불하기 때문에 해외진출이 여의치 않은 것이죠. 끽해야 해외 세븐일레븐으로 PB상품 수출하는 정도... 과연 세븐일레븐은 본인들이 원했던 '3강 1약'을 만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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