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이재명 후보 선출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이재명 후보가 최종 확정됐습니다. 권리당원 표가 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한 최종 득표율은 89.77%로, 지난 대선 경선에서 기록한 50.29%를 훌쩍 뛰어넘은 것은 물론 민주당 역대 경선 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재명 후보에 이어 김동연 후보 6.87%, 김경수 후보 3.36%였습니다.
민주당은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 순회경선에서 권리당원·대의원·재외국민 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50%를 합산한 최종 경선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수도권·강원·제주 권리당원과 대의원 투표에서는 이 후보가 91.54%를 득표하며 지역별 경선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을 얻어냈죠. 이재명 후보로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됐음이 발표되는 순간 장내는 함성으로 뒤덮였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압도적 정권 탈환"을 일성으로 쏟아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내란과 퇴행의 구시대를 청산하고, 국민 주권과 희망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라고 명령했다"고 말하며, "간절하고 엄중한 명령을 겸허히 받들어, 반드시 정권을 탈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 패배에 대해 사과하면서 "승리하겠다"는 각오도 다졌죠. 이 후보는 오늘을 지칭해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을 "민주당의 후보이자 내란 종식과 위기극복, 통합과 국민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라고 지칭했습니다. 이 후보가 제시한 국민통합의 세 가지 키워드는 민주주의의 복원, 성장의 회복, 격차 완화였습니다.
민주당은 지금부터 곧장 이 후보를 중심으로 한 대선 체제에 돌입합니다. 곧 꾸려질 중앙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는 내란 종식과 성장을 위한 '통합과 유능'에 방점이 찍힐 전망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전권을 쥐고 선대위 구성에 나서 이르면 28일 대략적인 윤곽이 공개될 예정인데요.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당연직 상임선대위원장을, 최고위원들은 공동 선대위원장 및 광역별 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국회의원은 선거 기간 동안 각자 자신의 지역구를 담당하게 되구요.
총괄선대위원장은 정세균·김부겸·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오르는 가운데 통합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줄 인물로 이 후보가 최종 결정할 예정이죠. 경선에서 경쟁했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김경수 전 지사는 경선 과정에서 "결과가 나오면 깨끗이 승복하고, 대선 승리를 위해 모두가 손잡고 함께 뛰겠다"고 약속했고, 김동연 지사 역시 "친명·비명·수박이니 하는 분열과 배제의 언어와 결별하자"며 원팀론에 힘을 실은 바 있죠.
조국혁신당 "공식 지지", 국민의힘·개혁신당은 '일극체제' 비판
조국혁신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공지에서 "혁신당은 독자 후보 선출 대신 민주 진보 진영과 헌정 수호 세력을 대표하는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후보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이자, 혁신당이 지지하는 대선 후보임을 선언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권한대행은 "혁신당은 37일 뒤, 이 후보의 압도적 승리를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라며 "이 후보가 요청하신다면, 혁신당은 약속드린 대로 후보의 공식 지원 세력으로서 기꺼이 함께 뛰겠다"고 말했는데요. 이어 "혁신당은 사회권 선진국 건설과 제7공화국 수립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며 "이제 이 정책들을 새로운 정부의 국정과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야5당 합의 이행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일극체제 그대로"라며 비판했습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27일 논평을 통해 "다름을 틀림으로 견제와 균형을 분열로 모는 과정 끝에 남은 것은 이재명 후보 한 사람뿐"이라며 "지금 민주당에는 사당화된 이재명당에 제동을 걸 그 어떤 용기와 시스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는데요. "민주당은 이미 권력을 다잡은 듯 '40일 뒤 민주당 정부'라는 오만함을 보이며 국민의 심판도 받기 전에 축배를 들고 있다"며 "국민이 부여하지도 않은 권력에 취해 허공을 떠도는 민주당의 모습이 국민 여러분들에게 어떻게 비춰지나"라고 꼬집은 신 수석대변인은 "국민은 진실을 알고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법원에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판결을 대선 전에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서지영 원내대변인도 이 후보를 향해 "오늘은 맘껏 즐기라. 이제 당신을 향한 심판의 시간이 다가온다"고 경고했죠.
