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가수 故 휘성의 발인이 16일 오전 엄수됐습니다.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휘성의 발인식에는 절친했던 연예계 동료 및 선후배 그리고 팬 등 100여 명이 휘성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습니다. 휘성의 동생 최혁성 씨는 영결식에서 "저희 형을 많이 추모해 주시고 애도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최휘성이라는 인간의 육신의 삶은 끝났지만 가수 휘성의 음악과 영적인 삶은 영원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배우 김나운은 "(휘성이) 2005년 3월 제 결혼식 축가를 불러줬다"며 "평소에 휘성은 어머님을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라고 저장해 왔던 착한 아들이었다"고 추억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름답고 영원한 우리의 아티스트"라고 덧붙였죠. 추도사가 끝난 뒤엔 '다시 만난 날'을 부르는 휘성의 무대 영상이 흘러나왔고, 영결식장은 팬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故 휘성의 빈소에는 장례 기간 내내 조문 행렬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휘성의 유족들은 당초 유족들끼리 조용히 장례를 치를 예정이었다가 고심 끝에 조문객을 받고 추모의 시간을 갖기로 하고 나흘 만에 빈소를 차렸죠. 성의 동생은 지난 12일 이러한 소식을 전하면서 "형에게는 누구도 위로해 주지 못하는 깊은 외로움이 항상 함께 있었고, 음악과 노래를 통해 그 감정을 달래고 승화시키며 치열하게 살아왔다. 저희 형을 알고 계시는 모든 분, 그리고 사는 동안 저희 형의 노래와 음악으로 조금이라도 행복했던 기억이 있는 분들은 주저 마시고 부담 없이 편하게 빈소에 방문하시어 형이 떠나는 길 외롭지 않게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빈소가 차려진 이후 공개된 故 휘성의 영정 사진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영정 사진에는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휘성이 모습이 담겼다. 환하게 미소 짓는 고인의 얼굴이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유족 측은 "오른쪽 빛 부분은 일부러 수정하지 않았다"며 "동생이 휘성의 사진은 빛을 받으면서 환하게 웃으며 노래하는 그 모습 자체를 원하기에 원본 그대로를 사용했다"고 설명했죠.
빈소에는 이효리·KCM를 비롯해 아이유, 김태유, 김범수, 영탁, 베이비복스 이희진, 심은진, 간미연, 김이지, 이영현, 유세윤, 마이티마우스, 지상렬, 마마무 솔라와 문별, 에일리, 알리, 나얼, 거미, 린 등이 찾아왔죠. 특히 케이윌은 해외 스케쥴 중 휘성의 비보에 급히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BTS), 트와이스, 브라운아이드소울, 베이비복스, 아이유, 박정현, 정준일, 백지영 등이 근조화환을 보내 고인을 추모했죠.
특히나 어제 15일은 휘성과 KCM이 대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합동 콘서트 '더 스토리(The Story)'를 진행하기로 했던 날이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휘성은 오늘 관객들을 마주했어야 했지만, 이제 관객들은 휘성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없게 됐습니다. 콘서트가 취소된 뒤 KCM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3월 15일에 만나자며…성아 미안해…"라는 글과 함께 국화 사진을 게재하며 고인을 추모했죠.
다비치 '모래성' 작사·작곡·편곡 '신진서'... 알고보니 휘성이었다
한편 15일 OSEN의 보도에 의해 여성 듀오 다비치의 노래 '모래성(sandcastle)'에 작곡가, 작사가, 편곡자로 참여한 신진서가 바로 휘성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모래성'은 지난 2022년 5월 16일 발표된 다비치의 미니앨 범 '시즌노트(Season Note)'에 수록된 곡으로, '달나라 지영이'로 활동하는 작곡가 문지영과 작사가 신진서가 함께 작업한 곡으로 알려져 있으며 명곡이라고 많은 사랑을 받았죠.
그런데 이 '신진서'가 바로 음악 활동을 이어가려 했던 휘성의 예명인 것이 드러났습니다. 그간 휘성은 2022년 3월 드라마 '스폰서'의 OST 파트2 '판타지(fastasy)'를 끝으로 신곡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하지만 '신진서'라는 예명을 통해 음악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던 것.
휘성의 지인 A씨는 OSEN 측에 "휘성 씨가 개인사적 논란이 있고난 뒤에도 계속해서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싶어 했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여러 일이 있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았던 데다가, 본인의 발표곡이 아닌 다른 아티스트가 부를 곡인 만큼 본인으로 인한 리스크를 더하지 않고, 오직 음악으로만 평가받도록 돕고자 예명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에이미의 폭로로 이미지에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은 이후 프로포폴 매수 및 상습 투약 혐의로 기소된 데 이어 수면마취제를 투약한 후 쓰러진 채 발견돼 대중들에게 충격을 줬던 휘성은 이후 오랜 시간 앓아온 공황장애와 고질적인 우울증에 맞서겠다고 각오를 다지며 자신의 활동명인 휘성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음악에 몰두하며 곡 자체로 평가받기 위해 고심했던 것이었습니다.
휘성은 그야말로 제 10대와 20대였습니다. 제가 중학교 시절 휘성이 데뷔해 휘성이 이끄는 R&B의 부흥기를 두 눈으로 지켜봤고, 휘성의 노래들은 저와 제 친구들의 노래방 애창곡이었죠. 이렇게 또 한 명의 내 스타를 보내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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