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오늘은 4·10 총선을 앞둔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와 조수연 국민의힘 대전 서구갑 후보, 그리고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전 대구 중·남 후보 등의 과거 막말에 대한 것입니다. 다만 장예찬 국민의힘 부산 수영 후보는 이 셋을 아주 뚜까 패는 넘사벽이라 내일 포스팅을 분리해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주자는 조수연 국민의힘 대전 서구갑 후보. 조수현 후보는 나무위키에 그간의 행적이 언급조차 없을 정도로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인물입니다. 대전지검 검사 출신으로, 변호사 생활을 거쳐 2019년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 입당했죠.
조수연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2017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복절과 국치일'이라는 제목으로 "백성들은 조선 왕조보다 일제강점기 지배가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조선 망국의 책임은 어디에 있을까. 일본 욕을 하지만, 당시는 제국주의 시대였고 일본은 고양이, 조선은 생선이었다. 생선이 된 스스로를 한탄하고 반성해야지 그것을 먹은 고양이를 탓한다고 위안이 되겠나"고 적으며 우리나라가 겪은 국난의 책임이 오롯이 무능한 조선에 있다는 내용이었죠.
글을 좀 더 읽어보면 "망국의 제1 책임은 누가 뭐래도 군주인 고종이다. 이완용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군주의 책임을 신하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면서 을사늑약의 원흉이자 친일파의 대표격인 이완용을 감싸는 발언까지. 역시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을 뿌리로 든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후보 다운 마인드입니다. 공천을 그냥 통과하는 게 아니죠.
논란이 일자 조수연 국민의힘 후보는 "해당 주장은 당시 백성의 아픔을 이해하자는 차원을 넘는 실언이었음을 사과드린다"며 "관련 부분은 즉시 삭제했다"고 적으면서 "2017년 여름경에 반일감정을 자극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일부 지식인들이 있었다. 이런 것들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표현이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조선 말기의 백성들이 나라와 양반의 이중 수탈에 인간다운 삶은 살지 못하였음은 분명하지만, 그분들이 일제강점이 더 좋았을 수 있다고 쓴 것은 강조 차원이었지만 비약이었음을 인정한다"이라고 했죠.
차라리 거기까지만 썼으면 아 잘못은 했지만 깔끔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나보다 싶을텐데, 또 거기다가 "이 시기는 7년 전으로 제가 정치에 뛰어들기 전임도 감안해주시기 바란다"고 사족을 붙여서 저도 굳이 한 마디 덧붙이자면, 애초에 그런 마인드를 사적으로 갖고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 입법부의 일원으로 활동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바꾼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은 "여러 가지 지금 계속 이런 문제들이 겹쳐서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엄중하게 당 지도부도 그렇고 당에서도 엄중하게 생각을 해야 한다"며 "당도 이 문제가 가벼운 문제가 아니라는 걸 인식하고 빨리 어떤 결정이든 빨리 결론을 내려서 적절한 조치가 있기를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광복회는 지난 13일 '조수연 후보 망언 3개항 공개질의서'를 통해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는 자가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고통을 ‘생선’으로 비하하고 뉴라이트의 친일식민사관과 식민지배의 정당성 주장을 넘어 일본을 대변하고 옹호하는 글은 일본 극우세력의 망언에 가까워 놀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조 후보는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는 뉴라이트 역사관을 현재도 갖고 있는지 △을사늑약 강제 체결과 관련 ‘이완용에게 망국의 책임을 말하면 이것은 군주의 책임을 이완용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했는데, 조 후보의 이 같은 식의 이완용 두둔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지 △일본의 국권침탈의 강제성과 불법성은 온 세계가 이미 결론 낸 문제인데 일본을 '고양이', 조선을 '생선'이라고 비아냥거리며 을사늑약과 일본의 강제병탄의 책임은 아직도 '생선'인 조선에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질의했습니다.
다음은 대구로 가보겠습니다. 대구 중·남구에 공천됐던 도태우 후보는 과거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발언을 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됐지만 국민의힘 공천을 우여곡절 끝에 받아냈습니다. 도태우 후보는 지난 2019년 2월 22일 유튜브 'VON 뉴스' 도변정담에 출연해 "5‧18 특별법 이후에는 5‧18과 북한 개입 여부라는 부분을 문제 제기하는 것조차 아주 망언이니 그런 말을 아예 법으로 형사처벌하는 법을 제정해야 되니 이런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고 언급한 데 이어 사단지휘부 습격과 공수부대원 사망 및 총상자 발생을 두고서도 "이게 자유민주화 운동이나 저항권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 이런 것들 모두 뒤에는 조직과 이북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이러한 합리적인 의혹들을 다 묻어두고 말도 하지 마라, 다 정리됐는데 왜 꺼내? 아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5‧18이 자유민주화적 요소가 있지만 그것으로 포섭되기 어려운 굉장히 문제적인 부분들이 있고 특히 거기에는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라는 것이 사실은 상식"이라며 "그런데 이 상식을 짓밟았다. 그러자 우리 사회에 합리와 상식이 죽기 시작했다"고 말하면서 "이런 노력을 하는 움직임과 시도를 지역감정이라고 하는데, 그건 정말 오히려 마녀사냥식의 몰아붙이기"라고 항변했죠. 그리고 닷새 뒤인 2월 28일에도 같은 방송에 출연해 "5‧18을 단면적인 '학살'로 규정하는 것은 허구적인 신화에 가까우며, 진실은 균일하지 않은 복합체로 그 안에 죽음을 넘어서는 생명의 빛이 잉태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를 두고 광주와 5‧18단체를 비롯한 많은 시민단체에서 공천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도태우 후보에 대한 공천 유지 결정을 내렸었습니다. 공관위는 "도태우 후보의 사과가 진정성 있고, 국민 눈높이에도 맞다"고 언급했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도 후보가 두번째로 낸 입장문을 보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도 동의하고, 이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표현까지 쓰며 사과했다"면서 공관위의 결정을 옹호하기도 했죠.
