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7일) 하루종일 실시간 인기 검색어를 달군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돌 그룹 베리굿의 멤버 조현. 조현은 같은 베리굿 멤버인 서율, 고운과 함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진행된 '게임돌림픽 2019:골든카드'에 참석했습니다. '게임돌림픽'은 게임을 즐기는 아이돌들을 초청해 진행하는 e스포츠 대회로, 약 40명의 아이돌 멤버들이 참석했죠.
조현이 실검을 장악하게 된 것은 바로 의상 때문이었습니다. 이날 조현은 '리그 오브 레전드'에 등장하는 구미호 캐릭터인 '아리'의 코스프레 의상을 입고 레드카펫 위에서 포즈를 취했죠. 아리는 게임 내에서 마법사이자 암살자 포지션으로, 먹잇감의 감정을 조정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런데 이 아리 코스프레 의상이 가슴도 많이 파여있고, 엉덩이 라인도 훤히 드러나는 의상이었던 것. 안그래도 몸매 좋기로 유명한 조현이었는데, 의상 때문에 조현의 몸매가 훤히 드러났죠. 레드카펫 행사 사회를 보던 MC딩동이 기념촬영을 부탁하기도.
이에 대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한쪽에서는 "노출이 너무 심하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노출이 과한 캐릭터 의상을 그대로 입는 건 아닌 것 같다" "굳이 이런 의상까지 입어야 했나" 등의 반응을 보였고, 다른 한쪽에서는 "게임 대회에 맞춰 분위기를 잘 살렸다" "코스프레 의상인데 무엇이 문제냐"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논란이 되자 조현의 소속사인 제이티지 엔터테인먼트 측은 "금일 조현이 착용한 의상은 주최 측에서 준비한 의상이다. 주최 측과 충분한 협의를 거쳤고, 게임 캐릭터를 오롯이 표현하고자 하는 조현을 생각해 마련해준 의상이다. 다른 의도는 없다. 과한 해석은 자제해주셨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죠.
엄밀히 따지고 보면 논란은 네티즌들보다 기자들이 만들어 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조현의 의상을 두고 정말 오만가지 기사를 쏟아냈거든요. 재밌는 것은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의 작성자를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이 여기자들이라는 것. 일례로 일간스포츠 조연경 기자는 "의상을 착용한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떨어지는 퀄리티에 스타킹 라인도 고스란히 노출됐다"며 쌩뚱맞게 의상의 퀄리티를 지적했고, "스스로 목적 뚜렷한 눈요깃거리가 됐고, 조롱의 대상이 됐다"며 자기 마음대로 조현을 조롱의 대상으로 규정해버리는 촌극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애초에 아리라는 캐릭터 자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저 덮어놓고 까는 기사들과 확연히 다른 기사들도 소수 존재합니다. 스포츠조ㅈ선 김영록 기자의 기사 내용 일부를 보시죠.
정황상 조현은 아리의 인기 스킨인 K/DA 아리, 또는 그 프레스티지 버전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K/DA 스킨 시리즈가 걸그룹 컨셉트인데다, 아리가 섹시함을 아이덴티티로 하는 '구미호'인 만큼 조현 본인과도 맞아떨어진다. 아리의 스킬에는 '매혹'이 있고, 아리를 대표하는 대사는 "우리 같이 홀려 볼까요?"다. '반지의제왕' 속 엘프의 긴 귀나 미모, 드워프의 주량과 호탕함, 호빗의 작은 키와 마찬가지로 세계관 설정일 뿐이다.
평소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에 팬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싶어한 조현이 의상을 강제로 입은 것도 아니고, 몸매 좋은 스타가 몸매 훤히 드러나는 의상 입고 몸매 자랑 좀 할 수도 있는거지 그게 그렇게 꼴사나울까요? 저만 해도 조현과 베리굿을 전혀 몰랐는데, 관심이 가더군요. '와, 문채원 비슷한 청순한 느낌이랑 섹시함을 동시에 가졌네~ 좋겠다' 싶어서요. 결국 스타는, 특히 어마어마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아이돌에게는 관심이 생명 아닌가요? 미성년자도 아니고, 골 텅텅 빈 소리나 망언을 한 것도 아니고. 승리처럼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조현 관련 기사들의 베스트댓글을 살펴보니 '화사가 하면 당당하고 예쁘고, 조현이 하면 퀄리티 떨어지는 성상품화, 저렴?'이라는 내용들이 많더군요. 좀 더 나아가서는 '못 생긴 애가 벗어야 칭송이 나온다'는 비아냥도. 과거 화사, 씨엘, 박나래 등이 의상 논란을 빚었을 때 여초 커뮤니티에선 '언냐 멋있어. 당당하게 입어' '대박 섹시 카리스마' '자기가 입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 같은 반응이 대다수였죠.
결국 이중잣대가 문제입니다. 탈브라니 어쩌니 하면서 가슴 노출하는 건 괜찮고, 자기가 게임도 좋아하고, 팬들이랑 소통하고 싶어서 노출있는 옷 좀 입었다는데 죽일듯이 덤벼들고. 못 생긴 사람이 노출하면 멋있다 매력있다 이러면서 예쁜 사람이 노출하면 믿을 게 외모 뿐이다, 싸보인다 부들거리고. 참.. 일간스포츠 조연경 기자를 비롯해서 조현 비판 기사 작성한 여기자들 쿵쾅거리면서 기사 쓰느라 키보드는 멀쩡한지 궁금하네요. 과거 쌍칼형님(박준규)의 말을 빌어 한 마디로 정리하죠. "예쁜 여자는 예쁜 여자 욕 안해~"
오늘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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