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인도의 안좋은 소식을 하나 전하려고 합니다. 저도 5년동안 인도에 살고 있지만, 이런 모습을 보면 정말 인도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23세의 인도 여성이 혼인신고 직후 아버지와 오빠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 인디아 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그레이터 노이다 지역에 사는 '네하(Neha)'라는 이름의 23세 여성은 지난 11일 집을 나섰다고 합니다. 그레이터 노이다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스마트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노이다 인근에 위치해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죠.
인도 최대의 축제 중 하나인 홀리(Holi)를 앞두고 가족들에겐 직물 원단을 사러 나간다고 말한 네하는 상점이 아니라 인근 도시 가지아바드(Ghaziabad)의 한 Arya Samaj temple로 가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남자친구 수라즈(Suraj)와 함께 간소한 결혼 의식을 진행하고 관청으로 가 혼인신고를 마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네하와 수라즈가 관청에 온 것을 네하의 오빠 히만슈의 친구가 우연히 목격했고, 이 친구는 히만슈에게 이 사실을 즉시 알렸습니다. 이후 네하는 가족의 호출을 받고 집으로 돌아갔죠. 그런데 이후 수라즈는 네하가 연락이 닿질 않자 걱정되는 마음에 네하의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렸고, 하루 뒤인 12일 겨우 네하의 이웃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하지만 이 이웃이 전해준 네하의 소식을 들은 수라즈는 아연실색했습니다. 이미 네하가 사망했고, 장례식이 오전에 끝났다는 것. 그레이터 노이다 경찰은 12일 오후 6시 45분경 "아내가 부모에게 살해당했다"는 수라즈의 신고를 접수받고 출동했는데, 네하의 가족들은 경찰에게 "네하가 아침에 병에 걸려 사망했고, 오전 7시쯤 시신을 화장했다"고 진술했죠.
이를 의심한 경찰이 계속 추궁하자 마침내 네하의 아버지 바누(Bhanu)와 오빠 히만슈는 네하가 자는 사이 그녀를 목 졸라 죽였다고 자백했습니다. 조사 결과 혼인신고를 마치고 집에 불려온 날 네하와 가족들 간에 격렬한 말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죠. 또한 네하의 아버지와 오빠는 증거를 없애기 위해 곧바로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드러났죠.
네하와 수라즈는 10학년(한국의 고등학교 1학년) 때 네하의 가족이 현재 사는 곳으로 이사하면서 떨어지게 됐으나 연락을 주고 받으며 7년간 교제를 이어왔었습니다. 수라즈의 가족이 먼저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되었고, 네하의 가족을 방문하기도 했었지만, 네하의 가족은 카스트가 다르다는 이유로 수라즈를 탐탁치 않게 여겼죠.
인도에 살다보면 이러한 소식을 주기적으로 접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에도 같은 우데르프라데시 주의 라릿푸르에서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교제를 이어온 22세 미툰 쿠슈와하(Mithun Kushwaha)와 19세 카미니 사후(Kamini Sahu)를 여성의 가족들이 독을 먹이고 목을 졸라한 사건도 있었죠. 여성의 가족들은 남자의 시신을 나무에 매달아 자살로 위장했고, 딸의 시신은 집 뒤에 버린 뒤 실종된 척 했다가 덜미를 잡힌 일이 있었습니다.
인도에서 여성의 인권은 가난할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의 여성 인권보다 낮은 것은 뭐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정말 결혼하고 나면 여자는 로띠 만들고 청소하는 메이드에 가깝죠. 또한 가족의 반대로 결혼을 하면 벌어지는 상황은 위에 쓴 것과 같구요. 아무리 인도가 발전하고 있다지만, 정말 보편적 사회 규범과 질서, 인권 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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