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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관권선거... 4·10총선 앞두고 대놓고 선거개입하는 윤석열 대통령... 이건희 여사나 좀 보여주세요

자발적한량 2024.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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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보자 하니까 아주 가관입니다.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패배의 위기감을 느낀 탓인지 윤석열 대통령과 각 정부 부처가 사실상 선거운동을 대놓고 벌이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정치권에서가 아니라 공무원 내부에서 선거 개입 아니냐는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지난 1일 국방부는 전국 각급 부대에 공문을 보내 3일 정신전력교육 시간에 '자유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주제로 지휘관 특별정신교육을 추가해 실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특별정신교육은 6월 현충일, 8월 광복절 등 주요 계기 때 중대장급 이상 지휘관이 장병들에게 직접 교육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애초 예정된 3일 정신교육 주제는 북한의 군사위협과 3축체계, 프라미스 작전(수단 교민 등 철수) 1주년 관련 내용이었으나, 국방부는 여기에 갑자기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3일은 총선 본투표 일주일 전이자 5∼6일로 예정된 사전투표 시작 이틀 전인 상황에서 말이죠.

 

국방부가 각 부대에 보낸 7쪽 분량의 특별정신교육 교재를 살펴보면 "본 교육자료는 3.20(수)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 대통령 특별강연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특강에서 노동시장 유연화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 등을 거론하며 자유시장경제 가치를 강조했었는데요.

 

그런데 지시를 하달받은 일선 부대들이 국방부에 이틀 전 특별정신교육 추가 지시가 내려왔고 장병 사전투표를 이틀 앞둔 민감한 시기라는 점을 들며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와 충돌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한 일선 부대 장교는 "현장 지휘관들이 '왜 갑자기 대통령 연설을 지금 장병들에게 교육하라고 하느냐', '교육하면 장병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다'며 당혹스럽다고 했다"고 전했죠. 

 

이러한 내부의 반발에 더불어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국방부는 특별정신교육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오후, 돌연 특별정신교육 없이 애초 예정된 교육만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통령 연설이 군과 직접 관련이 없는데 왜 추가했느냐'는 지적에 "자유와 시장경제 가치는 장병 정신교육 교재에 포함된 기본적인 교육 내용으로서 그동안 꾸준히 교육시켜왔다"는 비겁한 변명을 내놨습니다. 해군 중령 출신인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960~70년대에는 했을 수 있겠지만, 최근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교육 방식이다. 선거 국면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런 것을 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죠.

 

자, 이번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 와보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4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 부처에 '공무원들이 대통령 정책홍보 영상을 볼 수 있게 게시물을 올려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공식 유튜브 채널에 '대통령이 선택한 길'이라는 3분 15초 분량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한일관계 정상화'와 '건전재정 기조 구축', 'R&D 예산 혁신' 등이 윤 대통령의 치적이라며 홍보하는 내용이었는데요.

 

영상이 올라온 직후 한 정부 부처의 내부 전산망에는 '전 부처 직원들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게재해달라는 문체부의 요청에 따라 게시했다'며 해당 영상의 링크가 올라왔습니다. 심지어 직원들에게 '알람'까지 보냈죠. 이러한 현상은 다른 부처 게시판에도 동일하게 행해졌습니다.

 

이에 공무원들 내부에선 '사실상의 선거 운동'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한 공무원은 "공무원 생활 20년을 했는데 (선거 앞두고)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고 모두가 본인이 잘했다고 하는 부분만 있었다. 조금 불편했다"고 밝히기도 했죠. 결국 이렇게 반발이 커지자 일부 부처에선 해당 영상을 게시판에서 삭제되었습니다. 정부 부처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우수한 정책에 대해 홍보가 필요하다며 문체부가 요청해 왔다"고 언급했죠.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공무원들이 행정수반인 대통령의 국정기조와 추진과제들을 공유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뺨따구 대파로 후려맞을 변명을 내놨는데요. '오비이락'으로 의심받을까봐 원래 하려던 것도 조심해야 할 판에 이렇게 당당하게 대놓고 질러버리니 어이가 없어서 아예 말이 안나와 버리잖아요. 참고로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유인촌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펴낸 백서에 무려 104번이 언급될만큼 블랙리스트 관련 핵심 인물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부터 총 24차례에 걸쳐 '민생 토론회'를 진행해왔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민생 토론회는 지난 2월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발을 넓혔는데요. 야당에서는 사실상 지역 순회 유세라며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했고, 대통령실은 3월 26일 충북 청주를 마지막으로 총선 전까진 민생 토론회를 열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를 반대로 말하면, 재외투표가 시작되기 하루 전날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장밋빛 발언들을 얘기하고 다녔다는 것.