개혁신당 역시 "이재명의 독재체제만 재확인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인성 개혁신당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역시나 투표는 하나마나였다"며 "민주당에서 더 이상 노무현 정신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우리가 알던 민주당이 죽었음을 보여줬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대변인은 "이재명의 민주당은 '비명횡사'라 불리는 무자비한 숙청, '수박밟기'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좌표찍기와 조리돌림은 모두로 하여금 자기검열에 빠지게 했다"며 "반대토론은 꿈도 꿀 수 없게 되었고, 이재명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사상검증을 통과한 자들만 남게 됐다"고 지적했죠. 또한 "오늘 민주당은 참여보다는 배제를, 민주가 아닌 독재를 선택했다. 노무현 정신은 오늘부로 사망했고, 개딸왕 이재명은 대관식을 가졌다"며 "이재명의 목적은 민주당을 넘어서 대한민국을 개딸 독재체제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소년공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윤석열이 이재명의 '대선가도' 열어줬다
1964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이 후보는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으로 이주해 소년공 생활을 한 이재명 후보는 중·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쳤고, 장학금을 받는 조건으로 중앙대 법대에 입학했습니다.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판·검사 대신 변호사의 길을 택했고, 이후 인권변호사이자 성남시 시민운동가로 활동했죠. 정계 활동은 2005년 8월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부대변인 등을 맡으며 정치 활동을 이어갔고, 성남시장에 도전했다. 2006년 첫 도전에서는 낙선했지만, 재도전 끝에 2010년과 2014년 성남시장에 당선됐죠.
성남시장 시절 이재명이라는 이름은 전국적으로 알려졌습니다. 첫 임기 초반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모라토리엄(채무불이행)을 선언해 주목받았는데요. 이후 무상교복, 청년배당 등 보편적 복지사업을 추진하며 전국적 인지도를 쌓았습니다. 정치인 이재명이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시기는 2016년 촛불정국.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을 촉구하며 인지도를 높인 이재명 후보는 이를 바탕으로 2017년 제19대 대선에 도전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경기도지사에 당선됐고, 지상파 방송 등에도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출연하면서 대중적 팬덤까지 형성했죠.
기존 정치인과는 다른 거침없는 언변과 보수 정당 인사들과의 설전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개딸'(개혁의 딸들)로 불리는 열성 지지층의 지원을 등에 업고 민주당 내 비주류임에도 존재감을 키워나갔습니다. 다만 이런 거침없는 언변이 그의 단점이자 상대 당 의원들에게는 공격의 대상이 됐죠. 2022년 대선은 그에게 기회이자 시련의 시기였습니다. 2021년 당내 경선에서 강자였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혈전을 벌인 끝에 가까스로 민주당 후보가 됐는데, 이 과정에서 쌓인 당내 악감정은 이후까지 이어졌죠. 하지만 2022년 대선 본선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맞붙어 0.73%포인트 차이로 패배하고 맙니다.
대선 패배 후 해외로 나가 정치적 공백기를 갖는 관례 대신, 곧바로 정치 행보를 이어간 이재명 후보는 그해 6월 제8회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두 달 만에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도 승리했습니다. 이후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도 연임에 성공했죠. 그러나 윤석열 정부 집권 기간 동안 이재명 후보는 사법 리스크에 시달렸습니다. 검찰의 연이은 기소로 정치적 위기에 몰렸고 2023년 가을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이라는 정치적 충격을 겪었죠. 지난해 1월 부산 방문 중 흉기 테러를 당해 생명이 위협받는 사건도 있습니다.
같은 해 11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재판에서는 예상보다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 벌금 100만원 이상의 확정 판결을 받을 경우 피선거권이 박탈돼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할 수 없게 되는 치명적인 상황이었죠. 하지만 피선거권 박탈 위기 상황에서 이 후보를 구한 것은 바로 윤석열 전 대토령이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령을 발동했고, 민주당 등 야당은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조기대선 국면이 열리게 됐습니다. 여기에 공직선거법 2심에서 무죄까지 받게 되면서 이재명 후보는 다시 한번 대선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죠. 진짜 인생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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