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 가수 휘성, 숨진 채 발견
가수 휘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소방 당국은 10일 오후 6시 36분경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아파트에서 쓰러져 있는 휘성을 발견했습니다. 최초 발견자는 휘성의 어머니. 휘성의 소속사 타조엔터테인먼트에 의하면 휘성은 전날 중국에서 귀국해 오늘 매니저와 만날 예정이었는데, 연락이 닿지 않아 같은 건물에 사는 어머니가 직접 방문했고, 6시 29분경 곧바로 119에 신고를 했다고 합니다.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이 응급조치를 했으나 끝내 사망이 확인됐죠. 향년 43세.
타조엔터테인먼트 측은 "너무나 가슴 아프고 비통한 소식을 전하게 되어 죄송합니다"라며 "소속 아티스트인 휘성님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고인은 서울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경찰 및 소방당국은 과다 투약했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 등도 열어두고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하죠. 현재까지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휘성의 죽음 이후 많은 뮤지션들이 애도를 표했습니다. 팔로알토는 "데뷔 전부터 알앤비(R&B)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기대주였고 첫 앨범 나오고 나서 첫 콘서트도 보러 갔을 정도로 20대 때 추억이 많은 가수인데 충격적이고 안타깝다"고 추모했고, 윤민수는 과거 SBS '판타스틱 듀오'에서 휘성과 듀엣으로 노래를 부른 모습의 영상을 게재하며 "휘성아 그곳에선 마음 편히 노래하고 음악하자. 너의 맑고 순수함 잊지 않을게. 나중에 다시 만나서 또 함께 노래하자"고 추모했습니다. 산이 또한 "편히 쉬어 형...(Rest in peace hyung...)"이라는 글을 올리며 추모했죠.
특히나 KCM 측은 "오는 15일 KCM과 휘성 씨가 지방에서 합동 콘서트를 열기로 했었는데, 오늘 휘성 씨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며 "우리도 지금 굉장히 황망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이 합동 콘서트는 두 가수의 듀엣 무대가 있는 것이 아니라 휘성과 KCM 각각 1시간씩 공연하는 것으로 기획된 공연이었는데요. 비보가 전해진 뒤 공연 기획사는 최종적으로 콘서트 취소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위에 언급한 KCM과의 합동 콘서트는 공식적으로 예정된 휘성의 다음 행보였습니다. 휘성은 오는 15일 오후 6시 대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KCM과 함께 합동 콘서트 '더 스토리(The Story)'를 진행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죠. 지난 6일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다이어트 끝 3월 15일에 봐요"라며 팬들과 만나는 설레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휘성은 지난 2023년 4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난식으로 DM(다이렉트 메시지) 걸면 진짜 속상하니까 동물원 원숭이한테 먹이 던지듯 행동하지 마세요. 짜증 대폭발합니다. 삐치는 수가 있어"라는 글을 게재한 뒤 다음날 "정말 어떻게 해야 살이 빠질까. 어제 평생 살이 안 빠지는 꿈을 꿨다. 지방은 나에게 감옥과 같다. 2년 전만 해도 10kg은 3주 컷이었는데 자꾸 옛날 생각하는 내가 안타깝다. 서럽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승승장구하던 휘성의 몰락, 에이미의 억까
휘성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바로 약물 문제. 지난 2019년 방송인 에이미가 과거 자신이 연예인 A씨와 프로포폴을 함께 투약했다고 폭로한 이후 휘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녹취록까지 공개하며 해명했지만, 결국 이듬해 상습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2019년 12월 향정신성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여러 차례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2020년에는 서울 송파구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수면마취제를 투입하다 쓰러진 채 발견되기도 했죠. 2021년 열린 공판에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40시간, 약물치료강의 40시간을 선고받았습니다.
