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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울시의회 의원 일동 '욱일기 금지' 조례 폐지 추진.. 숨길 수 없는 국민의힘 친일본색

자발적한량 2024.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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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총선을 불과 일주일도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의힘이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단체로 '욱일기 금지 조례'를 없애려고 시도하다 논란이 커지자 은근슬쩍 꼬리를 내리고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욱일기 금지 조례'가 생긴 것은 3년 전입니다. 2021년 1월 7일 제정되고 당일부터 시행된 '서울특별시 일본제국주의 상징물의 사용 제한에 관한 조례' 제5조에 의해 "일본제국주의 상징물을 공공 장소에 설치·게시·비치하여 타인에게 노출하는 행위", "일본제국주의 상징물을 타인에게 노출할 목적으로 공공 장소에서 소지하는 행위", "시가 주관하는 사업·행사 등에서 일본제국주의 상징물을 판매·전시 등 노출하는 행위"를 제한하게 됐죠. 

조례가 금지하는 일제 상징물의 의미에 관해 제2조 제1호는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군사기와 조형물 또는 이를 연상시키려는 목적으로 사용된 그 밖의 상징물"로 정의했습니다. "군사기"가 맨앞에 명시된 데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조례의 주안점은 바로 욱일기 사용을 막는 데에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일본은 국제적 영향력을 다시금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이미 한·미·일 군사협력을 통해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은, 이번 달 11일 미·일·필리핀 정상회의를 통해 미·일·필리핀 군사협력이라는 또 다른 수단을 갖게 됩니다. 그러면 이제 자위대가 동아시아의 북부와 남부에서 군사력을 움직일 수 있는 활로가 열리게 되는 것이죠. 10일 열릴 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일동맹이 역대 최강 수준으로 격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한편 국내에서도 일본제국주의 상징물의 사용이 빈번해졌습니다. 재작년 11월 6일엔 자위대 관함식에서 한국 해군이 욱일기에 경례를 했습니다. 2023년 2월 16일에는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이 차지했던 서울 남산 자락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본 천황 생일 기념 리셉션이 열렸는데, 여기서 한국 국가와 함께 '기미가요'(君が代)가 광복 이후 최초로 서울에서 연주됐습니다.  

그 다음 달인 3월 10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에 욱일기가 등장했고, 5월 29일에는 해상자위대 함정이 그 깃발을 달고 부산항에 들어왔습니다. 2024년 2월 14일 열렸던 나루히토 일본 천황 생일 기념 리셉션에서도 기미가요가 연주됐죠. 그간 주한 일본대사관은 반일 감정 등을 고려해 한국에서 열리는 어떤 행사에서도 기미가요를 연주하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변화된 일본 측의 태도.

제76주년 제주 4·3추념식이 열린 4월 3일, 국민의힘 김길영 시의원의 발의하고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19명의 찬성으로 발의된 조례안의 제목은 '서울특별시 일본제국주의 상징물의 사용 제한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입니다. 조례안은 단 한 문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서울특별시 일본제국주의 상징물의 사용 제한에 관한 조례를 폐지한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내건 폐지 명분은 "이미 시민들에게 반제국주의 의식이 충분히 함양되어 있고, 제국주의 상징물의 사용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가지고 있으므로 일본제국주의 상징물에 대한 공공사용 제한을 조례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 판단된다"는 것입니다. 서울시민들의 반제국주의 의식이 충분하고 욱일기 등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하므로 굳이 조례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법이 잘 시행되고 있다면, 그대로 현행 유지를 하는 것이 상례입니다. 법규가 잘 시행되므로 법규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정말 들어본 적이 없는 궤변입니다. 법큐가 유명무실해 져서 사문화 됐을 때라면 모를까요. 즉, 조례를 폐지해야 할 마땅한 명분을 찾아내지 못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죠.

 

또 하나의 모순이 있습니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서울시민들의 반제국주의 의식이 충분하다면서 일제 상징물을 금하기보다는 "교육과 홍보를 통한 시민들의 역사인식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결국 이 자체가 서울시민들의 역사인식에 '개선'할 부분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죠. 굳이 개선할 부분이 없는데 교육과 홍보를 통해 왜 역사인식 개선 방안을 모색하나요? 김길영 시의원에게 정말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네요. 무슨 배경으로 이러한 조례안을 발의했는지에 대해서요.

이에 대해 '도쿄 의회냐'는 등 비판이 쏟아졌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부랴부랴 "일제의 상징을 사용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해당 시의원들을 조사한 뒤 엄정 조처를 하겠다"고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김길영 의원은 이번 발의가 논란을 일으키자 "발의 취지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이유로 4일 시의회에 철회를 요청했죠. 가히 21세기 친일반민족행위자라고 부를 만한 일이었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불과 일주일 정도 남긴 우리는, 이번 국민의힘 시의원들의 '욱일기 금지 조례' 폐지 추친과 성일종 충남 서산·태안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가 이토 히로부미를 '인재'라고 추켜세운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면서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며 전형적인 식민사관 사고방식을 보여준 정진석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후보.

 

"조선 망국의 책임은 일본보다 조선에 있으며 이완용보다 군주인 고종의 책임이 컸다"면서 "조선백성들은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 일제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라는 취지의 글을 남긴 조수연 대전 서구갑 국회의원 후보, "한국인이 일본에 피해의식과 강박관념 열등의식을 품고 있다"고 주장한 정승연 인천 연수구갑 국회의원 후보, 아, 정승연 후보는 2020년 총선 당시 격려 방문을 온 유승민 전 의원에게 "인천 촌구석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한 인물이기도 하죠. 

아직도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후예들과, 새로운 시대의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은 우리 곁에 존재합니다. 지금 이 얼굴들을 기억해주세요. 서울특별시에 욱일기를 휘날리게 만들려고 했던 이들의 면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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