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급했던 제21대 대선 후보자 2차 TV토론... 이게 사회 갈등 극복·통합방안?
지난 23일 전국민이 지켜본 제21대 대선 후보자 2차 TV토론은 정말 수준 떨어지는 역대 최악의 토론이었습니다. TV토론을 지켜본 국민들은 "품격 없는 저질 토론이었다" "역대 최악의 난장판 토론" "사회통합은 없고 갈등만 부추겼다" "토론회가 아닌 이재명 청문회였다" "우리나라 정치의 수준의 격을 크게 떨어뜨렸다"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날 TV토론의 주제는 '사회 갈등 극복과 통합방안'을 주제로 토론을 벌었지만 통합을 위한 해법은 없고 후보들간의 감정 싸움과 볼썽스런 난타전만 보여 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사회갈등 해소를 외치면서 상대편 깎아 내기에만 급급한 정치형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줬죠. 비전은 없었고 후진적인 정치 토론이었습니다. 상대방을 업신여기는 안하무인, 적반하장 같은 질문과 답변이 계속 이어져, 토론회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죠.
이번 토론은 첫 토론보다 한층 더 격해졌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시종일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2:1 무차별적 난타전에 가까운 협공을 퍼부었죠. 이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집중 공격으로 중도 유동층의 기권표를 확대 시키고 보수결집을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간간히 반격에 나섰지만 몰아치는 협공에 토론회 초반에 다소 당황한 기색을 보였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가진 특유의 사이다 발언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매서운 공격보다는 방어가 더 많았죠.
김문수 후보는 노동운동 시절부터 쌓아온 싸움닭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토론 시작부터 이재명 후보에게 흙탕물을 쏟아 붓는 작전에 돌입했는데요. 김 후보는 공약과 정책에 대한 실질적 검증보다는 이재명 후보의 자극적인 과거 이슈와 사법 리스크를 연이어 폭로했습니다. 또 이 후보가 부산에서 흉기에 찔려 피습된 당시에 헬기 이송 등 각종 지난 사건들까지 일일이 들추는 데 집중했습니다. 마치 토론회가 아닌 이재명 후보 청문회장을 방불케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진짜 대한민국이라고 하는데, 그전에는 전부 가짜 대한민국이었나"라며 "이렇게 말하는 분은 진짜 총각인가, 가짜 총각인가. 진짜 검사인가, 검사 사칭인가"라고 비꼬았습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공격으로 시작해 마지막에는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민주주의 위기, 총통, 독재 위기라고 비난을 퍼부었죠.
이재명 후보가 김 후보와 전광훈 목사간의 관계를 묻다가 두고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이 후보가 "전 목사가 감옥에 갔을 때 눈물을 흘리지 않았냐"고 공세를 폈고, 김 후보는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라며 허위사실 누범"이라고 반격했죠. 이 후보가 "눈물이 난다고 말하는 영상이 있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허위사실 유포죄다. 지금 걸리면 누범, 재범"이라고 다시 사법 리스크를 부각시켰습니다.
이준석 후보도 줄곧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자신의 사이비 호텔 경제학에 의문을 제기하는 국민에 대해 바보라고 조롱하는 후보가 감히 노무현을 입에 올리는 세상에서 진정한 노무현 정신은 어디 있는지 돌아본다"며 "그분은 자신을 '바보 노무현'이라고 낮췄지, 국민을 바보라고 경멸하지 않았다"고 비꼬았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또한 이재명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친중 몰이에 나섰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가 자신에 대해 연이어 친중몰이를 하는 것에 대해 "젊은데 올드하다","예단하고 왜곡한다"고 반격하기도 했죠. 이재명 후보가 이준석 후보에게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를 캐묻자, 이준석 후보는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단일화에 관심 없다고 말했다. 본인의 망상 속에서 그것만이 두려운 것"라며 반격했습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감옥에 있어야 할 윤석열이 부정선거 음모론 다큐를 즐기며 거리를 활보하고, 김문수 후보는 '사람 많이 만나시면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맞장구를 친다"며 "어이가 없고 분통이 터진다. 이렇게 분열과 불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어떻게 통합을 말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권 후보는 "당장 윤석열을 구속해야 한다"며 "저는 불평등과 차별을 갈아엎고 모두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죠.
이날 권영국 후보의 왼쪽 손바닥에 한자로 '백성 민(民)'이 적힌 장면이 포착되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임금 왕(王)' 사례를 환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방송 토론회에서 손바닥에 '왕’'를 적고 나온 게 언론에 노출돼 '주술'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죠. 윤 전 대통령 측은 당시 지지자가 기운을 내라고 적은 것이라는 변명을 했었습니다.
권 후보는 "3년 전 윤석열씨는 아마 무속인의 이야기를 듣고 써서 나왔을텐데, 저는 노동자들의 마음을 모아서 ('민'자를) 썼다"며 "이번 선거는 왕이 아니라 노동자 서민을 대표하고 가지지 못한 사람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를 뽑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권 후보는 "민생을 위하고 민중을 위하는 대표를 뽑는 선거라고 생각해 '민'자를 쓰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죠.
이재명 후보는 토론 직후 "토론이 진행될수록 국가 미래에 관해 얘기하기보다 점점 더 비방이나 근거 없는 헐뜯기가 많아지는 듯해 참 아쉽다"면서 "저라도 끊임없이 이 나라의 미래, 우리 국민의 삶을 어떻게 더 개선할 수 있을까 하는 정책적 논쟁에 더 집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24일 'K-이니셔TV' 촬영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다음 3차 토론은 우리 국민의 눈높이와 수준에 맞는 품격 있는 토론이 됐으면 좋겠다"며 "왜곡하고, 심지어 조작하는 수준 낮은 말다툼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중 에너지 문제에서 후보들의 정책 방향성이 확연하게 나뉘었습니다. 이재명, 권영국 후보가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강조한 반면, 김문수, 이준석 후보는 문재인 정권에서 강행한 탈원전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죠. 이 과정에서 김문수 후보는 이준석 후보의 공동 대응도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준석 후보의 거듭된 부인에도 두 후보 간 단일화 성사 여부는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상황. 토론회에 앞서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공동정부나 100% 국민경선과 같은 구체적인 단일화 방안까지 제시했습니다. 토론회 직후 김 후보는 "정치에 안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다"며 단일화 성사 가능성을 열어뒀구요.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결국 이 후보가 내란 세력인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 할거다 이렇게 예상을 저는 개인적으로 한다"고 예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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