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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픈 마음으로 통합진보당을 탈당했습니다

자발적한량 2012.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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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김재연 제명 부결, 통합진보당에 희망을 버리고 탈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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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통합진보당의 유시민 대표가 국민참여당을 창당했을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정당에 가입했습니다. 당시 민주당으로는 민주진보세력을 대변하기에는 2%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고, 민주노동당에게는 과격함, 지나침을 느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보수, 진보 정치적 논리가 아닌 '상식이 통하는 사회, 정의가 이기는 사회'를 위해 정치활동을 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죠. 그리고 그런 국민참여당이 합당을 통해 통합진보당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저는 국민참여당에서 통합진보당으로 당적이 승계되어 통합진보당의 당원이 되었습니다.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를 통해 새누리당과 맞서게 됩니다. 그리고 당연히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총선에서 빨갛게 물든 한반도 지도를 총선결과로 보아야 했죠. 당시 야권은 정권심판이라는 구호를 외쳤을 뿐 국민들의 마음을 잡지 못하였습니다. 참 많은 이유가 있었고, 결국 그렇게 총선에 패한 채 야권은 소위 '멘붕'상태에 빠집니다.



 그리고 통합진보당에는 커다란 사건이 생겼습니다.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후보 경선과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었죠. 바로 이 중심에는 이석기, 김재연 의원을 비롯한 당권파라고 쓰고 NL계열이라고 읽는 세력이 있었습니다. 그들에 의한 조작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논란이 확산되고 당 차원에서 논란에 대한 처리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이정희 공동대표가 사퇴를 함과 동시에 그 유명했던 '통합진보당 폭력사태'가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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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회의장을 퇴장한 이후 당원 300여명이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공동대표에게 달려들어 욕설과 함께 무차별 구타를 벌인 사건이죠. 진행요원들은 공동대표들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졌지만, 그들은 당권파에 의해 머리채를 잡히고, 수도 없이 쏟아지는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당했습니다. 안경이 저멀리 날아가고 머리가 헝클어진 상태에서 심상정 공동대표를 보호했던 유시민 공동대표. 그리고 끝내 깁스를 하게 된 조준호 공동대표. 사회평론가인 진중권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오늘로써 진보는 죽었다'는 글을 남겼으며, 진보세력의 높은 비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끝없는 절망감을 안겨 주었습니다. 저는 이날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의 얼굴에서 '절망' 그 자체를 보았습니다.



 그 당시 정치에 관련된 포스팅을 쏟아내던 전 잠시동안 블로그를 접었습니다. 내가 그토록 비판해왔던 새누리당에서조차도 일어나지 않았던, 민주주의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게 만든 사건이었고, 더욱이 믿어왔던 통합진보당이었기에 그러했습니다. 많은 이들은 통합진보당을 손가락질 했으며, 이 때가 기회다 싶은 수구세력(그들은 보수가 아닙니다)들과 찌라시 조중동은 폭력을 행사한 가해자, 폭력을 당한 피해자를 구별하지 않고 이들 모두를 '진보'라 칭하는 '종북좌파' 세력으로 각인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 원인제공을 통합진보당이 했으나, 역시 조중동의 찌라시짓은 언제나 그렇듯 명불허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통합진보당의 혁신을 위한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당의 공식행사에서 애국가를 부르지 않았던,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도저히 이해할 수 없던 행태들을 고쳐나갔으며, 폭력사태에 대한 처리를 위해 비례대표 전원의 사퇴를 결의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석기, 김재연 의원은 경기도당으로 서울시당에서 자신들의 '국회의원 알박기'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경기도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까지 버텼고, 결국 그들은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합니다.



 결국 당 차원에서 그들의 제명이 추진되었습니다. 통합진보당의 혁신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과정이었습니다. 결국 지난 26일 국회에서 통합진보당의 의원 총회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이날 의원총회에서 구당권파 6명이 기권한 가운데, 총회에 참석했던 7명 모두가 제명에 찬성을 던져야 했으나 '중립성향'이었던 김제남 의원이 무효표를 던지면서 두 의원의 제명안은 부결되었습니다.  



 심상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했으며, 민주통합당 측에서는 야권연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했고, 탈당계를 제출해 공식 탈당처리된 당원이 1,500명을 넘어섰습니다. 저 또한 이 1,500명 중 한명입니다. 더이상 통합진보당에 미련을 갖지 않기로 했습니다. 폭력사태 이후 엄청난 충격을 받았음에도 혁신을 위한 몸부림을 마지막까지 믿어보았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진보에 대한 또 한번의 절망감이었습니다. 이렇게 저는 몇 년동안 지지해왔던 당을 떠납니다. 과연 진보가 추구했던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수구세력과 맞서 싸우며 상식과 정의를 지킬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는 있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되는 순간입니다. 저는 이렇게 통합진보당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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