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고 있는 땅/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안철수 라면값' 대신 '을의 눈물'이 본질인 것을...

자발적한량 2013.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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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중에도 '갑(甲)'의 횡포에 '을(乙)'은 눈물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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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이 국회에서 진땀을 뺐다는 소식이 들려오네요. 안철수 의원은 지난 3일 무소속 송호창 의원, 전국 '을(乙)' 살리기 비대위,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와 함께 '민생 난제의 생생한 현실을 당사자들로부터 직접 듣겠습니다'를 주제로 정책간담회를 열었는데요. 농심·남양유업대리점과 편의점가맹점 등 유통 분야 점주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해 프랜차이즈 업체의 횡포 등 각 분야에서의 애로사항을 토로했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농심특약점 대리점협의회 대표 김진택 씨의 차례가 되었을 때 벌어졌습니다. 미리 준비해온 라면 박스를 뜯더니 5개입 멀티팩을 꺼내 "이거 얼마인지 아세요? 모르세요?"라고 질문을 합니다. 안철수 의원은 "천 원이요?"라고 약간 자신없는 말투로 되물었죠. 김진택 대표는 이에 "서민들이 매일 먹는 겁니다. 안철수 의원님 모르세요? 이젠 아셔야 합니다. 국회에서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라면 한 박스를 본사로부터 2만3012원에 사와서 2만1000원에 소비자들에게 팔고 있다"고 호소하며 "저희의 피와 눈물이 들어있다는 걸 아시고 드셔달라"면서 두 의원에게 라면 박스를 건넸는데요.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현재 이른바 '안철수 라면값'이 이슈가 되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선 작게는 '라면 한 개에 천 원이라고 한 것이냐, 아니면 5개입 멀티팩을 천 원이라고 한 것이냐'에 대한 것도 있구요.




하지만 더욱 큰 논란은 바로 '안철수 의원이 라면값을 정확히 대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 입니다. 해당 라면은 780 원 정도에 판매되고, 멀티팩은 3,900원 이라고 하는데요. 인터넷이나 대형 할인마트에서는 500~550 원 정도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나요? 저 역시도 라면 하나만 사본 적이 없고, 항상 다른 물건과 같이 구매를 하니...그리고 라면은 거의 살 때마다 행사가격이 적용되는 듯 하여 정확한 가격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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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에서는 '왜 같은 잣대를 들이대지 않냐',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냐' 등의 '이중잣대' 비판을 제기합니다. 왜냐하면 지난 2008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토론과정에서 버스비를 묻는 질문에 "한 70 원 하나"라고 대답했던 정몽준 의원과, 작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최저임금을 묻는 질문에 "5000 원 좀 넘지 않냐"고 답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무수히 많은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 국가 정책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대중교통비와 최저임금을 라면값과 동등하게 논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라면값은 확실히 천차만별입니다. 전 라면을 일반 라면과 짜장라면을 거의 번갈아가며 먹는 편인데, 며칠 전에 500 원짜리 달랑 들고 슈퍼에 가서 짜파게티를 집었다가 되돌아가서 돈을 가져온 경험이 있습니다. 짜파게티가 900 원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거든요. 매번 부모님이 집에 라면을 떨어뜨리지 않고 사두시니 가끔 밥 차려먹기 싫을 때 혼자 라면을 끓여먹긴 하지만, 가격을 본 적은 한번도 없었네요. 더군다나 신라면 블랙과 같은 프리미엄 라면은 1,500 원에 육박하지 않나요? "1,000원 아니냐"는 안철수 의원의 대답은 나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미디워워치 대표인 네티즌 변희재씨는 "정몽준은 천하의 죽일 놈으로 몰아붙이더니, 안철수는 떼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찬양하냐"며 "친노종북이들의 역겨운 이중잣대는 이제 더이상 논란거리도 아니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글쎄요. 우선 매번 '친노종북' 타령을 열창해주시는 변희재씨의 일관성에 다시 한번 존경의 뜻을 표합니다. 솔직히 정몽준 의원의 '버스비 70원' 발언은 그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너무나도 현실 세계와 동떨어져 있는 사람이 아닌 척 하다가 제대로 티가 난 부분이거든요. 박근혜 대통령의 '최저임금 5,000원' 발언은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약간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저 정도면 됐다 싶었습니다. 아예 대답도 못하고 패스하는 것 보단 낫죠. "버스비와 라면값은 정확히 안다. 왜냐하면 매일 버스를 타고, 매일 라면을 먹으니까"라는 변희재씨의 주장에 대해 매일 라면을 먹진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해보면서, 변희재 씨는 아직 결혼을 안하고 혼자 살아서 직접 한개씩 사다먹다보니 라면값을 잘 알고 있지만, 안철수 의원은 아내인 김미경 교수가 장을 봐놔서 몰랐다고 치죠.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지금 검색어에 '안철수 라면값' 아닌 "라면 한 박스를 본사로부터 2만3012원에 사와서 2만1000원에 소비자들에게 팔고 있다"는 '갑의 횡포'가 조명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변희재씨는 과연 '라면 한 박스를 팔면서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하는 상황'이 중요한가요 아니면 '안철수가 라면값을 모르는 데 이중잣대 대단하다'는 상황이 중요한가요? 하긴 친노종북 타령 계속 불러서 완창하려면 후자가 중요할 수도 있겠죠. 




굳이 안철수 의원을 감싸고 싶은 생각 없습니다. 만약에 안철수 의원이 '버스비 100원 하냐'는 둥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 하면 당연히 비판받겠죠. 하지만 안철수 의원이 진라면,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삼양라면 하나씩 낱개로 사면 얼마고 멀티팩은 얼마고...슈퍼 주인이나 전업 주부가 아닌 이상 오히려 가격을 다 알고 있는 것이 더 이상한 것이지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대중교통비·최저임금과 같은 정책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비용과는 분명 다른 개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안철수 라면값'이 아니고, 라면과 함께 '피와 눈물'을 파는 '을(乙)'의 입장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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