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 1985년 문을 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2009년부터 24년간 부동의 업계 1위를 지켜왔습니다. 하지만 역시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걸까요? 2022년부터 2년 연속 적자를 내며 경영난에 빠진 피자헛이 결국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및 자율구조조정 프로그램(ARS)을 신청했습니다.
한국피자헛의 회생 절차 개시 신청을 배당받은 서울회생법원 회생12부(오병희 부장판사)는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습니다. 보전처분은 신청 회사가 자산을 처분해 특정 채권자에게만 변제하지 못하게 하는 조처이고, 포괄적 금지명령은 반대로 채권자들이 기업회생 개시 전에 강제집행·가압류·경매 등으로 회사의 주요 자산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채권을 동결하는 처분입니다.
앞서 지난 9월 서울고등법원은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2심에서 "한국피자헛이 2016~2022년 가맹점주에게 받은 차액 가맹금 210억원을 반환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한국피자헛은 이에 불복해 지난 9월 23일 상고장을 제출한 상태.
한국피자헛 측은 "일부 소송 참여 점주들이 가집행 절차에 들어가면서 종업원 급여 지급, 협력업체 납품 대금 지급, 주요 원재료 공급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비지니스의 근본적인 운영에는 문제가 없으며, 2심 판결 이후 일부 원고 측의 강제집행으로 계좌가 동결돼 발생한 일시적인 어려움이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죠.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회의적입니다. 지난 '티메프 사태' 당시에도 초기엔 단순 정산시스템 이상이라는 말로 포장하다 결국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돈을 떼이는 단계를 밟은 경험이 있는지라, 회사 측의 소명이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지진 않죠. 피자헛 뿐만 아니라 경쟁 업체인 미스터피자와 피자 알볼로도 적자를 기록하면서 피자 시장 전체에 찬바람이 불고 있구요.
피자 시장의 위축은 결국 스스로가 불러온 결과입니다. 배달음식의 주 소비층이라 할 수 있는 1인 가구가 한 판에 2만~3만원이 넘는 피자를 외면하면서 시장이 위축된데다가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냉동피자의 출시도 영향을 끼쳤죠.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업체들이 과거의 문제점을 보완해 식감과 토핑을 개선하면서 냉동 피자 시장 규모는 4년 새 90% 가까이 급성장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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