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팔 잡힌 채 특검 출석해 14시간 조사받은 한덕수 전 총리의 초라한 말로
지난 2일 14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밤 11시 40분경 굳은 표정으로 서울고검 청사를 나선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덕수 전 총리가 특검 수사관에게 왼팔이 잡힌 채 내란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고검 청사로 출석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기 때문이죠.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양쪽에서 팔짱을 끼고 가는 모습이 그래도 대한민국의 국무총리였고, 대통령 후보였는데 불과 한두 달 사이에 저렇게 (특검에) 불려 가 수사받고 조사받는 걸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한덕수 전 총리는 정권 교체 이후 내란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입니다. 한 전 총리는 그간 12·3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했다고 강변해 왔으나, 비상계엄 해제 뒤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만든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에 서명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위헌·위법적 비상계엄 선포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죠. 한 전 총리는 해당 문건에 서명하고 며칠 뒤 '사후 문건을 만들었다는 게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없던 일로 하자'고 요청했고 결국 문건은 폐기됐다고 합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역시 2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한 전 총리가 (사후 서명) 얘기를 전혀 안 하고 있다가 지금 증거가 드러나서, 다른 사람이 증언하는 바람에 소환이 된 것 아니냐"면서 "그러니까 계엄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사인을 했고, 그것을(선포문을)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없앴다는 식으로 공격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50년 공직생활 '행정의 달인', 그 끝은 '내란 공범' 중범죄자?
국회 몫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기습 지명, 대선 출마 등 윤 전 대통령 탄핵과 파면 과정에서 한 전 총리가 보인 행보도 다시 회자되고 있습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으로도 부족해서 일국의 총리가 중범죄를 저질렀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적으로 한 전 총리가 비겁한 증거 조작 행태에 가담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한편으로 씁쓸한 건 그러고도 대선에 출마했다는 게 어이상실이다. 어떻게 국민 앞에 서서 표를 달라고 할 수 있었을까"라고 꼬집었습니다.
현재 내란 특검팀이 한덕수 전 총리가 서명한 사후 계엄 선포문의 작성 배경을 꼼꼼히 확인하고 있는 가운데 결과에 따라 한덕수 전 총리는 내란 방조를 넘어 적극 가담자가 될 수도, 직권남용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특검팀이 사후 계엄 선포문 서명은 물론 폐기 과정에도 관여한 건 한 전 총리가 계엄의 불법성을 감추려고 한 정황으로 의심하고 있다는 것은 내란 방조를 넘어 가담 혐의로까지 보고 있는 것이죠. 50년 넘는 공직생활동안 진영을 막론하고 중용되며 '행정의 달인'으로 평가받으며 비록 잠시였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의 '새벽 정치 쿠데타'를 통해 대선 후보까지 됐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내란 공범'이라는 중범죄자로 자신의 경력에 마침표를 찍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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