여기서 잠시 에이미와의 사건을 이야기하자면, 2019년 에이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과거 남자 연예인 A씨와 프로포폴, 졸피뎀 등을 함께 투약했고, A씨가 폭로를 막기 위해 성폭행을 모의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연예인 A씨로 지목된 것이 바로 휘성이었죠. 시간이 지나 휘성이 에이미와의 녹취록을 공개했는데, 이 녹취록은 에이미가 휘성에게 먼저 걸어온 통화로, 6분 가량 되는 대화였습니다. 휘성이 '왜 그런거냐'고 묻자 에이미지는 "네 얘기 들으니까 내가 쓰레기같이 느껴진다"며 울먹였고, 휘성이 "나는 이미 사람들에게 이렇게 돼 버렸다"고 격분하자 에이미는 "내가 반박글을 쓰겠다. 잘못했다"며 사과하는 내용이 담겼죠.
이 때 휘성은 해명이 늦어진 것에 대해 "에이미가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고 심신이 미약해 보이는 정황이 있는 상황에 제가 섣불리 나설 수 없었다"면서 사실에 근거한 입장문은 사건 발생 당일에 작성이 끝난 상황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에이미 사건으로 휘성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고, 끊임없이 많은 악플에 시달려야 했죠.
휘성은 2002년 정규 1집 '라이크 어 무비'(Like A Movie)를 발매하며 데뷔한 후 '안되나요', '전할 수 없는 이야기', '위드 미'(With Me), '불치병', '일년이면', '사랑은 맛있다♡', '불면증', '결혼까지 생각했어', '가슴 시린 이야기' 등 다수의 히트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가수입니다. 또한 휘성은 윤하 '비밀번호 486', 이효리 '헤이, 미스터 빅', 티아라 '너 때문에 미쳐', 오렌지캬라멜 '마법소녀', 트와이스 '댄스 더 나이트 어웨이' 등을 비롯한 수많은 히트곡 작사에 참여하며 작사가로서의 면모도 입증한 천상 뮤지션이죠.
휘성의 심장에 대못을 박았던 아이비, 사랑이 어떻게..?
휘성과 한 가지 유명한 썰이 있습니다. 바로 현재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아이비와의 열애설. 아이비의 히트곡 '유혹의 소나타' 당시 아이비는 이효리를 눌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말 잘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 남친이라는 사람이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며 협박하는 사건이 발생했죠.
그런데 뒤늦게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유혹의 소나타' 당시 아이비는 휘성과 사귀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심지어 휘성은 '유혹의 소나타' 작사에도 참여하면서 아이비를 스타덤에 올리는 데 일조한 상태. 시간의 흐름을 정리해보면 아이비는 이미 남친이 있는 상황에서 휘성을 만난 것이었습니다.
이후 알려진 썰에 의하면 아이비는 엄지손가락에 항상 반지를 끼고 다녔는데, 휘성은 엄마와 함께 끼는 반지라고 알고 있었지만 알고보니 전 남친과의 커플링이었고, 아이비는 휘성이란 교제한 8개월동안 휘성의 생일조차 몰랐다고 하죠. 이러한 모든 이야기를 전 남친에게서 직접 들은 휘성은 그후 아이비에게 문자로 '두사람을 좋아해서 미안해'라고 말한 뒤 이 관계에서 빠졌다고 합니다.
휘성에 대한 나의 추억
그야말로 국내 대표 R&B 가수였던 휘성은 사실 댄스팀 ING 소속으로 S.E.S, Jae 등의 백댄서로 활동했던 과거가 있습니다. 또한 나우누리의 흑인 음악 동호회 SNP에서 활동했으며 버벌진트, 4WD, 데프콘, 피타입, 정인 등 당시 같이 활동했던 회원들과의 교류를 통해 음악적인 역량을 넓혀 나가게 됐죠. 제가 기억하는 휘성의 첫 이미지는 휘성이 정규 1집을 발매했을 당시 '서태지, 신승훈이 극찬한 신인'이라는 타이틀이었습니다. 실제로 휘성은 박효신, 환희와 같은 아현직업학교 음악반 동창이기도 하죠.
개인적인 추억으로는, 서태지, 크라잉넛, 노브레인 등과 같은 록 음악만을 좋아하다가 휘성의 '안되나요'를 들으면서 R&B라는 장르에 입문하게 된 기억이 있습니다. 중학교 신문반 시절 Q&A 당첨자 선물로 휘성의 신보를 사기 위해 코엑스에 있는 신나라 레코드까지 다녀왔던 기억이 있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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