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6일 밤 취임 후 첫 통화 마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공식 취임하면서 언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렸었습니다. 하지만 과거 노무현·이명박·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은 당선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 다음날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했던 것과 달리 별다른 뉴스가 전해지지 않자 온라인에서는 '미국 대통령이 외면한 지도자'라는 근거없는 비난에 가까운 영상이 확산됐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는 성명을 발표하긴 했지만, 백악관 측에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익명 당국자 명의의 논평을 통해 "한미 동맹은 여전히 굳건하다.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지만, 미국은 중국의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간섭과 영향력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반대한다"는 다소 황당한 입장을 내놓으며 '코리안 패싱' 여론에 불을 지폈습니다.
이에 대통령실은 위성락 국가외교안보실장의 지휘 아래 미국 측과 양국 정상의 통화 일정을 상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당일인 4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저녁 브리핑에서 "오늘 밤은 (통화가) 좀 어려울 것 같다"며 "시차 문제 때문"이라고 밝혔죠. 그리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5일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는 여러분이 예상할 수 있는 여러 특이성이 있는 상황에서, 시차와 여러 일정 문제를 고려해 조율되고 있다"며 "빠른 시간 안에 확정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5일에도 별다른 소식이 없자 이 기회를 놓칠 새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은 '시차 문제'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려운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면서 "코리아 패싱의 시작 아닌지 우려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의원은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외교·안보의 중심축"이라면서 "대통령 당선 이후 사흘이 지나도록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과연 어떻게 한미동맹을 굳건히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하는 한편 "대통령실은 왜 한미 정상 간 첫 통화가 지연되고 있는지를 국민께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죠. 이와 함께 "이재명의 진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왕따'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6일 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전화 통화를 가졌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밤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밤 10시부터 약 20분간 이뤄진 두 정상 간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며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에 사의를 표하고, 대한민국 외교의 근간인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밝혔습니다. 강 대변인은 "두 대통령은 서로의 리더십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 한미동맹의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부연했죠.
또한 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방미 초청했으며, 이 대통령은 한미가 특별한 동맹으로서 자주 만나 협의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면서 "두 대통령은 각자의 골프 실력을 소개하고 가능한 시간에 동맹을 위한 라운딩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고,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트럼프 모자를 선물받은 일화를 소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관심을 표하면서 '높은 명성을 가진 이 대통령을 곧 뵙게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면서 "두 사람의 통화가 친근하고 격의없는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강 대변인은 "서로가 겪은 암살 위험과 정치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며 '어려움을 이겨내며 강력한 리더십이 나온다'는데 공감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죠.
이재명 대통령,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초청받아 캐나다 방문 예정
그리고 7일 강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받아 참석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G7은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캐나다 등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이끌어가는 서방 7개국의 모임인데, 매년 의장국이 논의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다른 국가나 국제기구 등을 초청해 '확대 회담'을 할 수 있죠. 최근 한국은 영국이 의장국을 맡은 2021년과 일본이 의장국을 맡은 2023년 참관국(옵서버)으로 초청을 받은 바 있구요. 이로써 이재명 대통령은 15∼17일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통해 다자 정상외교 무대에 데뷔하게 됩니다.
이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참석함에 따라 한반도 안보 문제로 긴밀하게 얽혀 있는 미국, 일본과의 소통이 특히 주목받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통령실 관계자는 G7 참석을 계기로 미국 방문 계획도 열어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과 미국의 정상이 만나는 것은 많은 분이 관심을 갖는 영역"이라며 "제대로 준비하고 있다는 정도로 답을 드리겠다"고 밝혔고, 한미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특사단을 미국에 보낼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G7에 초청돼 가기로 결정돼서 이 부분을 좀 더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며 "특사단 계획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을 밝힐 정도는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와 함게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가 대폭 축소한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 탑승 언론인 수를 문재인 정부 당시 수준으로 복원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이렇게 이재명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이 열흘도 남지 않게 된 가운데 대통령실은 외교안보팀 인선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12·3 내란사태 이후 6개월 동안 정상외교가 사실상 아예 끊겨 있었기 때문에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외교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현재는 이 대통령 취임 첫날 임명된 위성락 국가외교안보실장이 외교안보 사안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G7 정상회의 이후 이달 24~26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도 참석이 점쳐지고 있어 위성락 실장 혼자서 모든 일을 도맡을 수는 없으며, 외교안보 라인 인선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로서는 외교부 신임 장관에는 조현 전 외교부 차관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외교안보 특보에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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