 

결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민생토론회에서 매번 대규모 개발정책 및 지역 숙원 사업, 선심성 정책 추진 계획들이 발표된 것은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자 선거 개입"이라며 중앙선관위에 윤석열 대통령을 신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은 사전투표 첫날인 5일, '부산항 신항 7부두 개장식' 참석을 명분으로 부산을 방문해 기념사에서 항만 장비 산업 재건을 위한 5000억 원 규모의 스마트 펀드 조성, 일몰이 도래하는 선박 톤세제 연장, 5조 5000억 원 규모의 친환경 선박 금융 국적 선사에 제공, 1조 원 규모의 펀드 조성 및 친환경 벙커링 등 항만 인프라 구축 등의 각종 토건사업 등 온갖 사탕을 내밀며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부산 강서구 명지1동 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를 방문해 참모진들과 함께 사전투표를 했는데요. 그토록 사랑하는 이건희 여사를 쓸쓸히 혼자 투표하게 만들면서까지 출발 전 집 근처에서 할 수 있었음에도 꾹꾹 참다가 격전지인 부산에 내려와 투표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기가 찼습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부산까지 내려가서 사전투표를 하며 '선거개입의 신기원'를 열었다"면서 "윤 대통령의 부산 사전투표는 부산·경남의 국민의힘 지지자를 결집하기 위한 관권선거로, 대통령의 정치 중립 의무를 철저히 파괴했다"고 비난했죠. 

 

이후 부산 강서구 명지근린공원에서 열린 제79회 식목일 기념행사에 참석해서도 산지의 보전과 활용을 조화롭게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 국유림에 관광열차, 야영장 설치 등 국가 산림 자산을 활용한 선심성 공약을 남발했죠. 

 

사전투표 마지막날이자 선거 전 마지막 주말이었던 6일 오후에는 용산어린이정원을 깜짝 방문해 봄나들이를 나온 시민들과 사진을 찍는 등 시민들과 접촉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쏟아진 언론 보도내용들을 살펴보면 '사진촬영을 요청한 한 임산부는 윤 대통령에게 "난임으로 어렵게 아이를 가졌다. 여러 정책으로 육아를 지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대통령께서 방문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용산어린이정원 야구장을 개방해주셔서 아주 잘 쓰고 있다"고 화답했다' 등 전두환 땡전뉴스 수준의 찬양이 가득했죠. 

 

윤석열 대통령은 24차례의 민생토론회를 통해 1000조 원이 넘는 금액을 공약했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8일에는 광역급행철도 A노선(GTX-A) 개통식에서 이용요금 할인을 약속하고, 세종시에선 대통령 제2집무실 세종 설치와 국회 의사당 세종 이전 등을 공약했습니다. 사전투표 첫날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해 그의 입으로 약속한 투자 및 예산 금액이 세제혜택을 제외하고서도 무려 7조 원. 지난 2월에도 이미 부산에 방문해 23조 원 이상을 공약한 바 있는 윤 대통령은 최근 부산 선거구에서 야당 우세지역이 늘자 아주 대놓고 돈 공약을 남발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묻고 싶네요. 만약 윤석열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들이 4·10 총선을 의식한 것이 아니라면, 그동안 그렇게 낄데 안낄데 분간없이 졸졸 따라다니던 이건희 여사는 왜 요새 꽁꽁 숨겨두고 안 데리고 나오시나요? 남의 아내라 예의가 아닌 줄은 알지만 맨날 보다 못 보니 그리움이 사무칠 지경입니다. 용산어린이정원에 혼자 방문해 돌아다니는 대통령님의 모습을 보니 쓸쓸하기 그지 없어서 마음 한 켠이 무거워요. 두 분이 오손도손 함께 돌아다니시는 모습은 아무래도 총선이 끝난 후에나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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