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단일화 하려면 경선 후보들 기탁금 변상한 뒤 해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얼마 전 있었던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2차 경선에서 탈락한 이후 곧바로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며 정계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에 대해서도 "이젠 나하고는 상관없네요"라고 말하는 등 극도로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랬던 홍 전 시장이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미심장한 글을 남겨 주목을 받았습니다. "43년 전 사법고시 합격하여 검사로 출발한 것이 내 인생 1막이었다면, 30년 전 신한국당에 들어와 정치를 시작한 것은 내 인생 2막이었다"고 말한 그는 "내가 당을 떠난 것은 내가 당을 버린 게 아니라, 당이 나를 버렸기 때문에 그 당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홀가분한 심정으로 인생 2막을 정리하고자 한다"고 적었죠. 그러면서 "세상사 잊고 푹 쉬면서 내 인생 3막을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고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또한 홍 전 시장은 6일 밤 채널A와의 통화에서 "4강에 든 후보들은 최소한 2억 씩 냈고 그것만 더해도 50억은 더 될 것"이라면서 "변상한 뒤 후보를 교체하든 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 경선을 진행하면서 예비후보자에 경선을 통과할 때마다 '기탁금' 1억원을 내도록 했습니다. 두 번의 경선을 치르고 4강에 든 후보들은 최소 2억원을 당에 낸 것이죠. 한동훈 전 대표의 경우 김문수 후보와 3차 경선에 올라 최소 3억원을 낸 것으로 보이그요.
그러나 경선 비용은 단순 기탁금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예비후보 홍보를 위한 인쇄물과 현수막, 단체 문자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 국민의힘 당대표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선됐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도 선거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발생한다고 밝힌 바 있죠. 이 후보는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 거대 양당은 보통 500억이 훌쩍 넘는 비용을 지출한다"며 "나는 30억 50억을 썼다는 말까지 나도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3000만 원만 사용하고도 당대표에 선출되는 정치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고 발언한 적이 있습니다.
홍준표 "용산과 당 지도부 한덕수 띄워... 윤석열 나라 망치더니 당도 망쳐"
그리고 7일 홍준표 전 시장은 다시금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래도 내가 겪은 경선 과정은 밝히고 떠나야 할 것 같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홍 전 시장은 "처음 경선에 돌입해서 국회의원 48명, 원외당협위원장 70여 명 지지를 확보했을 때 국민 여론에도 앞섰기 때문에 2차에서 무난히 과반수를 할 줄 알았다"면서도 "용산과 당 지도부가 합작해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우며 탄핵 대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몰고 가려고 했을 때" 분위기가 변했다고 술회했습니다.
그는 "김문수는 '김덕수'라고 자칭하고 다녔고, 용산과 당 지도부도 '김문수는 만만하니 김문수를 밀어 한덕수의 장애가 되는 홍준표는 떨어트리자'는 공작을 꾸미고 있었다"며 "나를 지지하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김문수 지지로 돌아섰고, 한순간 김문수가 당원 지지 1위로 올라섰다"고 주장했죠. 홍 전 시장은 "김문수로서는 이들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했고, 그때부터 나는 이 더러운 판에 더 이상 있기 싫어졌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된 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후보 단일화에 쉽사리 따르지 않는 김문수 후보를 둘러싼 당 일각의 비난에 홍 전 시장은 "김문수는 너희들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하면 안 되나"라고 일갈했습니다. 또한 "나라를 망쳐놓고 이제 당도 망치려 하는가"라며 "지더라도 명분 있게 져야 한다"고 강조했죠. 마지막으로 그는 "윤석열은 나라 망치고 이제 당도 망치고 있다. 용병 하나 잘못 들여 나라가 멍들고 당도 멍들고 있다"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준석 "홍 전 시장 윤석열 전 대통령 개입 구체적인 정황 알고 있어"
이와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약점이 잡혀 무리하게 후보 단일화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8일 YTN라디오 '뉴스 파이팅'에 출연해 "홍준표 시장이 10일쯤 미국으로 출국한다는 말이 있어 오랜만에 안부 인사 겸 전화를 드렸다"며 "말을 옮길 순 없지만 홍 시장이 (윤 전 대통령의 개입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을 알고 계시더라, 홍 시장이 왜 화가 나셨는지, 바로 탈당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가더라"고 얘기했습니다.
이어 "홍준표 시장이 경선 초기에 어느 정도 분위기를 잡아갔고 윤핵관들도 홍 시장을 돕는 것처럼 하다가 갑자기 한덕수 쪽으로 몰려갔다"며 "윤 대통령 특징 중 하나가 뒤통수치는 것으로 홍 시장이 뒤통수를 맞았고, 윤핵관이 태세 전환한 것들이 개입의 정황으로 본다"고 언급했죠. 진행자가 '왜 국민의힘 지도부는 계속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교감하고 있다고 보냐'고 질문하자 이준석 후보는 "상식적으로 이해 가지 않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쌍권'(권영세 권성동)이라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윤 전 대통령이 서로 약점을 잡고 있지 않냐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습니다.
"만약 억지로 끌어내려 김 후보가 가처분에 들어가면 100% 이긴다"고 말한 이준석 후보는 "김 후보가 승기를 잡았다고 보는 것이 옳다"며 "어제 국민의힘 의총에서 나경원 의원 등이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이제 쌍권 지도력이 한계에 달한 것 아니냐 싶다"고 예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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