그런데 도태우 후보가 2019년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서 연단에 올라 "혹자는 문재인의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하는가 하는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고 한다"고 발언한 것과 "뇌물 혐의가 있던 정치인은 죽음으로 영웅이 되고 그 소속 당은 그로 인해 이익을 봤다"고 발언한 것, 그리고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를 한 것 등이 추가로 알려지자 당 내에서 도태우 후보의 공천 유지 결저잉 수도권 선거를 그르치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급속도로 확산됐고, 이상민 의원을 비롯해 서울 마포을 함운경 후보 등이 '읍참마속'을 촉구하자 결국 공관위는 도태우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하고야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경선으로 후보가 됐으면 다음 판단은 본선에서 국민에게 맡겨야지 공당의 공천이 호떡 뒤집기 판도 아니고 이랬다저랬다 한다"면서 당의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의료대란 등 중요 국가정책 대안 발표는 하나 없고 "중요 국가정책 발표는 하나도 없고 새털처럼 가볍게 처신하면서 매일 하는 쇼는 셀카 찍는 일뿐이니 그래가지고 선거가 되겠느냐"고 정부와 당을 동시에 저격 했는데요. 추가적으로 "일부 영입 좌파들에 얹혀서 우왕좌왕하는 정당이 되어버렸는데 우리가 투표할 맛 나겠느냐"면서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을 옮긴 이상민 의원을 저격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과 함께 "또다시 가처분 파동이 일어 나겠다"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죠.
이번에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 가보겠습니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에 참여해 인기를 끈 정봉주 전 의원.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가 허위 사실 및 과장된 사실이라는 혐의가 인정되어 1년동안 수감된 바 있고, 피선거권이 2022년까지 상실됐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복권하면서 피선거권을 회복했죠. 이후 정치 일선 복귀를 위해 서울시장 출마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시도했으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면서 2018년 정계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재판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결국 복당에 성공했죠.
이번 총선에서 강북 을 출마를 선언해 지난 선거에서 무려 64%의 득표율로 당선된 박용진 의원을 꺾고 경선에서 승리, 공천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봉주 후보 역시 그를 흥하게 만들었던 그의 '입' 때문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정봉주 전 후보는 지난 2017년 팟캐스트 '정봉주의 전국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스키장 활용 방안과 관련해 패널들과 대화하다가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는 2015년 8월 경기도 파주시 DMZ에서 수색 작전을 하던 군 장병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인해 다리를 잃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건을 연상시키며 이를 비하하고 조롱했다는 비판에 휩싸였죠. 이후 정봉주 전 후보는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했다"고 해명했지만, 당사자들이 사과받은 바 없다고 반박하며 해명마저 거짓 논란이 불거지자 정봉주는 이날 SNS에 재차 사과문을 올려 "해당 장병들의 연락처를 구하지 못해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사과했다"는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았죠.
뿐만 아니라 지난 1월4일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실시간 댓글창을 확인하며 "왜냐하면 댓글을 봐야 한다. 이게 벌레가 많이 들어왔나, 진보가 많나, 보수가 많나"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사람들이 말 험하게 쓰면 벌레냐. 약간 막말에 가깝다"고 지적하자 "바퀴벌레 딱 나오면 벌레가 나왔다고 하지"라고 재차 말했죠. 과거 금태섭 전 의원을 향해 욕설과 함께 "전국 40개 교도소 통일된 조폭이 내 나와바리(구역)"라고 말한 것도 논란이 됐구요. 심지어 2001년 가정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서울북부지법에서 벌금 50만원형을 선고 받았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논란 초기 이를 두고 '오래 전 발언'이라고 두둔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급기야 "문제의 심각성을 저도 인지하고 있다"면서 "정치인은 자신의 모든 행위에 책임져야 하므로 우리도 매우 엄중하게 이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 국민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도록 하겠다"고 변화된 입장을 보였고, 끝내 정봉주 전 후보의 공천은 취소가 결정되었습니다. 민주당은 주말인 오는 16일 전후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재추천 절차를 의결할 예정인데, 다만 민주당은 정 후보의 공천이 취소되더라도 경선에서 패한 박용진 의원을 서울 강북을에 공천하지 않기로 했죠. 박용진 의원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는 부분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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