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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발 저리다, 조희연 교육감의 촌지 동영상과 혜리의 알바몬 CF

자발적한량 2015.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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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청렴 서울교육' 영상, 교직원들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었다?

촌지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알바몬 광고 혜리 갑질


조희연 교육감이 수장으로 있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최근 일선 학교에 배포한 동영상 하나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해당 동영상에서는 촌지를 주고 받는 교사와 학부모의 부끄러운 모습이 그려지는데, 학부모 및 교원 연수 때 서울시교육청이 펼치는 청렴 무결점 운동 홍보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제작된 촌지 근절을 위한 '청렴 서울교육' 영상입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부모에게서 단돈 1만 원이라도 받은 교사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로 징계하고, 촌지 교사를 신고하면 최대 1억 원의 신고 보상금을 준다는 내용의 촌지 근절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일선에서는 이 방안이 최근 이슈가 됐던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1회에 100만 원 또는 한 해 300만 원 초과하는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하면 처벌)보다도 강력하다고 평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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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아시아경제


그런데 이에 대해 발끈하고 나선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총입니다. 교총은 지난 20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다수 교육자를 잠재적인 촌지 수수자로 낙인 찍었다. 교사의 자긍심을 짓밟는 촌지 근절 대책을 중단하라"며 조희연 교육감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알바몬 '알바가 갑이다' CF 영상, 소상공인들 악덕업주로 낙인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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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몬'에서 제작한 영상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진짜사나이 여군 특집 출연 이후 대세로 자리잡은 걸스데이의 혜리가 출연한 알바몬의 CF '알바가 갑이다'편인데요. 올해 최저시급이 370원 '뿐이' 오르지 않은 5,580 원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고, 불합리한 상황에 놓인 알바는 업장에서는 일을 그만두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CF 속에서 혜리는 '시급'이라는 단어에 악센트를 넣어 마치 숫자 욕을 연상시키는 효과를 주기도 했고, 알바를 무시하는 사장에게는 앞치마를 집어던지고 알바비 챙겨서 때려치고 나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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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인사이트


그런데 이에 대해 발끈하고 나선 곳이 있습니다. 바로 PC방 업주들로 구성된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콘텐츠조합) 그리고 일부 소상공인들. 이들은 "소상공 업주들이 최저임금과 야간수당을 지키지 않는 악덕 고용주로 오해하게 만드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분노와 상실감을 주고 있다"며 알바몬의 사과와 광고 중단, 알바몬 탈퇴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알바몬'에 대응 하기 위해 '사장몬'이라는 사이트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쌍둥이처럼 닮은 두 사건, 앞서 벌어진 알바몬 논란은 어떻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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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알바몬


자, 글을 보신 여러분께서는 이 두가지 논란이 상당히 닮아있다고 느끼실 겁니다. 두 논란 모두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악습 및 불법 행위를 근절하자'고 외치고 있으며, 반대쪽에서는 '오해를 야기시키는 내용으로 인해 자긍심을 짓밟혔다, 분노와 상실감을 준다'고 사과와 중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연치고는 참 재밌죠?


우선 앞서 발생한 알바몬 광고 논란의 결말을 살펴보죠. 알바몬의 광고에 불만을 나타낸 소상공인들은 '우리 역시 갑이 아님에도 알바들에게 갑처럼 군다는 식으로 묘사됐다' '일부의 경우를 두고 다수의 소상공인의 명예를 더럽혔다' '5인 이상의 사업장에만 해당되는 야간 시급 1.5배에 대한 설명이 잘못됐다' 와 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광고에 대해 찬사를 쏟아낸 수 많은 네티즌들을 비롯한 여론에 의해 묻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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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오늘의유머


네티즌들은 '사기업이 공익광고를 만들었다' '내리갑질 많이했지' '악덕 업주들 이번 기회에 탈퇴하면 알바몬 청정지역 되겠다' 등의 의견을 쏟아냈습니다. 일부에서는 더 나아가 결국 사장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알바들, 특히 자신의 최저시급이 얼마인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던 청소년 알바생들이 5,580 원이라는 점, 야간 시급이 1.5배라는 점 등을 확실히 인지하고, 알바 도중 불합리한 상황이 생기면 이에 대한 어떠한 액션을 취하는 상황이라는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죠. 결국 잠시 광고를 중단했던 알바몬 측은 몇 가지 내용을 수정하여 다시금 광고를 내보냈습니다.


네티즌들이 알바몬 광고에 거부반응을 보였던 상공인들을 되려 손가락질하고 비난했던 이유는, 모든 상공인들을 악덕업주로 묘사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법적으로 명시된 최저시급을 유명 연예인을 기용해 알려준 것 뿐이고, 부당함을 참지 말라는 등 그냥 당연한 내용으로 이루어진 것 뿐인데, 그 반응이 딱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속담같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저런 광고가 등장한 배경 자체가 일선 현장에서 최저시급·추가 야간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부당함을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상황 때문이겠죠.



진보교육감에게 삿대질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지만...그러니까 진짜 촌지 받아보신 분들 같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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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이에 대입해보면 서울시교육청의 '청렴 서울교육' 영상 역시 당연히 받지 말아야 할 촌지를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는 내용이고, 주는 쪽, 받는 쪽 모두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와 같은 캠페인의 홍보영상이 등장한 배경 역시 일선 현장에서 촌지 등을 주고 받는 행위가 근절되지 않은 상황 때문이겠죠.


해당 동영상에서는 단 한마디도 모든 교직원들을 잠재적인 촌지 수수자로 낙인 찍지 않았으며, 교사의 자긍심을 짓밟지도 않았습니다. 촌지를 받아봤거나 하는 교사들은 그동안 포장해왔던 무늬만 남은 자긍심이 짓밟혔겠죠. 교총이 '배설한' 일련의 주장들은 뭐...다들 어떻게 교사가 된거고 일선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맞나 싶은 수준입니다. 확실히 대한민국 교육 현장이...행정 업무 분담으로 인해 수업 연구 등에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는 전교조 등의 주장이 맞는 것 같네요. 두뇌 회전들이 좀 원활하지 않으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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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연합뉴스


자, 한번 조희연 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에 대해 교총이 들이민 논리를 그대로 사용해보자면, 그들이 목숨걸고 지키고 싶어하는 연금을 설명해주고자 소개 영상을 배포하면 교총은 이에 대해 '우리를 잠재적 퇴직자로 보고 쫓아낼 궁리만 하고 있는 것이다'고 외치며 항의해야 할 것입니다. 스승의 날을 연말로 옮기자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선물에 혈안이 된 괴물 취급했다'고 항의해야죠. 학원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공교육을 무시하고 한국 교육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했다'고 회초리라도 드셔야 겠네요.


교총에 대해 가만 생각해보면 되돌아 온 진보 성향 교육감인 조희연 교육감에게 '빽!' 한번 소리 질러 보고 싶고, 존재감 한번 과시해보고 싶고, 뭐 뻔히 어느 쪽이겠지만 '나 잘했죠?' 하면서 꼬리도 한번 살랑살랑 흔들고 싶고, 깨끗하고 고결한 척 해보고 싶을 것 같기도 합니다. 뭐 제 이런 생각이 단순한 착각이고 오해고...진심으로 머리가 덜 돌아가서 혹은 사리분간 분위기파악 이해력 등이 떨어져서 정말로 동영상의 의미를 못알아들어서 그런거라면 한편으론 다행이기도 하고 쿨하게 사과드려야겠지만요. 어느 쪽 고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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